‘중국 속의 작은 충북’에 고향의 정을 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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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속의 작은 충북’에 고향의 정을 전하다
  • 충북인뉴스
  • 승인 2011.08.17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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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 강점기 때 강제 이주… 충북 출신 2, 3세대 300여 명이 모여 사는곳
22명 의료진·자원봉사 학생… 촌민 평균연령 60대 노령층 진료 ‘구슬땀’

충청북도의사회 해외 의료봉사 - 중국 길림성 정암촌을 가다

충청북도의사회 해외의료봉사단의 일원으로 지난 달 28일부터 8월 1일까지 4박 5일 동안 중국 길림성 도문시 양수진 양수촌과 정암촌으로 의료봉사를 다녀왔다. 올해가 세 번째로 매년 여름휴가 기간 중에 의료봉사를 다녀오고 있다. 해마다 우리 동포의 지나온 삶을 이해할 수 있는 경험을 하게 되고 서로가 이웃으로 살아가는 방법을 배운다.

   
▲ 충북대학교 최덕규 원장이 안과진료를 하고 있다.
중국 정암촌은 ‘중국 속의 작은 충북’이라 불리는 곳이다. 정암촌과 양수촌은 우리나라 지도를 펼쳐놓고 보면 한반도 제일 북쪽 꼭대기에서 20여㎞ 정도 떨어진 곳에 위치한 작은 시골 마을이다. 두 마을 모두 100여 가구에 각각 300여명의 조선족들이 사이좋게 모여 사는 지역으로, 일제 식민지 시대 때 강제로 이주당한 2, 3세대 충북 출신 후손들이 주로 살고 있다.

연변지역에 있는 대다수 조선족 동포와는 달리 우리와 말투도 거의 같고 풍습도 비슷해 외국이라는 느낌보다는 청주 주변 어느 시골 마을로 봉사활동을 와 동네 어른들과 함께 시간을 보낸 기분이다.

의료봉사단이 차질 없이 활동 하는데 많은 분들의 도움과 협조가 있었다. 특히 충북대학교 임동철 전 총장과 중국 길림성 연변대학교 국제교류처의 적극적인 지원 덕분으로 올해에도 뜻 깊은 봉사활동을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

청주공항에서 연길로 직접 가는 직항 편을 이용해 모두 22명의 의사, 치과의사, 간호사, 약사와 자원봉사 학생이 의료봉사를 다녀왔다. 내과, 정형외과, 안과, 산부인과, 정신과, 치과 진료 이외에도 혈액검사, 초음파와 심전도 등 정밀검사를 시행했다.

   
▲ 중국의 또다른 작은 충북 양수촌 가는길.

   
▲ 해외봉사단 의료진 윤동주 시비 앞에서. (사진 맨앞 왼쪽 세번째부터)안치석 모태안여성병원장(충북의사회 총무이사), 홍종문 정신과 원장(청주시의사회장), 오국환 정형외과 원장(충북의사회장).

국적은 달라도 동포의 정 따뜻해

촌민들 평균 연령이 60대라서인지 퇴행성 척추증, 퇴행성 슬관절염, 고혈압, 당뇨, 노안과 안구 건조증 등으로 불편해 하는 분들이 많았다. 음주와 식습관 때문에 위장관 간 질환도 주의를 기울여야 했고, 고령으로 약한 잇몸과 치아 때문에 발치 등 치과 진료도 바쁘게 시간을 보냈다.

우리나라 농촌처럼 시골에 노인 뿐이라서 그런지 외로움과 우울증을 호소하는 분들도 있었다. 진료 도중 촌민들로부터 살아온 이야기, 고향생각, 자식 자랑을 들으면서 국적은 다르지만 같은 핏줄 동포로서 서로 동일한 정을 느낄 수 있었다.

의료봉사 마지막 날 우리 민족의 영산인 백두산을 올라갔다. 백두산은 우리 민족의 모습처럼 부드러우면서도 강인한 산이다. 하루에도 수십 번씩 바뀌는 변덕스런 날씨 때문에 천지는 아무에게나 속마음을 열지 않는다. 세찬 비바람에 맞서 꼭대기에 오르니 짙은 구름이 걷히면서 수백 미터 아래의 푸르른 천지가 얼굴을 보여 주었다.

   
▲ 정암촌 마을회관 앞에서 대학생 자원봉사자와 해외의료봉사단이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짧은 일정이었지만 올해도 해외 의료봉사를 다녀오면서 뿌듯하고 벅찬 마음이다. 고향을 떠나 이국 멀리에서 고단한 삶을 이어가며 생활하는 동포들의 일상을 이해할 수 있었고 어떻게 하면 모국의 정을 더 많이 전달할 수 있을까 생각이 들었다.

더 좋은 내일의 만남을 기약하며 오늘도 열심히 살아가고 있는 정암촌과 양수촌 동포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한 뼘이라도 꼭 여럿이 함께 손을 잡고 올라가는” 담쟁이처럼 우리 이웃에게 사랑스런 마음과 따뜻함을 오래도록 나눠드리고 싶다.

   
안치석 모태안여성병원장
서울의대 박사·산부인과 전문의. 전 충북대 의대 산부인과 교수. 전 안치석 산부인과 원장. 전 청주범죄피해자지원센터 의료지원위원장. 전 청주지검 의료자문위원. 충북 오송바이오밸리 기관기업유치 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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