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분양 아파트 증가세, ‘경계경보’ 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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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분양 아파트 증가세, ‘경계경보’ 발동
  • 권혁상 기자
  • 승인 2016.11.02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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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9월말 4164세대, 2년전보다 3배이상 늘어나
청주 입주아파트 분양가보다 싼 ‘마이너스 피’ 등장

수도권의 미분양 아파트는 줄었지만 지방은 소폭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토교통부 자료에 따르면 9월말 기준 전국의 미분양 아파트가 전월 6만2562호에 비해 3.0%(1862호) 감소한 총 6만700호로 집계됐다. 지역별로 보면 수도권의 미분양은 1만9021호로, 전월 2만1356호와 비교해 10.9%(2335호) 감소했고 지방은 4만1679세대로 전월 4만1206세대에 비해 1.2%(473호) 증가했다.
 

충북의 미분양 아파트도 큰 폭으로 늘고 있다. 충북의 경우 4164세대로 지난 8월의 4081세대보다 2.0%인 83세대가 증가했다. 아파트 프리미엄(웃돈) 열풍이 불었던 2014년 12월말 931세대에 비해선 무려 347%나 증가한 규모다. ‘악성 미분양’으로 분류하는 ‘준공 후 미분양 주택’역시 올해 9월말 기준 389세대로 전달 대비 31세대(8.7%) 증가했다. 2년만에 미분양이 대폭 늘어난 것은 과잉공급에 따른 경계심리와 프리미엄을 노린 분양 가수요가 컸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올해 청주지역 미분양 아파트는 상반기 때까지 소폭 감소했으나 하반기 들어 신규 아파트 분양과 지역 주택조합아파트 물량이 나오면서 증가세로 돌아섰다. 지난해부터 올해 9월까지 청주지역 분양된 아파트 중 아직까지 집주인을 찾지 못한 물량은 모두 1619세대로 전체 8757세대의 18.4% 규모다.

아파트 단지별로는 △테크노폴리스 우미린 337세대 △테크노폴리스 우방아이유쉘 1차 167세대 △우방아이유쉘 2차 165세대 △테크노폴리스 푸르지오 93세대 △방서두진하트리움(조합 중 일반분양분) 210세대 △오창 센토피아 롯데캐슬(〃) 240세대 △용암 서희스타힐스(〃) 53세대 △문화동 센트럴칸타빌 156세대 △복대두진하트리움2차 137세대 △비하 대광로제비앙 1차 23세대 △대광로제비앙 2차 5세대 △방서 중흥S-클래스 11세대 △방서 GS자이 9세대 등이다.

‘H아파트 31평 1500만원 싸게 거래’

특히 프리미엄을 노린 ‘사재기’ 가수요 거품은 청주지역 일부 입주아파트의 경우 마이너스 피(fee) 현상을 초래하고 있다. 애초 프리미엄보다 더 떨어진 매물 뿐만 아니라 분양가에도 못미치는 매물이 나타나고 있다. 연말 입주를 앞둔 가마지구 H아파트는 분양가 이하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는 것. H아파트는 지상 22층~25층 총 10개 동으로 전용면적 80㎡ 300세대, 전용 84㎡ 688세대 등 선호도가 높은 중소형 단지로 설계됐다.

▲ 부동산업체가 인터넷에 올린 청주 H아파트 할인판매 광고가.

지역 부동산업계 K씨는 “최근에 H아파트 31평형을 분양가보다 1500만원 싸게 거래를 성사시켰다. 2년전 3.3㎡당 분양가가 815만원으로 적정했고 브래드 인지도가 좋아 가수요가 많이 몰렸다. 이후 아파트 분양매물이 쏟아지다보니 제때 물량처리를 못하고 입주시점에 마이너스 피까지 등장한 것이다. 단순히 분양초기 프리미엄을 얹어 구입했다가 더 낮은 가격에 되판 사례들은 몇군데 단지가 더 있다”고 말했다.

