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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세월 ‘허송’ 다시 찾은 ‘청주오송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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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세월 ‘허송’ 다시 찾은 ‘청주오송역’
  • 권혁상 기자
  • 승인 2014.09.18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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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충청리뷰> 여론조사 결과 무시 3개 단체장 ‘오송역’ 결정
역사 명칭변경 임박, 시설비 자치단체 부담 ‘정치 보신주의’ 비판론
2010년 7월 민선 4기 출범 직후 충북도와 청주시, 청원군에 미묘한 현안이 등장했다. 겉보기엔 작지만 내용적으론 무거운 사안이었다. 당시 KTX경부고속철도 청주경유 개통을 3개월 앞두고 역명칭을 결정하는 문제가 대두된 것. 당시 한국철도공사 역명칭심의위원회는 경부고속철도 4개 중간역에 대한 명칭을 최종 확정키로 했다. 경주-울산-김천-청주 지역인데 경주는 신경주역으로, 울산은 울산역(통도사)으로 자체 정리됐고 김천과 청주만 남았었다.

▲ 경부고속철도 오송역사.

청주를 제외한 3개 지역은 신설역 명칭을 정하는 과정에서 지자체가 명칭을 공모하거나 지역 자문위원회를 구성하거나 여론조사를 실시하는등 다양한 의견수렴 절차를 거쳤다. KTX 역사명칭이 지역을 알리는 네이밍 작업 중에 가장 큰 광고 효과를 거둔다는 점을 알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충북도의 대처는 ‘납득불가’였다. 이미 5월께 한국철도공사로부터 신설역 명칭에 대한 의견조회 공문을 받았지만 자체 처리하고 말았다.

주민 의견을 듣는 공청회나 여론조사도 없었고 자체 심의기구도 구성하지 않았다. 청주·청원간 이견이 노출됐지만 3개 지자체간 공동협의 자리조차 없이 ‘오송역’에 손을 들어주고 말았다.

공론화 과정 무시 ‘오송역’ 일방 결정

결국 7월말 열린 역명심의위원회에서 주민의견 수렴절차가 없었다는 충북지역 위원의 반론이 제기되자 일단 최종 결정을 유보했다. 아울러 충북도가 여론수렴 자료를 제출하면 최종 결정을 내리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충북도는 역명심의위원회의 권고도 무시한채 여론조사도 하지 않았다. 한달전 지방선거에서 시군통합 선거공약을 내걸고 당선된 민주당 소속 지사-시장-군수는 공론화 과정도 없이 ‘오송역’에 합의했다. 청주-청원지역간 의견대립이 뻔하다보니 일단은 잡음없이 지나가자는 심산이었다. 3개 단체장의 적극적 의지만 있었다면 양 지자체 절충안이 될 ‘청주오송역’이 관철될 가능성도 높았다.

▲ 2010년 5월 본보가 시민 500명을 대상으로 한 전화 여론조사 결과.
당시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한 <충청리뷰>가 청주청원 주민을 대상으로 긴급 ARS전화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청주·청원 지역 주민 500명을 대상으로 오송역, 청주오송역, 세종역 3가지 명칭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결과는 예상대로 50.8%가 ‘청주오송역’을 지지했고 19.8%가 ‘오송역’14.6%가 ‘세종역’을 지지했다.

청원지역 응답자만 보더라도 37%가 ‘오송역’을, 34.5%가 ‘청주오송역’을 지지해 차이가 미미했다. 결국 시군통합을 앞두고 청원군민을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는 ‘과도한 기우’라고 할 수밖에 없는 조사결과였다. 하지만 3개 단체장은 이같은 제안을 묵살하고 ‘오송역’으로 최종결정되도록 했다.

당시 본보는 한국철도공사가 차후 해당 지역의 요구로 역 명칭을 변경할 경우 모든 소요비용을 해당 지자체가 부담해야 한다는 원칙을 세워뒀다는 점도 보도했다. ‘오송역’ 명칭이 청주와 연계성이 떨어져 타 지역 이용자들의 혼선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했다.

