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협회 이필우 회장 또 선출, 더 이상 희망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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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협회 이필우 회장 또 선출, 더 이상 희망이 없다
  • 권혁상 기자
  • 승인 2014.04.10 1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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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3선 무효 판결 무시 보궐선거 강행, 6개 시·군향우회 제2의 도민회 결성 추진
   
▲ 이필우 충북협회 전 회장
‘여우를 피하려다 범 만난다’는 속담이 있다. 지금 (사)충북협회 회장직을 놓고 벌이는 내홍이 딱 그 짝이다. 지난 3월 말많고 탈많았던 충북협회 전 회장 이필우씨(85)는 대법원으로부터 ‘3선 연임 무효’ 확정판결을 받았다. 이젠 끝인가 싶었더니, 지난 4일 회장 보궐선거에 단독 출마해 뻔한(?) 대의원 회의를 통해 또다시 선출됐다. 4번째 회장에 당선된 셈이고 지난 2006년부터 8년째 그 자리에 버티고 있다.

과거 충북협회 임광수 전 회장은 18년 장기집권 끝에 2006년 등 떠밀리듯 사퇴했다. 이어 등장한 인물이 영동 출신 재력가 이필우씨였다. 하지만 독선적인 운영으로 일부 시군 향우회장이 반기를 들었고 비상대책위가 꾸려졌다. 취임 이후 2년간 충북협회 신년교례회와 총회조차 개최하지 못했다. 이때 이미 속된 비유가 떠돌기 시작했다. ‘쓰레기차 피하고 나니 인분차가 나타났다’

이씨는 첫 선거부터 공정성 시비에 휩싸였다. 대의원 선정의 적정성 논란과 금품살포 의혹이 제기됐던 것. 특히 이씨는 전임 임광수 회장 퇴임운동을 주도했던 청주시향우회의 회원자격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해 취임초부터 분란을 자초했다.

정관에도 없는 수석부회장을 선출해 놓고 “난 중앙무대에서 보다 큰 일을 하고 수석부회장이 충북도와 업무협조를 맡게 된다”고 일방적으로 선언했다. 결국 2년 임기가 끝날 때마다 연임반대 여론에 부딪혔지만 정면돌파식으로 단독후보 선거를 강행했다. 결국 2012년 3선연임 과정에서 충북협회 비대위는 법적 대응을 하게 된다. “이 회장이 대의원 36명 가운데 11명의 고문을 새로 임명한 것은 각 시·군의 선거권을 제한해 공정한 선거가 아니다”며 무효소송을 제기한 것.

마침내 2심 법원은 “충주시 향우회 추천 대의원 3명을 아무런 근거 없이 제외한 채 진행한 대의원 회의는 정관에 위반한 것으로 재적 대의원 46명 중 위임 7명을 포함해 22명만 참석해 정족수를 채우지 못했다”며 “이를 토대로 한 이필우 현 회장을 선출한 결의 역시 무효”라고 판결했다. 또한 3월초 대법원도 심리불속행 기각 판결해 2심을 확정했다. 하지만 대법원 확정판결 1개월만에 보궐선거에 다시 출마해 잔여임기를 채우겠다고 나선 것이다.

   
▲ 2006년 이필우씨의 등장에 항의하는 충북협회 회원들.

이에대해 비대위측은 “충북협회를 사조직으로 보는 후안무치한 행동이다. 또한 편법·불법을 눈감아주는 일부 회원들로 인해 파행을 겪을 수밖에 없다. 이 전 회장이 올 연말까지만 회장을 맡는 조건의 타협안도 제시했지만 결국 자기 고집대로 했다. 더 이상 기대할 게 없는만큼 새로운 도민회를 결성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비대위와 청주향우회를 포함한 6개 시군향우회는 가칭 ‘충북향우회’란 새로운 조직을 만들겠다는 입장이다. 6개 향우회는 청주·충주·청원·증평·보은·제천 등으로 3개 시지역이 모두 포함됐다. 아울러 이씨의 4선 연임 선거에 대해서도 그 부당성을 법적으로 밝혀낼 계획이다. (사)충북협회의 건물 등 자산을 새 도민회가 넘겨받기 위해서는 향후 통합 등의 절차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정통성을 잃은 이씨와 충북협회를 분리시키기 위해서는 회장직위의 부당성을 법적으로 확인받는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과연, 충북협회장직을 결코 포기하지 않으려는 노욕의 이씨는 어떤 사람일까. 지난 2010년 10월 충북협회 회장단과 이사회 회의를 현장취재했던 <충청타임즈> 김영일 대기자의 당시 칼럼 중 일부 내용이다. (이전 생략)전날 있었던 회장단 간담회의 합의 내용(임명직 부회장 임명철회와 이사회 진행)과 다르다는 불만이 쏟아졌고 오늘 회의후에 임명을 하기로 했다는 이 회장의 주장이 팽팽했다.

이 과정에서 이 회장이 회의를 하다말고 “배도 고프니 밥좀 먹읍시다”고 발언하는 웃지못할 상황도 벌어졌다. 부회장 임명은 회장 고유권한이란 얘기를 여러 차례 절규하듯이 했다. 이 회장의 상식과는 너무 먼 발언과 행위가 차라리 측은한 생각이 들 정도였다.

회의 말미에 이 회장의 특정 A고 언급에 대해 진천군민회장은 유감을 표했고 회의가 끝난 후 진천군민회장을 찾아간 이 회장이 “잘못이 없다. A고를 잘 얘기한 것 아니냐?”고 하면서 회의장이 더욱 싸늘한 분위기로 변했다. 여기저기서 고성이 오가고 저녁식사도 안 하고 자리를 뜨는 인사들이 눈에 들어왔다. 이날 회의에 협회측에서 무엇을 보여주려고 했는지 언론인들을 초청했다. 싸우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서인지 아니면 이 회장의 미숙한 회의진행을 보여주기 위해서인지는 알 수 없다(이하 생략)

이씨의 ‘좌충우돌’ 행각에 충북협회는 회생 불능의 지경에 빠지게 됐다. 올해 60년의 연륜에 걸맞는 새로운 충북도민회의 창립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충북도는 더 이상 민간단체 내부 문제로 외면해 선 안될 것이다. 전국의 재경 출향인 모임 중 충북협회처럼 지리멸렬한 곳은 없을 것이다. 지방선거를 이유로 에둘러 갈 것이 아니라 신속하게 대응하는 것이 지금 충북지사가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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