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축제 ‘NO’, 올해는 제대로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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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축제 ‘NO’, 올해는 제대로 하자
  • 홍강희 기자
  • 승인 2016.08.09 2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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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억 예산받고 첫 국제행사로 격상된 ‘직지코리아 국제페스티벌’
조직위 구성, 국내외 유명 문화예술인 대거 참석 ‘일 좀 낼까?’
▲ 지난 2013년 열린 유네스코 직지상 시상식

올 가을 청주는 직지에 빠진다. 청주시는 현존하는 세계 最古의 금속활자본인 직지를 알리기 위해 2003년부터 청주직지축제를 해왔다. 그리고 2005년부터는 유네스코 직지상 시상식을 개최해왔다. 이제 올해부터는 두 행사를 통합해 제대로된 축제를 한다. 이것이 직지코리아 국제페스티벌(9월 1일~8일, 청주직지문화특구)이다. 직지코리아는 지난해 정부로부터 국제행사 승인을 받아 국·도·시비 40억원을 확보했고, 행사 기간도 8일을 잡았다.
 

▲ 직지 영인본 표지

그동안 직지축제는 홀대를 받아왔다. 2005년 직지상 시상식이 생기기 전까지는 매년 해왔지만, 이후부터는 2년에 한 번 짝수년도에만 열었다.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에는 70억원을 쓰면서 직지축제에는 4~5억원으로 3~7일간 행사를 했다.

 

하지만 프로그램이 매년 비슷한데다 산만해 감동을 주지 못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축제를 보러 오는 외지인들도 별로 없어 늘 동네축제로 막을 내렸다. 청주시가 직지세계화추진단을 가동하고 직지축제를 열며 명목상으로는 직지세계화를 꾀했으나 전국 홍보에는 실패하고 만 것. 
 

올해는 직지코리아조직위가 구성되고 총감독도 임명됐고 국내외 문화예술인들과 학자들이 전시·공연·강연에 나선다. 이 중에는 이름 만으로도 호기심을 자극하는 유명인들이 있고 프로그램도 전시·공연·강연·체험·교육 등 다양해 기대해볼 만하다. 행사 자체를 크게 업그레이드 했다. 직지코리아조직위 관계자는 “직지의 여러 가치 중 창조적 가치에 주목하게 됐다. 기존에 사용하던 목활자를 뒤엎고 금속활자를 발명한 것은 대단한 ‘창조’다. 재미있고 볼거리가 가득한 축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직지코리아 총감독은 전병삼 미디어 아티스트. 그는 2015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 예술감독, 2014 인천아시안게임 나무-물-불 성화대 감독, 2011 과학축전 개막공연 총감독과 중국·미국 등지에서 뉴미디어 국제전시 총감독을 역임했다. 공예비엔날레 때는 건물 전체를 CD로 뒤덮은 CD프로젝트를 맡아 호평을 받았다.

 

그의 이력 중 눈길을 끄는 것은 공예비엔날레 감독을 한 뒤 청주에서 큰 행사 감독을 다시 한다는 것이다. 역대 공예비엔날레 감독치고 같이 일한 사람들과 좋게 끝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항상 불화속에 불편하게 헤어졌다. 그런데 전 감독은 이들에게 추천 받아 청주에서 큰 일을 연이어 하게 됐다.
 

직지코리아조직위는 “짝수년도에는 직지코리아 국제페스티벌을 하고, 홀수년에는 국제페스티벌에 나왔던 작품들을 해외에서 전시할 것이다. 축제가 일회성으로 끝나는 점을 극복하기 위한 이벤트이다. 이를 위해 국비를 신청했다”고 말했다.
 

이번 직지코리아 국제페스티벌이 열리는 공간은 청주직지문화특구이다. 시는 청주 흥덕초 앞~청주예술의전당을 특구로 지정했다. 이 곳에는 고인쇄박물관·흥덕사지·근현대인쇄박물관·금속활자주조전수관·한국공예관·예술의전당이 있다. 오는 2020년 완성되고 흥덕초 앞에 미디어산업관이 건립될 예정이다.
 

