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리산 케이블카사업, 이번엔 결론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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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리산 케이블카사업, 이번엔 결론날까?
  • 홍강희 기자
  • 승인 2016.08.16 2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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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은군·법주사 ‘10년째 회의만’···주지스님 바뀌고 충북도까지 3자회동 시작
道 “타당성검토용역 해보고 사업여부 결정” 환경단체 비롯 반대의견도 많아
▲ 속리산 문장대 정상

속리산 케이블카 설치사업 논의는 이미 2005년부터 시작됐다. 보은군·법주사는 오래전부터 협의해 왔으나 그간 결론을 내지 못했다. 그런데 올 3월 법주사 주지 스님이 정도스님으로 바뀌고 이 문제를 전향적으로 협의해 보자는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최근 충북도까지 참여한 3자 회담이 열리고 있다. 하지만 환경단체를 비롯한 여러 사람들의 반대 여론도 만만치 않아 어떤 결론에 도달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충북도·보은군·법주사는 케이블카 사업이 속리산 관광활성화의 필수조건이라고 보고 있다. 실제 1990년대 이전까지 학생 수학여행단이 북적대고 관광객이 넘쳐나던 속리산은 국립공원이라는 자존심이 무색할 정도로 관광객이 대폭 줄었다. 국민들의 생활수준이 높아지고 교통발달로 전국이 1일생활권이 되면서 재미있는 체험과 놀이시설 등을 겸비한 관광지가 활기를 띠었다.

 

하지만 속리산은 자연경관만 의지하고 새로운 관광상품을 만들어내는데 무관심해 과거의 명성을 잃고 말았다. 호텔급 숙박시설은 옛날 모습을 탈피하지 못했고, 식당가는 산채비빔밥 빼면 먹을 게 없고, 상인들은 불친절하고, 자연경관외에 볼 것이라곤 없다는 게 관광객들의 불만의 소리다.
 

충북도 관계자는 “관광 활성화 차원에서 속리산 인근 상인들이 케이블카 설치를 제안했다. 그렇지만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노선을 정할 것인가를 비롯한 여러 가지 문제를 놓고 충북도와 법주사간 합의가 안돼 결론을 내지 못했다. 문화재 관람료 문제도 그 중 하나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는 주지스님이 바뀐 뒤 4월부터 다시 추진하고 있다. 노선은 법주사가 충북도·보은군이 결정하는 대로 따르겠다고 했다. 우리는 우선 타당성검토용역을 해보고 사업 시행 여부를 결정할 것이다. 별 문제없이 진행돼도 빨라야 5년은 걸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보은군은 이 사업 추진을 위해 TF팀을 구성했다.
 

하지만 앞으로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케이블카 사업은 1km에 100억원이 들어갈 정도로 많은 돈이 투입된다. 전국 케이블카 대부분은 일정기간 운영후 지자체에 기부채납하는 민자유치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다만 통영미륵산 케이블카는 통영시가 설립한 통영관광개발공사, 여수해상케이블카는 제3섹터형 주식회사가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백두대간내 구간은 법적으로 무문별한 개발을 막기 위해 국가·지자체·정부출자기관만 사업을 할 수 있게 돼있다. 백두대간은 백두산에서 금강산, 설악산, 태백산, 소백산을 거쳐 지리산으로 이어지는 큰 산줄기를 말하고 속리산도 이 구간에 들어간다. 이에 대해 충북도는 민자유치방식이 가능하도록 환경부와 산림청에 규제완화를 건의하겠다고 말했다. 또 속리산 케이블카 사업은 사업타당성검토에서 수익성이 좋다는 결과가 나와야 한다.
 

케이블카 사업, 관광활성화에 도움될까?

