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선자 8명 중 6명 관료출신···후보발굴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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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선자 8명 중 6명 관료출신···후보발굴 절실
  • 홍강희 기자
  • 승인 2016.04.19 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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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명 행정고시·1명 사법고시 합격 후 고위 공무원으로 퇴직
전국 여성의원 51명 탄생, 충북은 비례 2명뿐 지역구 전무

이번 20대 총선은 박근혜 정권을 심판한 여소야대로 막을 내렸다. 그 만큼 많은 화제를 남겼다. 이번에 처음 입성하는 초선의원은 총 300명 중 132명, 전체의 44.0%이다. 19대는 148명, 49.3%였다. 평균 선수는 2.14로 나타나 재선의원 이상이 많음을 알 수 있다. 그 중  5선 이상이 17명이다. 서청원(새) 당선자가 8선으로 선수가 가장 높고 이해찬(무) 7선, 김무성(새)·이석현 정세균 문희상(민)·천정배(국) 당선자가 6선이다.

충북은 이번에 지역구 8명, 비례 3명 등 총11명이 당선됐다. 그 중 정우택(새·청주상당) 오제세(민·청주서원) 변재일(민·청주청원) 당선자가 4선이다. 3선은 없고 도종환(민·청주흥덕) 이종배(새·충주) 경대수(새·진천음성증평) 박덕흠(새·보은옥천영동괴산) 당선자가 재선. 권석창(새·제천단양) 최연혜(새·비례대표) 김수민(국·비례대표) 김종대(정·비례대표) 당선자가 초선이다.
 

4선 당선자들은 상대 후보를 힘겹게 이겼다. 변재일 당선자는 오성균 후보를 3093표(3.78%)로 적당히 눌렀으나 정우택 당선자는 한범덕 후보를 1739표(2.12%), 오제세 당선자는 최현호 후보를 1318표(1.29%) 차로 간신히 이겼다. 청주권에서는 도종환 당선자가 송태영 후보를 9949표(9.11%)로 여유있게 따돌렸을 뿐이다. 도내에서는 제천·단양의 새누리당 송광호 전 의원이 4선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철도비리에 연루돼 국회의원직을 잃었다. 중진의원이 뇌물수수혐의로 구속되고 낙마한 것은 매우 부끄러운 일이며 국회의원의 힘이 필요한 충북으로서는 여간 손해가 아니라는 게 중론이었다.
 

▲ 새누리당 후보들은 선거기간 동안 도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했다. 당선후에도 민심·표심을 제대로 읽고 일해야 한다는 여론이다. 사진은 새누리당도당 선대본부 발대식  사진/육성준 기자

당선되자마자 대권·당권 도전?

어쨌든 4선의원들에게 거는 기대는 크다. 본인들은 막중한 책임을 느낄 수밖에 없게 됐다. 정우택 새누리당 의원은 선거 후 당선인사를 하면서 ‘대한민국의 꿈 상당에서 시작합니다’라는 플래카드를 걸었다. 항간에는 당권과 대권을 놓고 고민하고 있다는 소리가 들린다. 변재일 더민주당 의원도 원내대표 도전의사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런 것들이 개인의 출세욕구를 만족시켜 주는 것으로 끝나지 않을까 우려하는 사람들이 많다. 지역주민들의 민심과 표심을 제대로 읽고 중진의원에 걸맞는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게 도민들의 목소리다.

도내 20대 국회의원 당선자들의 가장 큰 특징은 현역의원들이라는 것과 대부분 관료출신들이라는 것이다. 지역구 8명 중 권석창 당선자를 제외한 나머지 7명이 현역의원이다. 19대 의원 중 불출마한 노영민 의원을 제외하고는 모두 생환했다. 충북처럼 현역이 많이 당선된 지역은 드문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정우택·오제세·변재일·이종배·권석창 당선자 등 모두 5명이 행정고시에 합격하고 정부 고위관료를 지냈다. 정 당선자는 경제기획원 법무담당관을 거쳐 해양수산부장관과 충북도지사를 역임했다. 오제세 당선자는 청주시 부시장·인천광역시 행정부시장, 변 당선자는 정보통신부 차관을 지냈다. 그리고 이 당선자는 충북도 행정부지사·안전행정부 제2차관, 권 당선자는 국토부 자동차정책기획단장·익산지방국토관리청장을 역임했다.
 

