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으로도 때리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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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으로도 때리지 마라
  • 충북인뉴스
  • 승인 2015.02.27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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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혜련 충주YWCA 가정폭력상담소장

   
▲ 송혜련 충주YWCA 가정폭력상담소장
심리학자들은 사랑받고 싶은 욕구가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정서적 욕구라 결론지었다. 사랑을 위해서라면 산을 오르고, 바다도 건너며, 하늘의 별도 따주고 싶은 마음이 있다.

최근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란 영화가 있다. 76년째 연애중인 노부부의 이야기다. 이들은 어딜 가든 고운 빛깔의 커플 한복을 입고 두 손을 꼭 잡고 걷는 노부부이다. 봄에는 꽃을 꺾어 서로의 머리에 꽂아주고, 여름엔 개울가에서 물장구를 치고, 가을엔 낙엽을 던지며 장난을 치고, 겨울에는 눈싸움을 하는 매일이 신혼 같은 백발의 노부부.

영화를 보면서 노부부가 이렇게 살아갈 수 있는 삶의 지혜가 무엇인지 보게 된다. 서로 존중하는 표현, 작은 것에 서로 감사를 잊지 않는 부부, 서로를 인정하는 따뜻함이 있음을 보게 된다. 영화를 통해서 많은 사람들에게 부부가 어떤 모습으로 서로를 가꿔야 하는지, 가족이 무엇인지를 다시 한 번 되돌아보게 한다.

오랜 시간 상담현장에서 한 지붕 두 가족처럼 무늬만 부부이고 정서적 별거를 하고 있는 아픈 사연들을 만난다. 서로 헤어져있는 시간마저 보고 싶고 애틋해 영원히 함께하고자 가정을 이뤘는데 시간이 흐를수록 서로에게 실망하고 비난하고 때론 감정조절에 실패해 사랑하는 배우자나 가족에 의해 폭력당하거나 가해를 하는 경우도 많이 본다.

교제 때는 모든 아름다운 무지개언어로 서로를 아끼고 넘치던 사랑의 언어가 시간이 지날수록 왜 건조한 표현으로 서로를 아프게 하는가? 행복한 가정을 위해 얼마나 많은 섬세한 노력을 해야 되는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 사랑은 당신이 원하는 것을 얻는 것이 아니라, 사랑하는 사람의 행복을 위해 무언가를 하는 것임을 잊어버리는 것이다.

여성가족부에서 발표한 2013년 가정폭력 실태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가정폭력발생률이 45.5%라고 조사됐다. 2가구 중 1가구에서 가정폭력이 발생되는 것이다. 부부폭력의 발생률이 가장 높으며, 특히 남편에 의한 아내구타가 대부분이고 신체적상해로 인한 여성의 피해가 심각하다.

그러나 신고율은 1.8%로 도움요청이나 신고도 못하는 실정이다. 또한 가정폭력이 신체적 폭력만이 아니라 정서적으로 배우자를 무시하거나 죄책감이나 모욕감을 느끼게 한다.

눈빛·행동·제스처로 협박, 물건파괴, 애완동물학대, 모든 결정 혼자하기, 허락을 구해 돈을 사용하게 하기. 아이들에게 폭력을 가하거나 떼어놓겠다고 위협하기, 아내를 학대하는 장면을 아이들에게 보여주기 등도 가정폭력의 범위에 포함된다.

가정폭력은 배우자 폭력으로 시작해 점차 다른 대상까지 확대 되는 경향을 지닌다. 폭력가정에서 자란 아이들은 가정 내에서의 폭력이 관계를 맺는데 정상적인 행동이라고 믿는 잘못된 관계를 배우게 된다. 이를 뿌리 뽑기 위해서는 가정폭력이 단순한 가정사가 아닌 중대한 범죄라는 인식의 전환이 가정에서부터 선행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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