속리산 법주사의 문화재 관람료는 태풍의 눈이다. 이는 관광활성화의 선결과제이기도 하다. 이시종 지사는 지난 4월 27일 간부회의 때 관람료를 받는 장소를 현재 위치에서 법주사 입구쪽으로 이전하는 방안을 법주사와 협의해 보라고 지시했다. 이 지사는 “속리산 초입에서 관람료를 받고 있어 법주사에 가든 안가든 누구나 입장료를 내고 있다. 이 때문에 등산객들이 관람료를 내지 않아도 되는 경북 상주 코스로 간다. 관람료가 없어지면 등산객들이 보은 쪽으로 갈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법주사 측은 법주사 경내뿐 아니라 천왕봉과 문장대로 이어지는 등산 코스에도 사적·명승이 즐비하고, 이를 관리하는데 비용이 든다며 이 제안을 수용할 수 없다는 뜻을 밝혔다. 평행선을 달리던 이 지사와 법주사는 이 지사의 유감 표명으로 일단락됐다. 이 지사는 지난 5월 19일 간부회의에서 법주사 측에 송구하다고 말해 다시 원점으로 가고 말았다. 현재는 관람료 폐지문제를 놓고 법주사와 협의중이다. 성인 1인당 법주사 문화재 관람료는 4000원. 이미 지난 2007년 국립공원 입장료가 전면 폐지됐는데 여기는 변화가 없자 관광객들의 불만이 매우 높다. 하지만 이 지사가 20여일 만에 송구하다고 말하자 실망했다는 반응들이 주를 이뤘다.

한편 청주충북환경운동연합 등 환경관련 단체는 환경파괴 때문에 이 사업을 오래전부터 반대해오고 있다. 일반인들 중에도 반대의 목소리가 높다. 이에 대해 도 관계자는 “만일 케이블카 사업을 하게 되면 속리산에 케이블카 설치를 통한 다양한 관광콘텐츠 개발을 시도할 계획이다. 그러므로 환경단체에서 반대보다는 친환경시설로 해달라는 제안을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익명의 모 인사는 “속리산 관광활성화는 거대한 시설유치로 풀 문제가 아니다. 주민들이 현 상황을 타개하겠다는 의지가 필요하다. 숙박시설을 개선하고 속리산에서만 먹을 수 있는 음식과 재미있는 체험 프로그램 개발, 친절운동, 차없는 거리를 만들고 특별한 교통수단을 개발하는 등의 시도가 급선무다. 법주사의 문화재 관람료 폐지도 반드시 필요하다”며 “케이블카는 전국적으로 너무 많고 환경파괴도 심각하다. 지자체는 작은 것을 보지 못하고 큰 것만 생각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 법주사 전경

전국 유명 관광지에 다 있는 케이블카
관광용 20개에 13군데 설치 논의 중

현재 전국적으로 많은 곳에 케이블카가 설치돼 있다. 케이블카는 관광용, 스키용, 화물용으로 구분된다. 2015년 12월 현재 한국삭도협회 등록현황에 따르면 전체 42개 중 관광용 20개, 스키용 16개, 화물용 3개, 방송용 3개 등으로 나타났다. 관광용은 서울 남산, 부산 금정산, 대구 팔공산·앞산·두류공원 등에 있다.

이 중 통영시에 설치된 미륵산 한려수도 케이블카가 가장 인기를 끌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케이블카 길이는 국내 최장 1975m로 환경파괴를 고려해 중간지구 1개소만 설치하는 친환경공법을 적용했다고 한다. 개장이후 올 4월까지 누적 방문객수 1000만명을 돌파해 연간 50억원 이상의 순이익을 내고 있다고 한다.

케이블카는 국내에 관광용으로 이미 20개가 설치되고 속리산까지 현재 13군데가 설치를 논의중이어서 더 이상 새로운 관광상품은 아니다. 자연환경 생태계 파괴가 불보듯 뻔하고 운영이 잘 안될 경우 예산낭비를 걱정해야 한다. 심원섭 국립목포대 교수는 ‘관광투자 전문가기고’에서 장단점에 대해 “케이블카 설치는 환경훼손에 비해 경제적 효과는 미미하고 운영이 안될 경우 흉물로 남아있거나 철거비용과 또 다른 훼손을 초래한다. 하지만 케이블카를 타고 단시간내에 공원의 많은 모습을 탐방할 수 있고, 경제적 파급효과와 관광객 증가로 국립공원 주변지역 경제활성화에 기여하는 장점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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