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아르바이트, 긍정적인 효과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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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아르바이트, 긍정적인 효과있나
  • 충청리뷰
  • 승인 2016.11.17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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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을 생각한다/ 최은희 충북연구원 연구위원
▲ 최은희 충북연구원 연구위원

식당이나 편의점을 가면 앳된 얼굴의 아르바이트생을 본다. 최근 청소년의 아르바이트는 청소년문화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만큼 경제수준, 학교유형, 성적과 관계없이 보편화되었다.

아르바이트로 인해 청소년들은 직업세계의 현실을 이해하고 책임성, 독립성, 자신감, 시간엄수, 근로태도 등을 배우지만 공부할 시간이 줄고 육체적 피로로 학교생활에 지장을 받기도 한다. 아르바이트에 대한 긍정적, 부정적 시각이 혼재한 가운데 학부모들은 내 자식이 험한 세상을 더 늦게 경험해도 된다는 마음에 공부를 하라고 권한다.

아르바이트를 한 적이 있고 또는 하고 있는 충북의 고등학생 849명(일반고 325명, 특성화고 524명)을 대상으로 그 경험을 조사하였다. 조사 결과, 고등학생들은 아르바이트의 긍정적 효과를 3.36점/5점으로 평가하였다. 긍정적 효과 중 아르바이트를 통해 ‘돈의 가치를 생각했다’가 3.71점으로 가장 높았으며, 다음으로 ‘일의 의미를 생각하게 되었다’ 3.54점으로 나타났다.

반면, 부정적인 효과는 평균 2.43점/5점으로 그리 높지 않았다. 부정적 효과는 ‘친구들과 만나는 시간이 줄어들었다’ 2.94점으로 가장 높았고, ‘수업시간에 졸거나 잤다’ 2.49점이었다. 모든 일에 양면이 존재하듯 청소년은 아르바이트를 통해 성장과 소홀을 동시에 경험하였다.

긍정적인 효과가 높아 다행이지만, 한 사람의 직장인으로서 근로환경의 변화를 체험하고 있어서인지 청소년 아르바이트가 마냥 반갑지 않다. 사회적 흐름이라면 어떻게 긍정적인 경험을 더 확대할 수 있을까? 먼저, 성인들이 꺼려하는 허드렛일을 청소년들에게 맡기고 착취하는 구조가 아니라 청소년들이 일 경험을 통해 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는 근로환경을 만들어주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청소년의 아르바이트를 바라보는 성인들의 왜곡된 시각 변화를 이끌 수 있는 인식개선과 노동관련법이 준수될 수 있도록 적극 교육하고 홍보해야 한다.

둘째, 지역사회에서 청소년의 아르바이트 정보를 제공하고 연계하는 지원체계가 필요하다. 청소년들의 아르바이트 주요 직종은 전단지돌리기, 카운터 및 서빙 등으로 학업과 연계되거나 전문성을 습득하기 어렵다. 이런 환경하에서도 청소년들이 아르바이트를 통해 긍정적인 효과를 얻을 수 있었다면, 미래의 직업과 연계된 아르바이트를 발굴하고 믿을 만한 정보를 제공한다면 그 효과는 배가될 것이다.

셋째, 청소년 고용 사업장에 대한 근로감독을 강화해야 한다. 고등학생들은 아르바이트 도중 38.6%(328명)가 재해경험을 하였고, 임금체불(99명), 초과근무수당 미지급(91명), 고용주나 고객으로부터 심한 욕설(84명)을 듣는 등 인권침해를 당한 경험도 21.4%(182명)이었다.

이러한 부당함을 호소하기 위해 권리구제기관을 이용하지만 그 절차는 청소년이 감당하기에 너무 복잡하여 중도 포기하거나, 아예 처음부터 권리구제기관 이용 없이 아르바이트를 그만두는 것으로 문제를 해결한다. 따라서 권리구제를 받아야하는 상황이 발생하기 이전 예방을 위해 철저한 근로감독을 하는 것이 더 효율적일 것이다.

넷째, 청소년 노동인권실태조사를 정례화 해야 할 것이다. 청소년의 부당한 노동경험에 대한 목소리를 듣는 것은 아르바이트 정책의 체계화를 위한 기본 요건이 될 것이다. 현재 충북은 청소년의 아르바이트에 대한 체계적인 조사가 없어 그 실태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지금까지 우리는 가정을 꾸려야 하는 중장년, 노년의 일자리에만 관심을 쏟느라 내 자식들이 어떤 환경에서 일을 하고 있는지 마음을 쓰지 못했다. 청소년들의 아르바이트라 할지라도 성인의 노동과 다르지 않다. 똑같이 귀하고 동등한 법적 보호 하에 있어야 한다. 권리를 존중받으며 일을 하고 이를 통해 올바른 세상을 경험할 수 있도록 지역사회가 여건을 만들어주자. 지금처럼 어른인 것이 더 이상 부끄럽지 않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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