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M8 떼어내 비메모리사업 강화
상태바
SK하이닉스, M8 떼어내 비메모리사업 강화
  • 오옥균 기자
  • 승인 2017.06.01 09:2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사회, 청주1공장에 파운드리 사업 이끌 자회사 설립 결정
국내 기업들, 메모리 정점 찍고 비메모리 시장으로 눈 돌려

SK하이닉스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는 M8라인(1공장)이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대신 그 자리에는 ‘SK하이닉스시스템IC(이하 시스템IC)’가 들어오게 된다. SK하이닉스는 지난달 24일 임시이사회를 열고, M8라인(1공장)에서 담당하던 비메모리 파운드리사업부를 별도의 법인을 세워 분리하기로 결정했다. SK하이닉스의 이 같은 결정으로 1000여개의 양질의 일자리가 창출될 전망이다. 여기에 청주테크노폴리스 내 신축공장까지 가동되면 SK하이닉스는 명실상부한 청주 최대 사업장으로 우뚝 서게 될 전망이다.

SK하이닉스가 청주 1공장 M8라인을 떼어내 파운드리사업을 위한 자회사를 설립하기로 결정했다. 이로 인해 1000여개의 일자리가 생길 전망이다.

반도체 업계 지각변동 예고

SK하이닉스는 전자공시시스템을 통해 “당사 파운드리 사업의 본원적 경쟁력을 강화해 지속성장 가능한 시스템 IC 전문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신설 법인에 파운드리 사업부의 영업을 양도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는 이 회사에 3412억9550만원 어치 주식 196만주를 출자 의결했다.

SK하이닉스의 파운드리 분사 배경에는 효율적인 조직 운영과 투자, 비메모리시장 확대라는 포석이 깔려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반도체시장은 메모리와 비메모리로 나뉜다. D램과 낸드플래시로 대표되는 메모리시장은 국내기업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반면 비메모리 시장에서 우리나라는 순위권 밖에 있다.

메모리시장의 확장성은 한계에 다다른 반면 비메모리시장은 계속해서 커지고 있다. 또한 국내 기업 점유율도 낮아 성장가능성이 더욱 크다. 업계 관계자는 “사물인터넷·빅테이터 등의 등장으로 비메모리에 대한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반도체 시장을 100으로 봤을 때 비메모리의 비중이 60 이상”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비메모리 중에서도 특히 파운드리사업이 크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비메모리는 IDM과 파운드리로 나뉘는데 IDM은 설계부터 생산까지 전 과정을 취급하는 방식이고, 파운드리(foundry)는 다른 업체가 설계한 반도체를 대신 생산해주는 방식이다.

많은 업체들이 투자부담과 기술력때문에 생산공장을 직접 운영하기보다는 주문방식의 파운드리를 선호한다. 이 때문에 시장규모가 커질 것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애플도 아이폰을 직접 만들지 않는다.

2010년 파운드리시장 규모는 전체 반도체 시장의 9.5% 수준이었다. 그랬던 것이 꾸준히 증가해 지난해에는 전체 반도체 시장의 15.9%(540억 달러)로 성장했다. 2010년 이후 전체 반도체 시장은 연평균 2.1%씩 성장했다. 그 중 메모리 반도체는 연평균 1.6% 성장한 반면, 파운드리 시장은 연평균 11.4%씩 고속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삼성전자도 파운드리 강화

반면 국내 기업들은 여전히 메모리에 무게 중심을 두고 있다. 반도체시장의 호황이 지속되면서 최고의 실적을 올리고 있지만 불안감도 공존하는 게 사실이다. 그런 이유로 앞 다퉈 파운드리 사업에 눈을 돌리고 있는 것이다. SK하이닉스는 파운드리 사업 강화를 위해 자회사 설립을 결정했고, 삼성전자도 파운드리팀을 사업부로 승격시켰다.

SK하이닉스를 비롯해 삼성전자나 매그나칩 등 국내 반도체 기업들은 대부분 비메모리의 두 분야를 모두 운영하고 있다. SK하이닉스의 파운드리사업 비중은 전체 매출의 2%에 불과하다. 삼성전자는 파운드리시장에서도 4위권을 유지하고 있지만 기업 내 매출비중은 10% 수준이다.

비메모리 파운드리시장의 세계 1위 업체는 대만기업인 TSMC이다. 아이폰의 핵심 칩도 만드는 TSMC의 시장 점유율은 50.6%에 달한다. 1·2·3위 모두 파운드리 전문업체이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파운드리 사업을 육성하기 위해서는 지금과 같은 방식으로는 안 된다. 기업 내에서는 투자 우선순위에서도 밀리고, 조직 규모나 임금 수준 등에서 세계시장에서 경쟁력이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시스템IC 설립이 지역에서 관심을 모으는 이유는 일자리 창출때문이다. SK하이닉스보다는 임금 수준이 낮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중소기업과 비교할 수 없는 양질의 일자리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오는 7월 출범 예정인 시스템IC는 일단 SK하이닉스 청주공장 인력으로 시작한다. SK하이닉스는 300여명의 파운드리 엔지니어와 기술사무직 직원들을 시스템IC로 이직시키기로 노조와 합의했다. 이직 조건으로 SK하이닉스는 이들에게 위로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생산라인 노동자 900여명은 2년간 파견하는 형태로 운영한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청주테크노폴리스 M15라인이 2019년에 완공된다. M15라인 가동에 맞춰 복귀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시스템IC는 이때까지 자체 인력을 충원해야 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