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만 군수 “예산삭감 없다”…갈등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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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만 군수 “예산삭감 없다”…갈등 예고
  • 오옥균
  • 승인 2016.12.06 2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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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년동안 지속한 일” vs “벌써 그만뒀어야 할 일”

우여곡절 끝에 탄신제를 치르기는 했지만 뒷맛이 영 개운치 않다. 주최 측은 사회 분위기를 의식해 최소한의 예만 갖췄다고 자평했지만, 탄신제 자체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고 있기 때문이다. 김영만 옥천군수와 탄신제를 주관하는 단체 대표, 옥천군의 예산 지원 중단을 요구하는 시민단체 대표의 입장을 들었다. <편집자 주>

 

 

김영만 옥천군수는 탄신제 불참에 대해 “정치인은 가볍게 판단해서는 안 된다. 행정사무감사 기간과 겹친 데다 반대하는 단체의 기자회견도 예정돼 있어서 내가 참석할 경우 행사장이 더 시끄러워질 수 있어 피한 면도 있다”고 밝혔다. 탄신제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의식해 불참한 게 아니라는 것이다.

논란이 되고 있는 옥천군 예산 지원과 관련해서는 그럴 의사가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김 군수는 “아무리 모녀지간이라지만 박 대통령과 연관지어 10여년간 해온 숭모제 지원 중단을 논의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입장을 밝혔다. 그는 또 사회분위기와 관련해서도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김 군수는 “역사적인 판단은 시간을 두고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대한민국 사회는 아쉽게도 그때그때 정의를 내린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김 군수의 발언은 단호했다. 그는 상황에 따라 판단을 달리하는 정치세력을 기회주의자라고 일갈했다. 탄신제 지원에 대한 생각도 궤를 같이 한다. 탄신제 지원 여부를 놓고 치열한 공방이 예고되는 이유다.

옥천국민행동은 이번 일을 계기로 더 이상 탄신제에 옥천군의 예산이 지원되는 일이 없도록 투쟁을 진행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오대성 옥천국민행동 공동대표는 “지난 29일 탄신제에서 우리의 입장을 밝힌 후 지역사회 곳곳에서 응원의 메시지를 받았다”며 “옥천에서 박 대통령 탄핵을 요구하는 촛불집회가 두 차례 진행됐다. 1차 집회에 400여명, 2차 집회에 200여명이 참가했다. 별도의 동원없이 옥천군 내에서 진행된 집회로는 역대 최대 규모다. 시민들의 뜻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왕조시대나 어울릴 국모 운운”

그는 “탄신제는 추모제와 다르다. 군과 문화원은 부인하지만 탄신제는 박정희-육영수-박근혜로 이어지는 지지자들의 정치적 집결마당이 돼 왔다”며 “2012년 대선을 불과 20여일 앞두고 치러진 탄신제에서 당시 박근혜 후보의 사진이 버젓이 전시되기도 했다”고 말했다.

탄신제 지지자들이 연좌제까지 꺼내며 선을 긋는 것과 상반되는 이야기다. 옥천국민행동은 이제야 반대 목소리를 낸 것에 대해 반성한다는 입장도 밝혔다. 오 대표는 “진작 문제를 제기했어야 했다”며 “주민의 목소리로 저지시키지 못한 것이 결국 지금의 박근혜라는 정치적 괴물을 낳는데 일조했다. 왕조시대에나 어울릴 법한 ‘국모’ 운운하는 탄신제 지원사업은 당장 중단돼야 한다”고 말했다.

탄신제를 처음 제안한 단체는 민족중흥회 옥천지역회다. 그 결과 2000년 150만원의 예산지원을 받았고, 오늘까지 이어지고 있다. 탄신제는 수년전 문화원으로 이관됐지만 민족중흥회는 여전히 주최의 한 축이다. 군수와 군의장 불참으로 제관(종헌관)을 맡은 이창규 회장은 “반대하는 사람들을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전에는 아무 말도 안하다가 이제 와서 탄신제를 문제 삼는 것은 잘못됐다”고 탓했다. 그는 또 “박 대통령에게 일이 벌어졌으니, 우리도 이것저것 다 빼고 제례만 지냈다. 그조차도 하지 말라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그는 “자식 서이가 있는데 하나가 사고를 쳤다고 다른 자식들도 생신을 안 챙기면 안되지 않냐. 난 하던대로 계속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탄신제에 대해 옥천 육씨 종친회는 직접적인 대답을 피했다. 다만 일부 종친들은 정치인들이 육 여사를 이용하고 있다고 지적했고, 그로 인해 지금처럼 비판받는 규모의 탄신제가 됐다고 덧붙였다. 종친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육민수 옥천 육씨 지역종친회장은 탄신제의 의미를 묻는 질문에 “기자에게 아버지를 좋아하냐고 묻는 거랑 다를 바 없다”고 말했다. 당연히 탄신제를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육 회장은 “옥천군이 예산을 지원해 문화원이 제를 치러주는 것에 대해 고마울 따름”이라며 “정치적인 문제로 논란이 일고 있지만 곧 제자리로 돌아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일부 사람들이 문제를 삼는 것이다. 대다수의 사람들은 육 여사를 사랑한다. 지금도 대다수의 국민은 조용하다. 촛불을 드는 사람들은 일부일 뿐”이라고 말했다.

한편 탄신제를 주관하고 초헌관을 맡은 김승룡 옥천문화원장과 아헌관을 맡은 육대수 옥천 육씨 대종회장은 인터뷰에 응하지 않았다. 김 원장은 “함께 추진하는 분들과 이후 탄신제에 대해 논의할 기회가 있을 것이다. 제 입장을 이야기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말했다. 육 회장 또한 “언론과 인터뷰는 모두 거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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