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의 바다 청주에 ‘풍덩’ 빠지길 권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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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의 바다 청주에 ‘풍덩’ 빠지길 권함
  • 홍강희 기자
  • 승인 2017.03.07 21:46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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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호일 청주시문화산업진흥재단 사무총장
김호일 청주시문화산업진흥재단 사무총장. 사진/육성준 기자

올해 특색있는 청주공예비엔날레 열고 국립현대미술관 분관 착공

한 해의 시작은 3월이다. 누군가는 입학을 하고, 누군가는 사회에 첫 발을 내딛는다. 또 어떤 사람은 새 일을 시작하고, 어떤 사람은 먼 길을 떠난다. 김호일(61) 청주시 문화산업진흥재단 사무총장은 올해 청주시 문화예술분야 주요 내용을 결정했다.

문화예술분야는 똑같은 일이 없다. 같은 사업이라 할지라도 매년 다르다. 그런데 올해는 특히 더 많은 문화예술 이벤트가 마련된다. 김 총장을 만나 청주공예비엔날레, 국립현대미술관 청주분관, 전통공예마을, 2020년 문화도시 등에 대해 들었다. 그는 입을 열자 2시간 동안 쉬지 않고 쏟아냈다.

올해는 청주공예비엔날레가 10회째 되는 해이다. 지난 1999년 나기정 전 청주시장이 시작한 이 행사가 벌써 18년이나 됐다. 초반에는 청주가 공예와 무슨 관련이 있느냐는 말을 숱하게 들었으나 문화산업진흥재단 측은 해를 거듭하면서 이 행사가 국내외적으로 많이 알려졌고 입지를 다졌다고 자평했다.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에서 ‘국제’를 뺀 이유도 이제는 국제적 명성을 얻었고 긴 명칭에서 오는 불편함 때문이라는 것이다.

청주사람들이 만드는 공예비엔날레

김 총장이 오는 9월 13일 열리는 비엔날레를 앞두고 차별성을 부여한 것은 ‘Made in Cheongju’다. “광주비엔날레 주제가 ‘거시기 머시기’였고, 부산자갈치축제는 ‘오이소 보이소 사이소’였다. 이 단어 만큼 그 지역을 잘 표현한 말이 있을까. 지역사람들에게 공감을 주는 게 먼저다. 지금은 마을에서 세계로 가는 세상이다. 그런데 청주공예비엔날레는 장소만 청주일 뿐이지 청주사람들이 만든 게 아니고, 이에 대한 자부심도 없다. 국내외 이름있는 감독들이 행사를 만들고 끝내고 나니 그 사람의 ‘스펙’만 쌓아준 게 되더라.”

이런 문제의식에서 출발한 그는 9명의 감독을 청주 문화예술인들로, 기술감독 한 명만 외지에서 초빙했다. 감독의 분야도 공연·영상·미술·문학·건축·기술로 다양화 했다. 청주예총·민예총에서 추천·선정된 감독은 진운성·신만식·조용주(공연), 어일선·안은호(영상), 사윤택(미술), 심억수·박희선(문학), 김승근(건축), 송대규(기술) 등 10명이다.

그는 “사무총장이 된 뒤 수없이 들은 말이 ‘공예 한 분야만 70억짜리 행사를 하니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었다. 공예비엔날레를 없애자고 하는 사람들이 대부분 이런 주장을 했다. 그래서 비엔날레를 만드는 감독들을 전분야에서 모셔왔다”고 말했다. 미술분야 감독 1~2명이 모든 행사를 기획했던 과거와는 상당히 달라진 모습이다.

실제 지역 문화예술계는 그동안 공예비엔날레를 남의 일 보듯 했다. 공예이외 분야는 자신들과 관련없는 일이라 생각했고, 공예분야는 감독들에게 불만이 많았다. 김 총장은 한마디로 문화예술인 통합조차 안 된 행사였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 대목에서 많은 말을 했다. “학교에서 미술교사가 전시를 하면 음악교사가 와서 축하해 줘야 하는데 전혀 그렇지 않은 모습이었다. 공예전시장에 가야금과 거문고가 등장하면 관람객들은 더 좋아한다.”

