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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칙이 원칙을 비웃는 지자체 공모 입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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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칙이 원칙을 비웃는 지자체 공모 입찰
  • 권혁상 기자
  • 승인 2014.11.20 1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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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청 홈피에 실적증명 위조 행사 대행업체·유착의혹 공무원 공개비판 화제
(주)이플랜, 사문서위조 형사처벌 불구 상호 바꿔 중국유학생페스티벌 수주

지자체 행사대행업체 선정 입찰과정에서 불법을 저지른 업체에 대한 행정제재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민원이 충북도청 홈페이지에 공개 게재됐다. 청주 소재 업체에 근무하는 박모씨는 17일 ‘공무원과 범법행위한 업체 누가 꼭두각시인가?’라는 제목의 실명 글을 올렸다.

입찰 서류를 위조해 사용한 사실이 드러나 사법기관으로부터 벌금형 처벌을 받고 뒤늦게 실격처리된 업체가 아무런 행정제재도 받지 않았다는 것. 더구나 해당 업체는 이후에도 충북도 등 관급 용역사업을 계속 수주해 온 것으로 밝혀졌다.
 

▲ 7억원이 넘는 중국유학생페스티벌 행사대행업체 공모는 공고위반 업체가 최종 선정돼 물의를 빚었다.

특히 민원을 제기한 박모씨 업체는 실적증명 위조업체와 공모전에서 경쟁해 2차례 연속 2위로 탈락하는등 가장 큰 피해를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박씨는 본보와 청주KBS등 지역 언론사의 보도에도 불구하고 별다른 행정적 조치가 없자 ‘신문고식’ 공개민원을 제기하게 됐다는 것.

경찰, 5건 불법위조 3건으로 축소

실적 증명 사문서 위조 혐의로 처벌받은 업체는 청주 소재 (주)앤컴패스(현재 상호는 (주)이플랜)다. 지난해 제천시의 제2회 대한민국 평생학습박람회 행사대행업체 제안공모에서 문제가 발생했다. 총 3개 업체가 신청해 경합을 벌였고 (주)앤컴패스가 최종 선정됐지만 실적조건(유사행사 단일건 3억이상 실행업체)에 의문이 제기됐다. 결국 충북지방경찰청 수사 결과 (주)앤컴패스가 제출한 5건의 실적증명서 중 3건이 허위로 밝혀졌고 발급기관도 모르게 위조 사용된 것으로 드러났다.

청주지검은 사문서 위조 혐의로 벌금 500만원 형사처벌을 내렸지만 지난 9월 청주KBS 취재결과 나머지 2건의 실적도 허위로 판명됐다. 따라서 전체 5건 중 3건만을 범죄사실에 포함시킨 경찰 수사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한편 제천시는 수사결과를 통보받고 (주)앤컴패스와 계약을 해지했지만 아무런 행정 제재조치(부정당 또는 입찰방해 업체 지정)를 내리지 않았다. 제천시가 직접 발주한 것이 아니라 박람회조직위원회를 통해 발주했기 때문에 행정제재 대상이 아니라는 것.

문제는 제천 평생학습박람회 공모 5개월전인 2013년 2월 음성군의 충북도민체육대회 행사대행업체 공모에도 (주)앤컴패스가 선정됐다는 사실이다. 두 행사의 실적기준이 동일한 상황에서 후속행사에 허위 실적증명을 냈다면 음성군에 제출된 서류도 위조 가능성이 매우 높은 상황이다.

이에따라 2위로 탈락한 박모씨 업체에서 음성군 공모발표 직후 행정정보 공개를 요청했지만 거부당했다. 올들어 본사와 청주KBS가 취재를 위해 자료공개를 요청했지만 음성군은 ‘기업정보라서 해당 업체의 동의없이 불가하다’며 거부했다.

2위 탈락업체, 자격제한에 이중고

행정정보 공개가 곤란하다면 불법 혐의점이 뚜렷한 업체 실적증명에 대한 자체조사라도 실시해야 하는데 음성군은 그마저도 외면했다. 그러다보니 박모씨는 공개민원을 통해 “음성군청 공무원들과 업체가 결탁하여 범죄행위를 한 것으로 밖에 여길 수 없다”고 주장했다.

