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까지 있어야 ‘금상첨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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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까지 있어야 ‘금상첨화’
  • 홍강희 기자
  • 승인 2017.08.30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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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품, 한방바이오, 청소년무예 행사 등 밀려와…관람객 관심 저조 문제
공예비엔날레는 ‘청주人이 만드는’ 축제 기획, 10회 분기점 역할 잘할까
2016년 처음 열린 청주세계무예마스터십. 사진/육성준 기자

가을, 행사의 계절
외면 받는데는 이유가 있다

이제 곧 9월이 시작된다. 지난 여름은 곡식과 과일을 익히는 뜨거운 햇살보다 폭우와 수재민의 기억이 더 강했다. 수해의 아픔을 딛고 가을이 왔다. 전통적으로 가을은 수확의 계절이지만 현대사회에 와서는 행사의 계절이 됐다. 9~10월에는 충북도내에 대규모 행사가 집중돼 있다. 오송화장품·뷰티산업엑스포, 중국인유학생페스티벌, 제천국제한방바이오산업엑스포, 전국체육대회, 전국장애인체육대회, 세계청소년무예마스터십, 청주공예비엔날레 등이다.

그러나 이 행사들은 저마다 특별한 목적을 띠고 있기 때문에 일반인들이 가기에는 여느 축제처럼 편치 않을 수 있다. 그럼에도 주최측들은 일반 관람객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행사에 흥미요소를 가미하고 있다. 하지만 이 요소가 부족해 관람객들에게 외면받고 있다는 게 문제다.

대규모 행사들이 고유 목적을 달성하고 재미까지 있으면 금상첨화인데 현실적으로는 그렇지 않다. 때문에 주최측에서는 관련기관 관계자들, 학생, 공무원, 직능단체 회원 등을 동원하느라 안간힘을 쓴다. 행사를 앞두고 지자체 공무원들은 타 지역에 가서 홍보활동을 하고, 입장권을 팔기 위해 여러 방법을 동원한다. 이는 대규모 행사를 앞두고 늘 반복되는 일이다.

성격은 다르지만 최근 막을 내린 ‘청주야행’처럼 자발적인 참여자가 늘어나도록 하기 위해서는 관람객들이 원하는 행사를 만들어야 한다는 게 많은 사람들 말이다. 본 행사 외에 부대행사를 따로 기획하기는 하지만 대체로 만들기, 노래, 체험, 학술대회 등이 주를 이룬다. 이런 프로그램들이 눈길을 끌지 못하므로 다음 행사부터는 재검토해야 한다는 여론이다.
 

제천한방바이오엑스포 예산 136억여원
 

오송 화장품·뷰티산업엑스포는 2013년 오송 세계화장품·뷰티박람회 이후 치르는 행사다. 국내외 200여개 기업과 1000여명의 바이어가 참여해 K-beauty를 널리 알린다는 취지로 열린다. 여기에는 화장품을 비롯해 미용기기, 원료, 헤어, 네일, 바디제품 등이 총출동 한다. 화장품박람회 때는 일반인을 위한 행사와 마켓 등이 있었으나 이제는 기업인 위주로 진행돼 일반인들의 관심은 덜하다. 사업비 30억원이 들어가고 관람객 5만명 유치를 목표로 하고 있다.

‘한방의 재창조, 한방바이오산업으로 진화하다’라는 주제로 열리는 제천국제한방바이오산업엑스포는 제천시가 대구·전주와 함께 조선시대 3대 약령시장을 운영했다는 점에 착안해 시작됐다. 제천은 지난 2005년 약초웰빙특구로 지정됐고 백수오 황기 감초 당귀 천궁 작약 등의 약초 육성사업을 추진해오고 있다. 행사 기간 동안 전시, 학술대회, 비즈니스, 체험, 문화이벤트 등이 진행된다. 약초비누 등 각종 만들기와 한방예술마당, 향토음식경연대회 등이 있으나 특별히 눈에 띄는 행사는 없다. 그런데 사업비는 136억1500만원이나 들어가 매회 예산낭비 지적이 일고 있다.

올해 중국인유학생페스티벌의 주제는 ‘14억 중국인과 함께 하다’이다. 다양한 한류체험과 K-POP 공연, 취업박람회, 경연대회, 체육대회 등을 통해 충북과 중국이 화합하고 새로운 도약을 꿈꾸도록 한다는 것이다. 이 행사는 전국 23개 공자학원장 포럼, 한·중 총학생회장 포럼, 치맥페스티벌 등 젊은이들이 좋아할 만한 프로그램을 기획했다는 점에서 관심을 끌고 있으나 사드문제 때문에 무난히 행사를 치를 수 있을까가 관건이다. 사업비는 10억원이나 들어가 과하다는 여론이다.

그리고 세계청소년무예마스터십은 올해 처음 열린다. 진천군에는 화랑정신이 깃든 흥무대왕 김유신 탄생지와 국가대표 진천선수촌, 충북체고가 있다. ‘세계무예의 조화’라는 주제로 30개국 800여명의 선수와 임원 등이 참가한다. 합기도, 크라쉬, 무에타이 등 6개 종목 전통무예를 선보이고 경기를 통해 실력을 겨룬다. 대회 예산은 9억4500만원이 들어간다. 그러나 지난해 청주에서 개최한 세계무예마스터십이 호평을 받지 못했고, 경제성이 낮다는 이유로 2019년 개최 예정인 무예마스터십이 국제행사 승인을 받지 못해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들이 많다.
 

2015년 열린 청주공예비엔날레. 사진/육성준 기자

공예비엔날레 새로운 실험 성공할까
 

청주공예비엔날레는 청주가 현존하는 세계 最古의 금속활자본 직지를 주조한 고장이라는 점을 십분 활용해 지난 1999년 깃발을 올렸다. 중부권에 우리 고유의 삶과 멋을 계승 발전시켜 온 도요지, 한지마을, 공예촌 등이 있다는 것도 영향을 미쳤다. 공예비엔날레는 2년에 한 번 국내외 도자·금속·섬유·유리 등 공예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행사다.

올해는 9월 13일~10월 22일 제10회 공예비엔날레가 열린다. 장소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담배공장이었던 옛 청주연초제조창. 주제는 ‘Hands+ 품다’이다. 청주공예비엔날레조직위는 “사람의 손으로부터 공예 그 이상의 것을 만들어 간다는 뜻을 담은 ‘Hands+’와 지역과 세계를 포용한다는 의미의 동사 ‘품다’를 결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업비는 57억원. 국비일몰제 때문에 기존 70억원에서 13억원이 줄었다.

올해는 하나의 분기점이 되는 10번째 행사가 열리는 해이다. 이에 대해 조직위는 “‘Made in Cheongju'를 표방하고 지역예술을 이끌어가는 11인의 공동감독을 선정했고 초대국가를 9개국으로 늘렸다. 또 공예품을 사고 파는 청주공예페어·청주아트페어·거리마켓을 함께 열고, 미디어 아트와 공예의 융합을 볼 수 있는 기획전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공예비엔날레는 해가 갈수록 수준이 높아지고 있다. 청주시민들의 반응 또한 점점 뜨거워지고 있다. 그럼에도 공예는 아직도 어려운 분야이고 관계자들만의 잔치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에 대해 김호일 청주시문화산업진흥재단 사무총장은 “이번에는 청주문화를 만들기 위해 지역예술인들을 감독으로 선정했다. 시민들이 우리문화라는 자부심을 갖도록 할 것이다. 그렇게 되면 더 가깝게 느낄 것”이라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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