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립·국립 미술관, 청주의 ‘격’ 높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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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립·국립 미술관, 청주의 ‘격’ 높인다
  • 홍강희 기자
  • 승인 2016.07.05 1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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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개관한 청주시립미술관, 대청호미술관 등과 함께 전시 한 창
국립현대미술관 청주분관 2019년 3월 개관 목표, 올해 설계·착공
▲ 충북은 그동안 유일하게 도립과 시립 미술관이 없는 지역이라 원성이 자자했다. 청주시립미술관이 지난 1일 개관하고 개관기념전 '여백의 신화'를 열고 있다. 사진/육성준 기자

청주의 문화수준이 높아진다. 청주시내에 이미 미술관 한 개가 문을 열었고, 또 다른 한 개는 몇 년 후 온다. 청주시립미술관과 국립현대미술관 청주분관이다. 옛 KBS청주방송총국을 리모델링한 시립미술관은 지난 1일 장맛비가 쏟아지는 가운데 개관했다. 지난 2014년 4월 11일 첫 삽을 뜬 이래 2년여 만이다. 국·도·비 84억원이 투입된 미술관은 지하 1층 지상 4층 규모에 전시실, 수장고, 교육실, 정보자료실 등 전시·체험·교육 기능을 갖추고 있다.

청주시 관계자는 “‘시각예술문화로 다함께 행복한 청주’라는 비전을 가지고 국내외 현대미술에 대한 연구·수집·전시·교육·문화행사 등 시민을 위한 열린 공간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시립미술관을 중심으로 2004년 개관한 대청호미술관, 2007년 개관한 청주미술창작스튜디오, 그리고 지난 2일 개관한 오창전시관 등 3개의 분관이 통합 운영된다. 오창전시관은 오창 호수공원 앞에 있는 호수도서관 2층에 있다.
 

시립미술관 건립 계획은 민선5기 때인 지난 2012년 1월 한범덕 전 시장이 ‘365일 문화가 흐르는 도시’라는 주제 아래 여러 문화정책과 함께 처음 제시했다. 당시 한 전 시장은 시립미술관 건립과 국립현대미술관 수장보존센터 건립 계획을 발표했다.
 

충북은 전국에서 유일하게 도립미술관과 시립미술관이 없어 문화예술인들과 시민들로부터 원성을 사왔다. 그런데 신축하는 게 아니라 리모델링으로 결정하자 반대여론도 많았다. 위치가 우선 큰 길에서 약간 비켜나 있어 찾기 어려운데다 전체적인 부지와 주차공간 협소가 도마위에 올랐다. 미술관만 따로 짓지 않고 공연장, 레스토랑, 카페 등의 편의시설까지 복합문화공간을 형성하는 다른 지역과 달리 청주시립미술관은 사직동 충렬탑 올라가는 언덕위에  있다.
 

▲ 청주시립미술관 전시실. 사진/육성준 기자

이승훈 청주시장은 협소한 주차장에 대해 개관식 날 “미술관 아래 CJB청주방송 근처 부지를 주차공간으로 활용하고 미술관과 주차장을 엘리베이터와 계단으로 연결하겠다”고 밝혔다. 또 당초 계획에 있던 카페테리아가 문을 열지 않은 점에 대해서는 현재 희망자가 없어 2차 공고를 냈다는 게 관계자 말이다.
 

현재 시립미술관 본관과 3개의 분관에서는 각각 전시가 열리고 있다. 본관에서는 ‘여백의 신화-청주 한국현대미술의 초기 역사를 쓰다’, 대청호미술관에서는 ‘생명문화예술창조도시 청주 시민공모전’이 시작됐다. 그리고 청주시 용암동 청주시립정보도서관 뒤편에 위치한 청주미술창작스튜디오에서는 10주년 기념전인 ‘도큐멘트, 10년의 흔적, 10년의 미래’, 오창전시관에서는 ‘맥, 청주지평전’이 시민들을 기다리고 있다.
 

