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얘기? 할 말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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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 얘기? 할 말 많습니다
  • 홍강희 기자
  • 승인 2016.04.19 18: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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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청주경실련 ‘4·13총선 뒷담화’서 유권자들 진솔한 대화
여야차별성 부재, 朴마케팅, 청년정책 실종, 여론조사 문제점 제기
▲ 충북·청주경실련은 지난 18일 ‘4·13총선 뒷담화’를 열고 유권자들과 대화 한마당을 열었다. 유권자들은 자신들이 느낀 문제들을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지난 18일 저녁 충북·청주경실련 사무실에 시민들이 모여 들었다. ‘4·13총선 뒷담화’가 있는 날이었다. 누구나 참여가 가능한 이 날 행사에는 유권자 10여명이 참석했다. 국회의원 총선과 지방선거는 4년에 한 번, 대선은 5년에 한 번씩 돌아온다. 바로 2017년에는 대선, 2018년에는 지방선거가 있다. 정당·정치인·유권자들은 선거 후 분석과 대안마련에 적극 나서지 않는다. 분석이 있어야 대안마련도 가능하다. 투표가 대한민국을 바꿀 수 있고, 실제 어느 정도는 바꿨다는 점에서 이 날 뒷담화를 취재했다. 주최측 요청에 의해 발언자를 밝히지 않고 정리했다.

충북지역 총선은 새누리당 5석, 더민주 3석으로 막을 내렸다. 전국의 ‘여소야대’와는 거리가 먼 결과가 나타났다. 이에 대해 유권자 A씨는 “새누리당과 더민주의 공약에 차별성이 없다. 더민주는 좀 더 선명한 정책을 제시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더민주당이 선거 직전 청주 중앙공원에서 ‘새누리당의 싹쓸이를 막아 주십시오’라고 읍소하며 절하는 모습은 우스웠다고 털어놓았다. 새누리당이 반성한다며 절하는 모습을 보고 난 뒤라 그런지 마음에 와닿지 않았다는 것. 하지만 더민주당충북도당과 후보들은 이것이 효과를 봤다고 분석해 유권자들의 생각과 다른 모습을 보였다.

그러자 B씨는 “새누리당은 아직도 구태의연하게 박근혜 마케팅을 하고 있다. 캠프 건물에 박 대통령 사진 걸어놓는 선거운동을 언제까지 할 것인가. 이제 그만해라. 그리고 후보에 대해 잘 모를 경우는 선거공보물을 보고 선택하는데 질이 많이 떨어지는 후보들이 있었다. 후보 자신과 공약에 대해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보여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번 선거 때 후보들은 청년보다 노인층을 위한 공약을 더 많이 내놓았다. 인구분포상 노인층이 많은데다 노인층 투표참여율이 높다고 보기 때문이다. 연애·결혼·출산·주택·취업에 인간관계·희망까지 포기해 ‘N포세대’로 불리는 청년들을 위해서는 고작 청년일자리 창출 정도가 나왔을 뿐이다.
 

이에 대해 20대 청년 C씨는 “한국사회를 바꾸기 위해 청년들이 투표를 많이 한 것으로 분석됐다. 내 주변 친구들도 많이 했다. 특히 사전투표제 효과가 있었다고 본다. 그래서 여대야소 국회가 될 줄 알았다. 지금 20대 청년들은 너무 힘들다. 기성세대에 대한 불만이 정말 많다. 정부와 여당인 새누리당을 심판하면서 차선책으로 더민주당을 뽑았을 뿐 더민주당도 대안은 아니다. 여당은 물론 야당들도 정신 차려야 한다”고 따끔하게 지적했다.