한편 직지코리아조직위는 과거보다 많은 예산과 인원을 갖고 축제를 준비하고 있다. 전체 인원은 30명. 이번에 수준높은 전시와 공연, 이벤트를 보여주겠다는 마음으로 이 더위에 비지땀을 흘리고 있다. 다만 수많은 행사가 직지를 얼마나 잘 표현해 낼 것인가가 관건이다. 국내외 유명 문화예술인들이 자신의 명성만 내세우지 말고 직지와 접목된 프로그램을 선보여 직지를 새롭게 각인시키는 기회가 되기를 시민들은 바라고 있다. 올 축제는 국제페스티벌로서 자격이 있는지 평가받는 첫 시험대이기도 하다.

직지를 어떻게 해석할까 ‘관심 집중’
에이브 로저스 주제전시 공간연출, 론 아라드 파빌리온 디자인

▲ 전시, 공연을 위해 청주를 방문할 국내외 문화예술인들

이번 축제의 주제는 ‘직지, 세상을 깨우다’이다. 가장 중요한 행사인 주제전시 주제는 ‘직지, 금빛 씨앗’. 직지가 문화의 꽃을 피운 금빛 씨앗이라는 의미이다. 주제전시 공간연출은 영국의 세계적인 인테리어 디자이너이자 설치작가인 에이브 로저스가 맡는다.

 

이 전시에는 국내외 35개 팀이 참여한다. 국내에서는 이이남·김대현·금민정 등의 작가, 해외에서는 윌리엄 켄트리지·료이치 쿠로카와 등의 작가들이 작품을 선보인다. 미디어 아티스트인 이이남은 직지와 훈민정음을 재해석한 작품을 보여주고, 일러스트레이터 김대현은 한지에 말·글·금속활자·컴퓨터 사용 등 정보혁명의 4단계를 일러스트로 표현한다.
 

공연은 유명 연사들의 독특한 강연과 다양한 퍼포먼스를 곁들이는 테드(TED) 형식으로 진행된다. 직지코리아조직위 측은 “서로 다른 분야의 전문가들이 직지를 해석해 들려줄 것이다. 랩, 마술, 연주 등 엔터테인먼트적 요소와 접목한 색다른 강연을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 웨스트민스터대 교수이자 영국우주국 연구원인 루이스 다트넬이 ‘지식: 지구 멸망후 문명을 재건하는 방법’에 대해, 세계최대 서점 아마존에서 전자책 단말기 ‘킨들’을 개발한 제이슨 머코스키가 ‘전자책의 예술과 혁신’에 대해 강연한다.
 

또 금속활자를 주제로 파빌리온을 디자인할 론 아라드는 ‘궁금증과 가능성들’이라는 주제로 그동안 한 번도 선보이지 않았던 파격적인 작품들을 보여준다. 그는 세계3대 산업디자이너로 불린다. 직지 파빌리온은 청주예술의 전당 광장에 설치되고, 축제가 끝난 후에는 청주시가 소장해 직지의 창조적 가치를 대변하는 상징물이 될 것이라고 한다. 세계적인 바이올리니스트 박지혜는 음악, 가수이자 작가인 솔비는 퍼포먼스, 식물학자 신혜우는 식물세밀화, 메가스터디 세계사 강사인 이다지와 래퍼 서출구는 공연, 일루셔니스트 이은결은 마술로 직지를 해석한다. 
 

그 외 시민추진단의 ‘1377 고려, 저잣거리’, 동서양 인쇄술이 어떻게 다른 길을 걸었는가를 살펴보는 전시, 역사·인문·서지·종교학자들의 주석을 담은 직지도서 출간 등이 있다. 동서양 인쇄술 전시는 독일 구텐베르크박물관에서 빌려온 것으로 한다. 이 참에 독일의 금속활자술과 우리나라의 금속활자술이 얼마나 다른 길을 걸어왔는지를 알게 될 것이다. 그리고 직지상 시상식과 다양한 전시, 체험, 강연 등이 마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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