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청정기 의무화, 부담스러운 사립유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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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청정기 의무화, 부담스러운 사립유치원
  • 오옥균 기자
  • 승인 2017.05.26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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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하반기 연구용역 착수…실내 대기질 개선 박차
충북도 학교 보급률 21%…돌봄교실·병설유치원에 집중

대기질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이 높아진 가운데 교육부가 교실에 공기청정기 설치를 의무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교육부는 하반기에 관련 용역을 진행하고 용역결과를 바탕으로 공기청정기 의무화 등 공기청정기 운영에 대한 기준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공기청정기 의무화 소식에 민간 보육시설 운영자들은 난색을 표했다. 시설비가 만만치 않은 데다 전례로 볼 때 정부 지원도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

교육부, 실태파악 나서

도교육청이 지난 2월 도내 초등학교 259곳(병설유치원 포함)을 비롯해 도내 480개 학교를 조사한 결과 21.9%에 해당하는 105개 학교(724대)만 공기청정기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기청정기는 주로 특수학교나 초등학교 돌봄교실, 병설유치원에 집중 설치돼 있고, 일반 교실에서는 찾아보기 힘들다.

그도 그럴 것이 도교육청 차원에서 공기청정기 예산을 별도로 세운 적이 없기 때문이다. 일선 교육기관에서 보유하고 있는 공기청정기는 필요에 의해 자체 예산으로 구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앞으로도 전면적 도입은 어려울 전망이다. 고가인데다 어떤 방식으로 운영해야 실효성이 있는지 기준도 마련돼 있지 않기 때문이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교육부가 공기청정기 운영과 관련해 용역을 맡길 계획인 것으로 안다. 결과에 따라 각 교육청에 동일한 지침이 내려올 것이다. 이에 따라 운영 여부 등이 정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교육부가 실내 대기질 개선을 위한 방법으로 공기청정기 전면 도입 등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부 학생건강정책과 관계자는 “교육청별로 보유 여부 등 실태를 파악하고 있고, 어떤 형태로 설치해야 효과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지 등 공기청정기 사용과 관련해 용역을 준비 중”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시판되고 있는 제품들은 면적을 기준으로 구분하지만 이를 학교현장에 그대로 적용할 수 없다는 게 문제이다. 공기청정기에 표시된 면적은 표준사용면적이다. 표준사용면적은 ‘10분간 가동시켜 실내 먼지 입자(0.3㎛ 기준) 농도를 틀기 전 수치에서 50%까지 낮출 수 있는 최대 면적’을 말하지만 이는 가정을 기준으로 한 측정치이다. 교실의 경우 빈번한 출입이 반복되는 등 가정과 환경이 다르다. 이런 이유로 학교 실정에 맞는 기준을 세울 필요가 있다는 계 교육부의 설명이다.

교육현장에서 공기청정기를 활용하기 위한 교육부의 발걸음이 빨라지면서 민간 보육시설의 고민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 한 사립유치원 원장은 “진작부터 학부모들의 요구가 있었다. ‘성인들도 걱정되는 마당에 유치원에 공기청정기가 없는 게 말이 되느냐’식의 민원이 반복돼 견적을 내보기도 했지만 비싼 비용때문에 실행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의무화가 되면 어쨌든 설치해야 하는데 걱정”이라고 덧붙였다.

교육부 학교안전총괄과 관계자는 의무화 전망에 대해 “의무화를 논할 단계는 아니다. 초기비용이 상당히 많이 들어가기 때문에 의무화를 하더라도 우선순위를 정해 순차적으로 진행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민간 보육시설의 우려에 대해서는 “다른 시설의 경우에도 민간 보육시설에 지원한 사례가 없다. 공기청정기도 마찬가지”라고 부정적 전망을 내놨다.

교육청·지자체 차원의 도입도

공기청정기 만큼 실내 대기질 개선을 위한 중요한 시설이 공기순환장치이다. 민찬기 이노에어 대표는 “공기청정기를 가동하더라도 환기를 해주지 않으면 바깥 공기보다 공기오염이 더 심해질 수 있다”며 “순환장치를 이용해 강제적으로 실내공기를 급·배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공기순환장치는 학교보건법에 규정돼 있어 신축학교의 경우 대부분 공기순환장치가 설치돼 있다. 하지만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교육청 및 지자체가 자체적으로 공기청정기를 도입하려는 움직임도 일고 있다. 강원도교육청은 지난 22일 초등학교 돌봄교실 325곳에 일제히 공기청정기를 설치했다. 총예산은 2억 2500만원으로 교실 1개당 100만원씩 교부했다. 인천시 연수구는 지난 4월 관내 어린이집과 유치원 280곳을 대상으로 공기청정기 설치 신청을 받아 총 225곳에 공기청정기를 설치했다. 연수구는 지속적 관리를 위해 임대 방식으로 지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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