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법 檢風과 메르스로 찬바람 ‘쌩쌩’
상태바
선거법 檢風과 메르스로 찬바람 ‘쌩쌩’
  • 홍강희 기자
  • 승인 2015.12.29 21:3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자치단체장 6명 검찰 수사 받느라 진땀···중원대 비리까지 터져 뒤숭숭
지방의회 당리당략 행태에 비난 쇄도, 청주시 새 CI문제 때문 시끌시끌

교수들이 2015년을 한 마디로 ‘혼용무도(昏庸無道)’라고 표현했다. 세상이 온통 어지럽고 도리가 제대로 행해지지 않는다는 뜻이다. 흔히 한 해를 ‘다사다난(多事多難)’ 했다고 표현한다. 일도 많고 어려움도 많았다는 의미이다.

하지만 이제 한국사회는 ‘’다사다난‘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혼란스럽고 불의가 판치고 있다. 그래서 점점 더 강한 단어를 쓸 수밖에 없다. ‘환호작약(歡呼雀躍)’ ‘금상첨화(錦上添花)’ ‘고진감래(苦盡甘來)’처럼 끝이 좋은 단어를 쓸 날은 언제일까. 본지는 2015년을 보내고 2016년을 맞이하며 송구영신호를 제작했다. 지난해 각계 이슈와 좋은 일이든 나쁜 일이든 이슈가 됐던 인물, 그리고 새 해를 전망해봤다.
 

▲ 청주시 새 CI 문제를 둘러싼 갈등은 지난해 지역사회를 뜨겁게 달궜다. 청주시의회 여야는 몸싸움까지 벌였다. 사진/육성준 기자

2015년 충북사회도 많은 일들이 일어났다. 정치와 행정분야 모두 시끄럽고 혼란스러웠다. 더욱이 정치분야는 선거구 획정문제까지 겹쳐 안개속을 걷는 듯 혼돈스러웠다. 충북을 대표하는 리더들은 선거법과 뇌물수수 위반 혐의로 검찰수사를 받느라 바빴다.

 

사회적으로는 메르스 여파로 충북사회 전체가 추운 한 해를 보냈다. 행정기관과 민간기관이 주최하는 대부분의 행사는 취소됐고 도민들은 메르스 공포에 떨었다. 전국적으로 지난해 5월 20일 1번 환자가 발생한 이후 80번 환자가 숨진지 28일이 지난 12월 23일 정부는 상황종료를 선언했다. 충북은 5~8월 가장 긴장된 시간을 보냈다.

 

중앙정치와 관련있는 현안 해결 안 돼

충북은 지난해에도 박근혜 정부로부터 찬밥 대우를 받았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2012년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 때 “통합 청주시를 충북 발전의 옥동자로 만들겠다”고 약속하고 대통령 당선 후인 2014년 7월 1일 통합청주시 출범식에 참석해 “청주시에 필요한 지원을 다하겠다”고 했으나 통합시청사 건립비 등을 지원하지 않았다. 청주·청원통합설치특별법에 지원근거를 넣었으나 500억원을 받는데 그쳤다.
 

박근혜 정부가 출범한지 3주년이 돼가지만 충북권 대선공약을 지키지 않은 점에 대해 많은 도민들은 문제라고 보고있다. 경제활성화 정책이라는 명분아래 수도권 규제가 술술 풀리는 것에 대해서도 문제의식을 같이했다. 노무현 정부 때 빗장을 걸었던 수도권 개발은 이명박 정부 때부터 완화되기 시작했고, 현 정부는 더 속도를 내서 풀고 있다. 하지만 수도권 규제완화는 곧 지역의 피폐와 통한다. 제천시는 세명대 일부가 경기도 하남시로 이전하면 지역은 그 만큼 죽는다는 위기감에 지난해 대학 이전을 적극 반대했다.

이두영 충북경제사회연구원장은 “수도권 규제완화, KTX 호남선 서대전역 경유, MRO 유치, 문장대 용화온천 개발, 세종시 미래부 이전과 국제과학비즈네스벨트 정상추진, 오송임상시험센터 예산, 선거구획정 등이 중앙정치와 관련있는 지난해 우리 지역 현안이었다. 모두 무겁고 중요한 문제였다. 이런 문제들에 대해 시민사회분야는 반발하고 대응했는데 지역 정치권은 과연 제 역할을 했느냐”고 반문했다.
 

