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방’ 충북, 최근 관심 좀 받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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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방’ 충북, 최근 관심 좀 받네
  • 홍강희 기자
  • 승인 2016.05.17 2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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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종 靑 비서실장 발탁 화제···중앙·지역 가교역할 기대
반기문 총장 ‘충청권 대망론’과 관련 여부 궁금증 ‘증폭’
▲ 지난 2013년 8월 16일 대통령직속지역발전위원장으로 충북도를 방문한 이원종 실장. 사잔/육성준 기자

이원종(74) 전 충북도지사의 청와대 비서실장 발탁이 화제다. 이란을 방문중인 이시종 도지사는 충북도민과 함께 환영한다는 논평을 냈다. 도민들도 충북출신 인사가 중앙무대에서 활약하게 된 점을 대체로 기뻐하고 있다. 물론 여야는 서로 다른 논평을 내놓았다.

새누리당 민경욱 대변인은 “신임 이원종 비서실장은 탁월한 친화력과 신망을 갖춘 분이다. 앞으로 청와대와 정치권 간의 원활한 의사소통 등에도 앞장 서 주시리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 “서울시장과 충북도지사, 서원대학교 총장 등을 역임하며 풍부한 경험을 갖췄고 대통령직속지역발전위원회 위원장으로 근무하면서 대통령의 국정철학을 공유한 분”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 이재경 대변인은 “비서실장 교체 등 일부 청와대 참모진 교체는 총선 민의와 거리가 있는 인사”라며 “교체 폭과 인사의 내용이 총선에서 드러난 성난 민심에 최소한의 답도 되지 못한다는 평가를 할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전체적인 인사를 볼 때는 쇄신과 변화를 보여주지 못했다는 것이고, 국민들도 이 점에 대해서는 대부분 동의한다. 
 

이 실장은 최근까지 대통령직속지역발전위원장으로 활동했으나 충북도민들에게는 전 도지사로 남아있다. 관선도지사 한 번에 민선 2~3기 도지사를 합쳐 세 번이나 역임했기 때문에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지사님’이라고 부른다. 특유의 친화력으로 도지사 재임당시 가깝게 지냈던 사람들과 지금도 교류하고, 애경사에도 종종 참석한다.
 

이 실장은 그동안 총리 하마평에 여러 번 올랐다. 서울시장·서원대총장·충북도지사·대통령직속지역발전위원장 등 중앙무대와 지역에서 화려한 경력을 쌓았고 친화력으로 여야를 넘나드는 점을 높이 사 총리 한 번 해볼만하다는 말들이 있었다. 충북은 인구가 적어 상대적으로 중앙에 진출한 인재도 적다. 역대 정권과 현 정권에서 충청도를 배려한다고 했으나 대전·충남쪽 인사들이 대부분이었고 충북은 매번 ‘찬밥 신세’를 면치 못했다. 현재까지 충북출신 총리나 대통령 비서실장은 한 명도 없었다.
 

이 실장 “반 총장 잘 모른다”

음성출신 반기문 UN 사무총장의 ‘충청권 대망론’이 나온데다 이원종 전 지사가 청와대 비서실장으로 들어가자 변방이었던 충북에 최근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특히 이 실장과 반 총장의 연계설에 대해 궁금해하는 시각들이 많다. 궁금증은 청와대가 반 총장을 차기 대권주자로 염두에 두고 의도적으로 충북출신 이 전 지사를 비서실장에 기용했는가로 모아진다. 두 사람의 고향이 인접해 있고 이 실장이 1966년 행정고시, 반 총장이 1970년 외무고시를 통해 공직에 입문해 시기도 비슷하다는 점 때문. 실제 이 점은 도민들도 궁금해하는 대목이다.

하지만 이 실장은 지난 16일 “반 총장은 노무현 대통령 때 부부동반 행사에서 옆 자리에 앉아 얼굴을 본 정도”라며 “잘 모른다”고 말했다. 그는 기자들의 질문에 더 이상의 확대해석을 경계라도 하듯 잘랐다.