H아파트 이외에 율량2지구 제일 풍경채와 방서지구 자이아파트는 8월까지 마이너스 피 매물 광고가 인터넷에 오르내렸다. 사천 프르지오 아파트의 경우에도 당초 4.5대 1의 경쟁률로 마감했으나 최근 마이너스 피 매물거래가 이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대해 주변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제일 풍경채는 입주가 시작돼 가격안정세를 찾는 편이다. 저층과 초고층만 200~500만원 수준의 마이너스 피가 형성되고 있다. 방서 자이아파트는 급매물이 아니면 마이너스 피는 사라진 것으로 보인다. 사천 프르지오는 가수요가 너무 몰렸던 상황이고 분양가 이하 매물이 등장해 전망도 어두운 편”이라고 말했다.

청주권 이외 아파트 분양 찬서리

주택조합형 아파트도 일반분양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2500세대에 달하는 오창 센토피아 아파트의 경우 청주공항과 인접해 층고가 낮아졌고 일부 설계변경에 따른 조합원 부담금도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비행기 이착륙에 따른 인접 고층아파트 위험성이 SNS에 나돌면서 일반분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청주권을 제외한 도내 다른 지역의 아파트 시장은 한발 앞서 찬서리가 내렸다. 금융결제원 자료에 따르면 지난 9월 진천 양우내안애해오르미 아파트(270세대)가 청약자 1명을 기록했고 보은 신한헤센아파트(492세대)는 5명 청약에 그쳤다. 앞서 지난 4월에는 제천에서 740가구를 분양했던 또 다른 아파트도 청약자가 한 명도 없는 상황을 연출했다.

하지만 지난해 민간택지 아파트에 대한 분양가 상한제가 폐지되면서 지방의 미분양 물량이 급증하는데도 분양가는 오르는 역설적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는 주택의 분양가를 산정할 때 활용되는 ‘기본형 건축비’가 오른 점도 작용했다.

특히 재건축 아파트의 경우 기존 건축물 철거와 이주에 따른 비용, 개발비가 분양가에 포함돼 있어 일반 택지 분양보다 가격이 높아지게 된다. 분양가 상한제가 폐지되면서 주택사업 시행자가 분양가를 마음대로 정할 수 있게 됐고, 재건축·재개발 등 주택정비사업의 경우 조합원의 분담금을 줄이기 위해 일반 분양가를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주택조합아파트 꼭지점 찍고 내려올 일만
옥산코오롱하늘채 등 초기 조합은 성공, 일반분양 저조 추가부담 예상

주택조합아파트는 조합원에게 공급하고 난 나머지 세대를 일반분양 하는데, 세대수가 많은 조합일수록 일반분양 모집에 애를 먹고 있다. 일반분양은 조합원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비싼 가격과 조합원들이 선점하고 남은 동·호수를 선택하기 때문에 매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결국 입주시점이 오면 할인판매 등의 방식으로 처리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반면 옥산 코오롱하늘채는 중소형 1206세대를 완판하고 11월 입주를 서두르고 있다. 파격적인 조합원 분양가로 지역 주택조합 아파트의 성공사례로 손꼽히고 있다. 율량동 서희스타힐스 508세대도 입지경쟁력으로 분양부터 입주까지 성공적으로 마친 상태다.

청주시에 따르면 이미 준공된 조합 아파트는 율량 서희스타힐스 이외에 모충동 동일센타시아(240세대) 등 2곳이다. 현재 조합원을 모집하거나 인가신청, 설립인가를 취득한 조합이 20개 조합에 이르며, 공급예정 세대는 2만916세대에 달한다. 대부분 순수 조합원 모집 보다는 부동산 중계업소들과 사전결합한 조합원 모집형태를 띠고 있다. 현재 설립인가를 받은 지역주택조합은 모두 13곳(1만94세대)이며, 이중 준공 2곳(748), 착공 5곳(4629), 미착공 6곳(4717)인 것으로 나타났다.

시공중인 조합아파트는 옥산코오롱하늘채(1206세대), 오창센토피아(2500), 강내두진하트리움(359), 용암서희스타힐스(318), 금천파모스라움(246)등 총 5곳에 4629세대다. 옥산흥덕자이(2500) 등 착공하지 않은 조합아파트는 6개 조합에 4717세대다. 조합원을 모집 중인 곳은 뉴젠시티(2328), 가마지구서희(1050), 내수두진하트리움(1812), 장성동조합(2500), 동남에코시티(1005), 영운공원(817) 등이다. 최근 아파트 미분양 증가와 공급과잉 우려감이 높아지면서 신규 조합원 모집은 여의치 않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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