특히 박씨의 업체는 음성, 제천에서 2위로 탈락하면서 비용지출은 물론 누적 실적이 늘지않아 이후 공모전 입찰자격에 제한을 받는 이중피해를 입게 됐다. “대체로 실적기준은 공모전 3년간 누적실적이 비교되는데 큰 건에서 두번 연거푸 탈락하면서 피해이 컸다. 지금은 일정 규모 이상의 공모전에는 참가자격조차 잃게돼 사업을 계속할 지 고민이다. 심각한 불법을 통해 국비 행사 계약을 따낸 업체는 벌금 500만원만 내고 면책받은 셈이다. 이후 아무런 제재없이 일을 따내고 우리 피해업체는 구경만 해야하는 현실이 너무 억울하다”고 항변했다.

실제로 (주)앤컴패스는 제천 평생학습박람회 사문서 위조사건 이후 상호를 (주)이플랜으로 바꾸고 대표이사도 교체한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주)이플랜의 이름으로 지난해 10월 충북도의 ‘제12회 산림문화행사’를 올 4월에는 ‘청남대 봄꽃축제 영춘제’를 수주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 9월 열린 ‘제4회 중국유학생 페스티벌’ 행사대행 공동도급사로 선정되기도 했다. 하지만 계약금액이 7억원이 넘는 중국유학생 페스티벌 대행사 공모과정에서 (주)이플랜은 또다시 물의를 빚었다.

당초 제안공고에 업체인식을 막기 위해 제안서 제본을 ‘좌철’(왼쪽으로 묶음)하도록 명시했으나 (주)이플랜은 ‘상철’(윗쪽으로 묶음)로 제출했던 것. 실격 사유가 분명함에도 충북도 담당부서에서는 마감시간을 넘긴 채 다시‘좌철’로 바꾼 (주)이플랜 제안서를 접수했다. 경쟁 상대가 있는 치열한 공모전에서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진 것.

이에대해 민원인 박씨는 “당시 CJB청주방송에서 이 문제를 연속보도했는데도 아무런 제재조치가 없이 그대로 진행됐다. 어떤 큰 손이 작용하는 지 음성군 도민체전 건도 충북도에 감사의뢰했지만 아무 소용없었다”고 말했다.

관급 사업을 위주로 하는 행사대행업체가 관을 상대로 이의를 제기하기는 쉽지않다. 이른바 관에서 ‘한번 찍히면 약도 없다’는 게 업계 정설이다. 하지만 민원인 박모씨는 경찰서, 도청 감사관실, 언론을 통해 ‘불법행위 업체’를 고발했고 현실은 바뀌지 않았다. 결국 박씨의 선택은 공개민원으로 온몸을 던져 나태한 행정기관에 경종을 울리는 것이었다.

사업 초기부터 허위 실적증명, 고속 성장해
(주)앤컴패스, 산학기업 동명 상호 그대로 사용하며 실적 도용

지난해 4월 본보는 (주)앤컴패스의 실적 증명 위조 의혹을 첫 보도했다. 2012년 당시 충북테크노파크가 주관하는 솔라페스티벌 행사 입찰 비리의혹에 역시 (주)앤컴패스가 등장했던 것. 문제는 (주)앤컴패스가 이미 폐업한 동명의 다른 회사 실적까지 포함시킨 관련 서류를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충청대학교 산학기업 (주)앤컴패스가 폐업하면서 근무하던 직원 송모씨가 1년뒤 신설 법인을 설립하면서 (주)앤컴패스의 이름을 그대로 사용하게 된 것. 이름만 같은 뿐 사업자등록번호도 다른 별개의 회사였다.

하지만 산학기업 (주)앤컴패스의 실적증명원을 임의로 만들어 충북테크노파크에 제출한 것. 더구나 도청 실무간부가 입찰 공고를 바꾸는 데 개입한 사실이 확인됐다. 당초엔 입찰자격에 전시 라이센스를 갖고 있는 업체로 제한했다. 하지만 입찰공고를 내고 몇시간만에 ‘전시 라이센스’ 조항이 삭제된 채 변경공고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도청 실무간부가 “지역 업체 참여 폭을 넓히기 위해서는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명목으로 재공고를 지시했다는 것. 문제는 당시 (주)앤컴패스는 ‘전시 라이센스’가 없었고 변경공고뒤 최종 계약자로 선정됐다는 점이다. 다른 경쟁업체들이 전시 라이센스를 갖추고 있던 상황이었기 때문에 변경공고에 대한 의혹이 증폭될 수밖에 없다. 민관유착의 전형적인 형태로 볼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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