어쨌든 반·이와 더불어 변재일 더민주당 정책위의장, 김영환 국민의당 사무총장 등도 함께 떠올랐다. 충북은 정우택·오제세·변재일 의원 등 4선의원을 3명이나 배출했지만 20대 국회에서 중량감있는 자리를 차지하지 못해 도민들에게 실망을 안겨줬다. 변 의원이 정책위의장 정도를 맡았을 뿐이다. 괴산 출신인 김영환 사무총장은 이번 총선에 낙선했고 사무총장에 기용됐다.
 

내년 대선까지 1년 반 정도의 시간이 남아있다. 박근혜 정부의 핵심 인물이 된 이 실장이 향후 어떤 참모로 남을지 궁금증이 일고 있다. 박 정부가 말도 많고 탈도 많기 때문에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으나 충북지역에서는 이 실장이 중앙정부와 지역의 가교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야당도지사로 중앙정부로부터 직·간접적인 설움을 당했던 이시종 지사도 어느 정도는 힘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원종 실장, 우체국장 보며 꿈 키우다 공직 투신
‘관운’ 좋아 요직 거쳐···이퇴직후에는 충북에서 특강 많이 해

이원종 비서실장은 충북 제천시 봉양읍 미당리에서 태어나 제천고를 졸업하고 학비가 들지 않는 국립체신대 통신행정학과에 입학했다. 지난 2006년 6월 도지사 퇴임 직전 있었던 인터뷰에서 이 실장은 “당시 면서기조차 보기 어려운 시골마을에서 빨간 자전거를 타고 오는 유일한 기관장이 우체국장이었다. 우체국장이 넓은 세상을 자유롭게 다닐 수 있는 사람으로 보였다. 이 우체국장을 보며 꿈을 키웠다”고 말했다.

국립체신대 입학은 가정형편이 어려워 전액 국비장학생으로 공부하기 위한 선택이었지만, 이는 그가 체신부 공무원이 되는 길로 안내했다. 하지만 첫 직장인 광화문우체국에서 공중전화 동전 수거하는 일을 맡기자 크게 실망하고 야간에 성균관대 행정학과에 다니며 행정고시에 도전, 1966년 꿈을 이뤘다. 석사학위는 한양대 행정대학원에서 받았다.
 

공직생활 대부분을 서울시에서 했고 노태우 정부 때인 1991년 대통령비서실 내무행정비서관, 1992년 관선 충북도지사, 1993년에 관선 서울시장을 지냈다. 하지만 1994년 성수대교 붕괴사고로 서울시장직에서 물러난 뒤 청주로 내려와 서원대 총장을 역임했다. 이후 1998년 민선2기 지방선거에서 자민련 후보로 충북도지사에 출마해 당선됐고 2002년 3기 때는 한나라당으로 나가 재선에 성공했다. 2006년에는 불출마를 선언해 ‘아름다운 용퇴’라는 말을 남겼다. 그에게는 ‘관운’이 있다는 말이 평생 따라다닌다.
 

도지사 재임 중 오송에 바이오의 씨를 뿌렸고 오송생명과학단지의 성공을 위해 2002오송국제바이오엑스포를 열었다. 10여년이 지난 지금 오송은 ‘상전백해’라 불릴 정도로 크게 발전했고 대한민국의 바이오분야를 이끌어가고 있다. 이 실장은 재임기간 호남고속철도오송분기역 유치, 오송국제바이오엑스포 성공개최, 인터넷 가장 잘쓰는 도 충북, 문장대 용화온천 저지, 청남대 개방 등을 성과로 꼽았다. 
 

다시 서울로 올라간 그는 모교인 성균관대에서 국정관리대학원 석좌교수를 지냈고 2007년 이명박 대통령 당선 후 대통령직인수위 법무행정분과 자문위원으로 활동했다. 현 정부들어 2013년에는 대통령직속지역발전위원장으로 전국을 오가며 일을 해왔다. 충북에도 종종 내려와 고향사람들을 만났고 학교와 지자체, 기업, 공무원 재교육현장인 ‘향부숙’ 등에 참석해 특강을 했다. 충북도가 매월 1회 주최하는 ‘청풍아카데미’에서도 강의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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