 

“투표 연령 기준 만 18세로 낮춰야” 여론

그런가하면 D씨는 선거 여론조사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번 선거 때도 많은 언론사들이 경쟁적으로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그 중에는 부동표가 40~50%에 달하는 ‘하나마나한’ 결과를 무책임하게 내놓는 곳도 많았다. 그러다보니 빗나간 예측 결과를 내놓은 곳도 여러 군데. 더욱이 여론조사 결과를 왜곡해 검찰에 고발당하는 사건까지 있었다. 하지만 사후에 반성하거나 대안을 내놓는 곳은 한 군데도 없다. 이 때문에 선관위의 여론조사 기준이 너무 허술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D씨는 “여론조사에 대한 문제는 해마다 반복된다. 언론사들이 경쟁적으로 내놓는 여론조사에 대해 기준을 강화했으면 좋겠다. 선거 전 여론조사는 유권자들에게 선입견을 갖게 한다. 어설픈 결과를 내놓고, 결과가 빗나가도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다”고 성토했다.
 

한편 이 자리에서는 투표 연령 기준을 만18세로 낮추는 문제를 일찌감치 논의해 다음 선거 때 개정할 수 있게 하고, 정책선거로 갈 수 있게 후보·유권자·시민단체 모두 노력해야 한다는 얘기도 나왔다. 올해 시민단체 활동이 저조했고, 후보자들에게 질의서 보내는 선에서 그친 것은 매우 아쉬웠다는 것. 때문에 시대에 맞는 선거운동을 찾아야 한다고 주문했다.
 

아울러 총선 후에도 충북의 국회의원들이 어떻게 활동하는지 감시운동을 벌이고, 정당이 새로운 인물을 발굴할 수 있도록 압박하자는 의견도 나왔다. 대개 국회의원들은 당선되고 나면 공약과 유권자들은 뒷전이고 한 사람의 정치인으로 남는다. 실제 다선의원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정당들도 선거 지나면 휴식기로 들어갔다 선거 임박하면 주어진 업무를 하는 식이다. 하지만 평상시 후보발굴과 육성에 매달려야 한다는 것이다.
 

최윤정 충북·청주경실련 사무처장은 “이번 총선 때 충북에서 가능성 있는 젊은 후보를 보지 못했다. 전국적으로는 젊은 후보들이 당선되고 파란을 일으켰지만 충북은 새로운 인물이 거의 없었다. 출생지가 충북이고 화려한 경력을 자랑하는 중앙무대 인물을 영입하는 게 정당의 역할인가. 정당들은 지금부터 후보발굴과 육성에 나서 다음 선거를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충북·청주경실련 ‘향후 20년은 시민과 함께’
7월 이사하면서 1층을 모임·간담회 공간으로 조성 예정

 

충북·청주경실련은 그동안 현장의 소리를 듣기 위해 몇 차례 간담회를 열었다. 지방선거 후, 청주시 상당구 수돗물 단수사태 후, 그리고 이번 총선 후이다. 모두 직·간접적으로 관계된 사람들이 참석했다. 교수나 전문가가 분석해 발표하는 기존의 토론회·간담회 형식을 벗어나 시민들이 현장에서 느낀 얘기를 나누는 자리라 좋은 평을 받고 있다.

최윤정 사무처장은 “시민의 소리를 듣기 위해 시작했는데 반응이 좋다. 총선 후 국회의원 당선자와 낙선자들을 불러 간담회를 해보자는 의견도 나와 시도해보려 한다. 당선자들과는 앞으로 국회에 가서 어떻게 활동해야 할지, 낙선자들과는 유권자들의 표심이 어떠했는지에 대해 얘기를 나눠보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 2014년이 충북·청주경실련의 창립20주년 해였다. 앞으로의 20년은 시민과 가까이하는 단체가 되기 위해 7월중 청주시 상당구 중앙동 상록회관 근처로 이사한다. 대출, 모금, 적립금 사용 등 여러 가지 방법을 동원해야 하지만 새로운 운동을 시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런 계획 속에서 3층짜리 오래된 건물을 리모델링 하여 1층은 회원들이 모임·간담회·카페로 쓸 수 있게 하고, 2층은 청년들이 공부하고 대화하고 1인창업을 시도할 수 있는 공간, 3층은 사무실로 쓴다는 것이다. 앞으로는 간담회가 더 자주 열릴 것 같다. 청년문제 해결은 충북·청주경실련의 올해 주력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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