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테크노폴리스, 집단소송 해야할 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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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테크노폴리스, 집단소송 해야할 판
  • 충청리뷰
  • 승인 2019.03.13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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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덕현 발행인

충청리뷰가 청주테크노폴리스(이하 테크노폴리스)에 대한 기사를 연속으로 기획하는 이유는 다름이 아니다. 취재가 거듭될 수록 상식을 깨는 일들이 하나 둘이 아니기 때문이다. 테크노폴리스는 지금까지 지역을 대표하는 공공사업으로 치부되며 말 그대로 큰 외풍을 타지 않고 순조롭게만 추진되어 왔다. 일부주민들의 반발은 있었지만 그렇다고 사업 자체를 압박할 상황은 아니었다.

그러다가 SK하이닉스 M15로 상징되는 2차 확장사업과 관련된 주민반발이 예사롭지 않자 취재에 임하게 됐고 곧이어 매장문화재의 처리에 관한 현지 여론 또한 정상이 아님을 알게 된다. 이 때부터 본격적으로 테크노폴리스 사업을 들여다 보기 시작한 것이다. 약 한달여 정도의 취재과정을 통해 얻은 한 가지 확실한 결론은 그 규모가 엄청난 사업임에도 불구, 공공사업이라는 취지가 무색하게 투명성과 객관성이 결여돼도 너무 지나쳤다는 것이다.

본보는 지난 1057호(2019. 2. 15)를 통해 <청주테크노폴리스 조성, 투기꾼만 좋아>라는 기획기사를 냈다. 명색이 지역발전을 견인하겠다는 공적 사업에 이같은 누명(?)을 씌우기가 쉽지 않았지만 분명한 이유가 있었다. 개발 현장에서 으레 벌어지는 보상을 노리는 건축행위 이른바 ‘벌집’과 ‘깡통주택’에서부터 그 심각성이 드러난 것이다. 어느정도 예단은 했지만 이 것들의 주인들이 거의 100% 부동산 투기업자들이라는 현실에 할 말을 잊었다. 본보 취재진이 확인한 것만 해도 대략 60여개 투기세력들이 이미 침투해 있는 상태다.

취재가 계속되면서 가장 민감한 이들은 역시 전문 투기세력들이다. 사람들을 동원해 본보의 취재가 언제까지, 또 어떻게 진행될 것인지 탐문하기도 했다. 청주시는 법에 하자가 없어 허가를 내줄 수밖에 없다고 강변하지만 정작 취재진이 떨칠 수 없는 것은 행정과 투기꾼들 사이의 유착 의혹이다. 기회가 되면 추적을 거쳐 이들의 명단을 공개할 것이다.

이렇듯 대량으로 그것도 보란 듯이 투기행위를 하고 있으니 사회정의는 고사하고 사회적 상식까지를 그들은 너무 우습게 보는 것 같다. 청주시 퇴직공무원은 문화재 조사의 편의를 봐달라는 청탁을 받고 토지주로부터 1000만원의 뇌물을 받았다. 테크노폴리스의 매장문화재 문제는 이 것 한 가지 사례만으로도 모든 걸 대변한다.

테크노폴리스 1,2차 사업부지에선 엄청난 유물들이 쏟아졌다. 고대유물이 한 곳에서 이렇듯 총체적으로 출토된 적도 없다고 학자들은 말한다. 설령 이 말이 과장됐다 하더라도 고대유물이대량으로 발굴됐다는 한 가지 사실만으로도 이 것들의 의미를 축소하는 데에 급급한 사업주체측과 청주시는 할 말이 없다. 고대유물의 경우 하찮게 보이는 석기와 토기 하나가 세계사를 다시 쓰게 한 사례를 그들은 애써 외면하고 있는 것이다.

남들은 없는 역사도 만들어가며 나라와 지역의 정체성을 가꿔가고 있건만 지금 청주에선 휘황찬란한 고대사가 아파트와 공장에 깔려 사라질 판이다. 이들 유물과 유적지가 훼손되고 천대받는 안타까운 현실에 가슴을 쥐어뜯으면서도 각종 문화재 관련 사업에서 행정기관과 용역관계로 얽힐 수밖에 없는 학자들이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도 한심하기 그지없다.

테크노폴리스는 1차에서 약 3000여억원의 PF 자금을 확보하고 사업을 추진해 이미 이를 다 변제하고 현재 추진중인 3차 사업과 관련해선 또 2조원대 규모의 PF대출을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회계상으로는 2016년부터 수익을 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지만 테크노폴리스측은 수익의 규모와 배당을 묻는 자료요구에 불응하고 있다. 20% 지분의 청주시조차 “단 한 푼도 받은게 없다”고만 한다.

다른 주주참여사들도 지금까지 이익배당금이 하나도 없다고 약속이나 한 듯 합창하고 있다. 주민들로부터 공시지가로 수용하는 땅값과 산단조성후 이를 되파는 분양가의 엄청난 차액을 감안하면 분명 천문학적인 돈이 흐르고 있을 텐데 과연 이 돈이 어떻게, 또 어느 곳으로 오가는지도 지금으로선 알 수가 없다. 테크노폴리스가 진정 공공사업이라면 이런 문제는 누가 요구하기 전에 알아서 공개해야 하는 게 관련 법에 맞는데도 말이다.