결국 역 신설 4년이 되도록 청주=오송역이라는 이미지 네이밍에 실패했다는 것이 대체적인 분석이다. 또한 통합청주시 출범에 따른 역 명칭변경으로 수억~수십억원의 시예산을 추가로 지출해야 한다.

4년 허송하고 명칭변경 시설 자부담

이시종 지사-한범덕 전 시장-이종윤 전 군수는 ‘청주청원 대통합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해명할 것이다. 하지만 ‘청주오송역’ 관철을 위해 어떤 시도조차 하지 않은 것은 ‘정치 보신주의’의 전형으로 비판받아 마땅했다.

이제 KTX오송역 명칭을 바꾸는 상황에서 필자는 ‘청주오송역’이 아닌 또다른 제안을 하고자 한다. 이미 지난해 6월 본보 칼럼을 통해 ‘청주세종역’ 명칭을 제시한 바 있다. 당시 대전지역 한 일간신문이 ‘청주국제공항 명칭을 세종공항으로 바꾸자’는 내용의 기사를 실었다. 지역성을 극복하고 명문 허브공약으로 도약하기 위해 명칭을 변경하자는 주장이다.

세종시라는 지역명 보다는 세종대왕이라는 역사인물의 당위성을 전면에 내세운 주장이었다. 청주공항 활성화를 위한 충청권 4개 시·도 협의과정에서 이미 공항 명칭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 대전은 ‘대전공항’을, 충남은 충청권 전체를 포괄하는 ‘충청공항’을 주장한 바 있다. 대전+청주를 의미하는 ‘대청공항’ ‘중부공항’도 거명됐다.

세종시 관문역, 함께 가는 ‘청주세종역’ 명칭 제안
세종시 독자 역사 요구, 장기적 안목 동반 전략 모색 필요

세종시의 출범으로 좁게는 충청권 넓게는 중부권의 기반(fundarmental)에 큰 변화가 생겼다. 따라서 필자는, 대표적인 지역 인프라 시설인 공항, 고속철도역의 명칭문제를 재논의할 시점이 됐다고 본다. 대전권에서 먼저 문제제기한 이상 충북에서도 공론화시켜 입장을 정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더구나 세종시는 KTX세종역 신설을 요구하고 나서 충북도를 아연 긴장시키고 있다. 경부 제2고속도로 신설 문제도 세종시와 이해관계를 달리하고 있다. 이웃사촌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했으나 자칫 이웃에 호랑이를 키우는 격이 될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따라서 복수명칭을 바꿀 경우 소극적인 ‘청주오송역’ 보다 세종시를 끌어안는 ‘청주세종역’을 제안하고자 한다. 실제로 KTX오송역에서 BTR버스를 타고 세종시까지 걸리는 시간이 20분인 반면 청주시까지 시내버스 소요시간은 30분 이상이 걸린다. 누가봐도 세종시 관문역이고 세종시민들과 함께 쓰는 시설임이 분명하다. 특히 청주시가 행정중심복합도시로 성장하는 세종시와 복합명칭을 사용할 경우 실보다 득이 높다는 분석이다.

이에대해 익명을 요구한 청주 사회단체 실무자 Q씨는 “지역 정서로는 ‘청주세종역’을 반대하는 여론이 높을 수 있다. 또한 오송보건의료과학단지의 고유명사를 살려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하지만 이제 오송은 통합 청주시 안에서 부여된 지역명이다. 청주에 있는 오송단지로 인식될 수밖에 없다. 외지인들이 세종을 대전권으로만 인식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청주-세종’을 한데 묶은 수단으로 역과 공항 명칭 등을 함께 쓰는 것은 매우 효과적인 전략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오송역은 빠르면 오는 2015년 호남고속철 분기역이 될 예정이다. 역의 위상과 함께 인지도도 전국적으로 높아질 수밖에 없다. 과연 ‘청주오송역’이라는 나홀로 전략을 택할 지 ‘청주세종역’이라는 동반 전략을 택할 지 고민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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