본관 전시에는 김복진·김기창·박래현·정창섭·윤형근·박노수·김봉규 등의 작고 예술인 작품이 등장했다. 청주에서 출생했거나 학교를 다녔으며 초기 현대미술의 역사를 썼던 7인이다. 개관식에는 이들 작가들의 유가족들이 참석했다. 시립미술관 개관식에는 타 지역 미술관장과 번풍 중국 우한미술관장이 참석해 축하해 주었다.

 

이제 남은 과제는 지역 미술인들의 존경을 받으며 관장 역할을 잘 할 수 있는 사람을 시립미술관장으로 뽑는 일이다. 이 시장은 미술관이 자리를 잡을 때까지 공무원이 관장을 맡도록 하겠다며 지난 2015년 7월 행정5급 김수자 관장을 임명했다. 언제인지는 몰라도 향후에는 전문가를 관장으로 영입한다는 계획이다.

국립현대미술관 청주분관, 잘 돼갑니까?
지난해 8월 ‘보는 전시형 수장고’ 확정짓고 추진 중

 

옛 연초제조창에 들어서는 국립현대미술관 청주분관은 오는 2019년 3월 개관 예정이다. 올해 40억원을 들여 설계를 마치고 착공까지 할 계획으로 있다. 2018년까지 리모델링을 마치기 위해서는 기획재정부로부터 필요한 예산을 받아내야 한다. 현재 관건은 돈, 즉 예산이다.

청주시 관계자는 “건물 공간 배치는 설계가 끝나야 알 수 있지만 수장고+전시관 기능을 하는 것만은 분명하다. 작품을 복원하는 역할도 하는데 100명 이상의 일자리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한다. 국립현대미술관 청주분관은 도시재생선도사업의 핵심이다. 이 사업은 나머지도 잘 되게 하는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옛 연초제조창내 국립현대미술관 청주분관 예정지(사진 맨 오른쪽)

국립현대미술관 청주분관 유치는 민선5기 때인 지난 2011년 한범덕 시장과 당시 배순훈 관장 사이에 얘기가 오가면서 시작됐다. 청주시와 국립현대미술관 양 측 수장이 모두 바뀌고 예산확보가 어려워지면서 한 때 흔들렸으나 우여곡절 끝에 결실을 맺었다. 이승훈 시장은 지난해 8월 27일 국립현대미술관 청주분관 건립이 확정됐다고 발표했다. 일명 미술품수장보존센터라고 불리는 청주분관에는 1만여점의 미술품이 전시·보관된다. 리모델링에는 국비 500여억원이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국립현대미술관 전시관은 독특한 스타일이다. 독일어로 보는 창고, 보는 전시형 수장고 형태인 샤우라거(Schaulager)이다. 수장된 작품들을 보여주는 것이다. 당초에는 청주분관이  미술품 보관창고 기능만 하는 것으로 돼있었으나 시민과 작가들이 수장고만 오는 것을 반대했고 반드시 전시실+수장고가 설치돼야 한다는 조건을 내걸었다. 수장고만 오면 그 좋은 옛 연초제조창 건물의 상당 부분을 국립현대미술관 측에 창고로 내주는 격이 되기 때문이다.
 

어쨌든 청주시립미술관과 국립현대미술관 청주분관으로 볼거리가 생기자 시민들이 기뻐하고 있다. 김호일 청주문화재단 사무총장은 “국립현대미술관 청주분관이 오면 청주시가 문화도시로 한 층 격상될 것이다. 전국에서 수준높은 작품을 보러 올 것이고, 청주시민들도 좋은 작품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승훈 시장은 지난 4일 간부회의 때 경제분야는 19조 투자유치로 순조롭게 가고 있으니 이제부터는 문화에 관심을 갖겠다는 요지의 말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민선6기 후반기에 문화예술 발전에 힘을 쏟겠다는 것이어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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