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천 연곡리 석비(石碑)와 문백 농다리
상태바
진천 연곡리 석비(石碑)와 문백 농다리
  • 김천수 기자
  • 승인 2019.05.30 10:2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천수 충주·진천·음성 취재국장

충북 진천군이 ‘연곡리 석비(石碑)’에 대한 정밀실측에 나선다고 한다. 진천읍 연곡리 485-5(김유신길 641)에 위치한 이 석비는 비문(碑文)이 없어 일명 백비(白碑)로 더 유명하다.

이 연곡리 백비는 초평면 두타산 자락에 위치한 영수사 영산회괘불탱과 함께 진천군에 보존돼 있는 국가지정문화재 보물 2개 중 하나다.

진천군은 지난 5월 24일 과업명 ‘진천 연곡리 석비 정밀실측 조사 및 보고서 발간 용역(보물 제404호. 1964. 9. 3. 지정)’ 공고를 실시했다.

공고에선 과업의 목적으로 ‘석비의 실측조사를 통해 사용된 부재, 축조기법 등을 확인하고, 연혁 등에 대하여 고증 및 전문가 자문을 통하여 상세히 조사·기록하여 전산화 된 자료를 보존함으로써 자연재난 및 화재 등 유사시 복원자료, 당해 문화재 보수·정비, 문화재 정책수립 자료로 활용하고, 국민들에게 문화재 공개 및 학술연구 자료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한다.’고 길게 밝혔다.

사업비는 3000만원이며 과업기간은 착수일로부터 150일이다. 연곡리 석비는 고려초기에 세워졌으며, 높이 3.6m(전장), 가로 0.8m, 세로 0.6m 규모다. 재료는 화강암이다.

상세하게는 거북받침(龜趺) 위에 비몸(碑身)을 세우고 비머리를 얹은 일반형 석비로 비문이 없어 일명 백비라고 불려 더욱 유명한 비석이다. 거북 모양의 받침돌은 얼굴면이 손상되어 말머리같이 되었으며 앞 발톱이 파손되었다. 등 무늬(龜甲紋)는 정교하게 조각되어 단아한 느낌을 주고 비몸을 받치는 받침부분의 연꽃무늬는 잎이 작으면서도 양감이 있어 아름다운 느낌을 준다.

비머리에는 아홉마리의 용이 여의주를 물려고 하는 모습을 사실적으로 조각하였다. 거북모양 받침돌의 머리 형태와 비의 규모에 비해 얇은 몸, 옆으로 긴 네모꼴의 비머리형태 등 고려 초기 특징을 지니고 있다. 건립 연대나 양식상 월광사 원랑선사비와 비교되는 작품이다.

늦은 감이 있지만 진천군이 국가 보물인 연곡리 석비에 대한 정밀실측을 통해 그 객관적 가치와 보존상태 등을 평가하려 한다니 다행이다. 이번 기회에 여러 궁금증이 풀리길 기대한다.

아울러 진천 농다리(鎭川 籠橋)에 대한 정밀실측도 주문하고 싶다. 진천군 문백면 구곡리 601-32에 위치한 농다리는 지방지정 유형문화재로 매년 축제가 개최되고 편의 시설들이 들어서면서 평소에도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이다. 진천군은 향후 2년간 100억원의 예산을 들여 편의 시설 등을 설치할 계획임을 밝혔다.

그러나 농다리의 건립 경위나 연대 등에 대한 학술적, 전문적 판단이 정립되지 않아 ‘천년의 신비’라는 말에 객관적 의문이 나오는 게 현실이다. 이참에 농다리에 대한 정밀실측 조사 용역도 추진하는 게 옳다고 본다.

지난 5월 24부터 26일까지 이 곳에선 ‘천년의 발자취! 농다리에 반하다’라는 주제로 농다리 축제가 열렸다. 명성에 걸맞게 그것을 뒷받침할 객관적이고 전문적인 자료가 축적되길 기대한다. 덧붙여서 용역 결과가 나오면 학술 토론회를 마련해 군민들의 관심도 높여주길 기대한다. 연곡리 석비 또한 마찬가지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