이 중에서 수도권 규제완화 반대, 문장대 용화온천 개발 저지, 세종시 미래부 이전과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정상추진 요구 등은 새해에도 계속될 전망이다. 세명대 일부가 하남시로 이전하지 못하도록 법적 장치를 마련하는 것도 결론이 나지 않아 계속될 것이다. 실제 정치권의 현안 대응은 소극적이었다. 지방의회도 눈에 띄는 역할을 하지 못했다. 이 원장은 “지난해가 지방자치 전면 실시 20주년이다. 그런데 지방자치 시계는 거꾸로 가고 있다. 무상급식, 누리과정은 국가사업인데 지방정부로 책임을 떠넘겨 지방재정을 더 악화시키고 있다. 反 지방자치, 反 분권이 아닐 수 없다”며 분개했다.

 

특히 지방의회에 대한 비판여론 심해

충북도내 내부적으로도 많은 일들이 있었다. 6명의 자치단체장과 송광호 국회의원이 뇌물수수와 선거법 위반으로 검찰수사를 받았다. 또 중원대 건축비리가 느닷없이 터져 중원대·괴산군·충북도 관계자들이 줄줄이 수사를 받고 24명이 무더기 기소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검찰은 당초 임각수 군수와 관련된 수사를 전방위로 펼치다 중원대 건축비리 사실을 알게 됐고 이를 확대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연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 충북 지역사회에 검풍(檢風)이 강하게 불어닥쳐 부위기가 뒤숭숭했다. 하지만 중원대 건축비리 변론을 맡은 변호사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하고 24명을 무더기 기소한 것은 너무 과했다는 비판여론이 있었다.
 

한편 충북도는 화장품·뷰티산업과 유기농산업 등 6대 신성장 동력산업을 이끌며 한 해를 지나왔으나 충북도교육청과 무상급식 분담비 갈등으로 머릿속은 복잡하다. 새 해에도 논쟁을 계속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시종 지사는 최근 “충북도 입장에서는 도교육청에 지원할 수 있는 것은 다했다. 더 지원할 명분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지방의회는 지난해 칭찬보다 비판을 더 많이 받았다. 충북도의회와 청주시의회는 도민과 시민을 생각하기 보다는 당리당략에 따라 움직였다. 전반기 때 의장·부의장·상임위원장을 모두 싹쓸이한 도의회 새누리당은 예결위원장마저 차지해 비난을 받았다. 더욱이 이들은 하반기 의장과 상임위원장 등 감투를 차지하기 위한 싸움으로 날새는 줄 몰랐고 새해 예산안 심사 때는 예산을 무차별적으로 깎아 다수당의 횡포라는 말을 들었다.
 

그런가하면 청주시의회 새누리당은 집행부 편들기가 지나쳐 시민들을 화나게 했고, 더불어민주당은 집행부 견제를 제대로 하지 못한다는 비난을 받았다. 이선영 충북참여연대 사무처장은 1년을 되돌아보며 지방의회에 관한 소회를 밝혔다. “지방의회는 집행부 견제와 감시 한 축, 협력 한 축의 기능을 해야 하는데 도의회 다수당은 견제만, 청주시의회 다수당은  집행부 편들기를 주로 하고 있다. 특히 당리당략에 따라 움직이는 행태는 더 심해지고 있다. 지방의회 무용론과 지방정치 회의론으로 이어져 결국 지방자치 발전을 역행하고 있다. 새해에는 지방의회 모니터와 평가를 더 열심히 해서 주민들에게 실상을 알리겠다.”
 

충북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는 세월호 희생자 추모 및 진실규명 촉구운동,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철회운동, 문장대 온천개발 저지운동, 청주시 노인병원 사태 해결을 위한 대응, 시민합의없는 청주시 CI 변경 대응, 일제만행 규탄 및 충북 평화의 소녀상 기림비 건립운동, 옛 연초제조창 도시재생사업 정상화운동, 청주시 상당구 단수사태 책임규명 활동 등 10가지를 2015년 10대 운동으로 발표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