올해 비엔날레 주제는 ‘Hands+품다’이다. 사람의 손으로부터 공예 그 이상의 것을 만들어가는 ‘Hands+’와 공예로 세계, 도시, 시민을 품는다는 의미를 합쳐 만들었다. 또 전에는 한 개 국가 작품을 보여주던 초대국가관이 10개 국가로 확대되고 세계관으로 바뀐다. 한국, 스위스, 핀란드, 독일, 일본, 영국 등이 참여한다. 김 총장은 청주공예비엔날레가 국제적으로 널리 알려져 서로 오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올해 달라지는 것 중 하나가 행사 기간동안 밤 9시까지 야간개장 한다는 점이다.

 

“욕 먹더라도 분명한 소신으로”

김 총장은 국립현대미술관 청주분관이 오는 것에 대해서도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이 미술관은 올 3월 착공해 내년 12월 개관 예정이다. 수도권 이외 지역 첫 번째 분관이 된다. 이제 “청주에 살기 때문에 문화생활 못한다”는 말을 못 할 것이라는 게 그의 말이다. 그 만큼 청주시민들의 문화갈증을 해소시켜 줄 것이라는 얘기다. 청주의 품격 또한 높아진다니 즐거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국립현대미술관 청주분관 유치는 민선5기 때인 지난 2011년 한범덕 시장과 당시 배순훈 관장 사이에 얘기가 오가면서 시작됐다. 후에 청주시와 국립현대미술관 양 측 수장이 모두 바뀌고 예산확보가 어려워지면서 한 때 흔들렸으나 우여곡절 끝에 결실을 맺었다. 청주시는 지난해 8월 27일 국립현대미술관 청주분관 건립이 확정됐다고 발표했다. 일명 미술품수장보존센터라고 불리는 청주분관에는 1만여점의 미술품이 전시·보관된다.

청주시 내수읍에 조성되는 전통공예마을은 추진 초기단계라 많은 시간이 걸린다. 여기에는 한옥 70가구와 교육·전시·편의시설이 들어서고 공예인들이 실제 거주한다. 청주시가 체육공원을 조성하려 했던 5만평 부지에 3만평 규모로 공예마을을 짓고, 나머지 2만평에 공원을 만드는 것으로 추진된다.

지난 2014년 12월 사무총장에 취임한 그는 2년 임기를 마치고 지난해 연임됐다. 중앙대 예술대 건축미술학과를 졸업하고 서울 힐튼호텔 디자인실장과 신라호텔 홍보팀에서 기획홍보 업무를 했다. 이후 미국으로 건너가 디즈니랜드, 유니버설스튜디오 등 테마파크를 설계하는 랜드마크 엔터테인먼트그룹에서 아시아부회장으로 일했다. 청주오기 전에는 거제문화예술회관장을 4년여간 역임했다. 문화예술분야로 통하기는 하지만 다양한 경력을 쌓았다.

그는 “2년간 적응기간을 거쳤고 앞으로 2년간 욕 먹더라도 분명한 소신으로 일할 것이다. 청주시가 2020년 대한민국 5대 문화도시에 선정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평소에도 소신있는 사람으로 알려진 그가 분명한 소신으로 일 하겠다니 어떻게할지 기대가 된다. 김 총장은 “문화예술을 창조하는 곳은 직장이 아니다. 미친 듯이 즐거운 곳이다. 직원들에게도 이런 점을 강조한다”며 웃었다.

평소에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소통하는 것으로 유명한 그는 “청주시민들이 하는 밴드 100개에 가입돼 있다”고 했다. 웬만한 소식은 앉아서도 알 수 있는 ‘체제’를 갖춘 것이다. 그래도 각종 공연·전시장과 문화예술인들이 모이는 장소에 거의 빠지지 않고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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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요안합니다 2017-03-08 14:38:11
http://bbs3.agora.media.daum.net/gaia/do/petition/read?bbsId=P001&articleId=200072&objCate1=1&pageIndex=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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