경대수 의원은 사법고시를 합격하고 대검찰청 마약·조직범죄부장을 지냈고, 박덕흠 당선자는 원화건설 대표와 대한전문건설협회 중앙회장을 역임했다. 도종환 의원이 특이하게 시인·교사를 지낸 정도. 민선6기 도내 광역·기초 자치단체장도 행정관료 출신들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충북지역을 이끌고 가는 국회의원과 자치단체장들만 보면 과거 관선시대와 다를 바 없다는 게 많은 사람들 의견이다. 이는 곧 후보군이 빈곤하다는 것을 결정적으로 드러내는 증거다.
 

▲ 더민주당충북도당 선대본부 발대식.사진/육성준 기자

여성계 조직적 도움 있어야 가능
 

이번 총선에서 여성 당선자의 숫자는 역대 최다다. 지역구와 비례대표를 합쳐 모두 51명의 여성이 국회에 입성한다. 전체 당선인 중 여성 비율은 17%. 19대 국회에서는 47명이 입성해 16%, 18대에서는 41명이 입성해 14%를 기록했다. 그 중 더민주가 24명으로 가장 많고, 새누리당이 15명, 국민의당이 9명의 당선자를 냈다.

충북지역에서는 새누리당 최연혜, 국민의당 김수민 등 2명의 여성 당선자가 탄생했다. 전 코레일 사장이었던 최연혜 당선자는 충북 영동, 디자인 벤처기업 ‘브랜드호텔’ 대표인 김수민 당선자는 청주가 고향이다. 하지만 이들은 고향이 충북일 뿐이지 지역과 깊은 유대관계가 없다. 둘 다 대학을 서울에서 나왔고 이후 타지에서 생활했다.
 

문제는 지역구이다. 지역구에서는 여성정치인 파워가 없다. 새누리당에서 정윤숙 국회의원과 이순옥 한국연예문화예술재단 총재가 공천을 신청했으나 탈락해 본선 진출에 실패했다. 두 사람도 범여성계에서 추천받아 예비후보 등록을 한 게 아니고 개인적으로 해서 그런지 범여성계 도움을 별로 받지 못했다.

여성의 조직적인 도움 없이 혼자 선거판에 출마해 당선되는 것은 무척 어려운 일이다. 17대 총선 때 충북여성민우회를 주축으로 한 진보적인 여성운동단체들은 당시 강혜숙 충북여성민우회 대표를 열린우리당 비례대표로 당선시켰다. 노무현 대통령 탄핵으로 열린우리당에 유리한 바람이 불자 여성의원 내보자며 적극적으로 뛴 것. 여성계는 여성 후보를 앞 번호에 배치할 것을 정당에 요구하는 한편 선거기간 동안 열렬한 지지를 보냈다. 이는 충북여성의 결집된 힘으로 여성 정치세력화를 이뤄낸 사례로 남았다. 그러나 이후 이런 사례가 없었다. 강 전 의원은 18대 총선에 불출마하고 정계를 떠났다.
 

이미 수많은 선배 여성운동가들이 남성들과 싸워 여성공천 할당제와 여성 가산점 제도를 만들었으나 충북은 올해 이 제도를 써먹지도 못했다. 올해는 여성의 정치세력화라는 단어조차 실종됐다. 여성 유권자만 있지 여성 정치가 빠진 것이다. 이는 충북 여성계의 전반적인 침체와도 관련이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지역의 한 인사는 “정당들은 여성을 포함해 신인들을 육성하고자 하는 의지가 없다. 인물을 키우는 일에 등한시 하다보니 결국은 관료출신들이 득세하는 것이라고 본다. 여성계도 일찌감치 후보를 발굴하고 준비해서 여성정치세력화를 꾀해야 한다. 언제까지 구호로만 외칠 것인가”라면서 “4선의원들은 도민들을 실망시키지 말고 열심히 일해야 한다. 대권·당권도 좋지만 개인의 정치적 욕심보다는 도민들이 먼저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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