계획대로 테크노폴리스가 완료되고 북청주역이 신설된다면 지금까지 거의 100년동안 청주를 대표하던 ‘청주역’은 단순 화물만 취급하는 껍데기 역으로 전락하게 된다. 그런데도 공론화는커녕 이런 사실 자체를 시민들은 까맣게 모른다. 충북선고속화 사업으로 이시종지사와 도내 북부권 도민들이 현재 제천역 패싱을 놓고 난리를 피우는 걸 감안하면 이 또한 그냥 흘러넘길 사안이 아니다.

테크노폴리스가 3차사업까지 완료하면 전체 면적은 무려 98만평이나 된다. 그런데 이 곳서 배출되는 오폐수는 기존 청주산단의 오폐수처리장으로 펌핑해 처리하는 것으로 환경영향평가를 통과했다고 한다. 청주산단 오폐수처리장은 2년전 기습폭우에 넘치면서 이른바 ‘똥물 난리’를 피운 전력으로 증설 혹은 이전 논란을 빚은 시설이다. 오폐수 처리량이 배보다 배꼽으로 커지는 상황에서 과연 이게 맞는 발상인지도 전문가들이 한 번 냉정히 따져 볼 일이다. 사실상 테크노폴리스는 입지상 도심권의 기존 청주산단을 확장하는 꼴이라서 지금처럼 마구잡이로 면적을 넓히는 것은 그 자체가 큰 문제다. 앞으로는 미세먼지 최악의 도시를 넘어 죽은도시가 되지 말라는 법도 없다.

산업단지를 한 번에 구획하지 못하고 차 수로 나눠 시행하며 대책없이 면적을 넓혀가는 사례는 전국에서도 드물다. 그것도 3차라면 문제는 더 커진다. 개발계획 자체가 불신을 받을 수밖에 없다. 어느 땅은 단지에 포함됐다 빠졌다를 반복했다.

1차에서 쫓겨난 주민들이 이웃 동네로 옮겨 새집을 짓거나 얻어 마음 추스르고 살려다가 이중 50여가구나 3차 사업으로 또 땅이 수용당했다. 재차 삶의 터를 잃게 된 그들이 흘리는 눈물은 “법에 하자가 없다”며 밀어붙이는 행정 앞에서 지금은 피눈물로 솟구치고 있다. 한 주민은 이렇게까지 통곡한다. “주민들의 90%가 70~80대 이상 고령이라고 해서 우리를 너무 같잖게 보고 있다.”

이 분의 말은 하나도 틀리지 않다. 청주시장을 비롯한 책임자들이 현장을 찾았다는 소식은 아직 들리지 않는다. 공장 유치한다고 똑같은 주민을 두 번씩이나 강제로 내쫓는 현실에서 과연 민주주의는 무엇이고, 지방자치는 무엇인지를 되묻지 않을 수 없다. 우리나라 헌법이 최고 가치로 보장하는 ‘국민의 행복권’을 이런 식으로 침해한다면 이제부턴 집단소송이라도 벌여야할 판이다. 시민단체와 수사당국도 더 코를 들이밀고 들여다봐야 할 때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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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곡동 주민 2019-04-03 17:33:07
원주민에게 헐값으로 산 땅으로

비싸게 팔아 먹은 그 수익금을

무엇이 구리길래 공개를 안한다 말이냐?

내곡동 주민 2019-04-03 17:27:46
만약 저들이 거부한다면

메이저 방송사에 이런일들이 일어나고

있음을 전달해야한다

농민에게 땅은 생명과도 같은것인데


과연 저들은 누구를 위해 땅을 강제 수용

하려 하는것인지?

내곡동 주민 2019-04-03 17:23:21
청주 테크노폴리스가 원주민에게 얼마에
매입해서 얼마에 다시 매매했고
그 이익금은 어떻게 쓰여졌는지 투명하게
공개 되어야 한다

2019-03-17 13:38:16
평소엔 관심도 없다가 백제유물 핑계삼아 어떻게든 개발을 까내리네. 북청주역 완공되면 당연히 청주83만시민 모두한테 좋은일이고 기존 청주역은 충주제천 출퇴근하는 몇몇 교사, 공무원들 말고는 이용하는 사람도 없는거 청주시민이면 누구나 다 알고있다. 심지어 청주에서 10년이상 산 사람도 청주역 어딨는지 모르는 사람많아. 근데 그걸 문제삼는다고? 그리고 백제유물은 버리겠더는것도 아니고 박물관에 기증하고 유적지는 개발안하고 시에 기부한다는데 뭘 더 어떻게하라고? 충청일보 지금부터 안볼거고 어차피 공신력도 떨어지는 일간지 앞으로도 무시함.

아... 진짜 왜들 저러지??? 2019-03-15 20:53:49
아니 이렇게 많은 유물이 발견된건 처음이라잖아 그리고 백제시대 유적은 청주가 본고장이나 마찬가지인데 이걸 묻어버리라고? 참... 그 기자분이 과장해서 말했다 해도 그만큼 그동안 발견된 것들 보다 가장 대량으로 발견됐다는 뜻인데... 그리고 유적이 아무 땅이나 판다고 나오는 흔한 쓰레기도 아니고 몇 1000년 이상의 기록이나 생활 모습과정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유물들인데 저렇게 똥 보듯이 그냥 갈아 없으라고 하는지 이해가 정말 안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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