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오는 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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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오는 강
  • 김학성
  • 승인 2004.12.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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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 달래강 수달 서식지 조사를 마치며
2004년 12월 27일
시절은 동지를 지나 한겨울인데 달래강은 종종 걸음의 세월처럼 얼지도 않고 잘도 흘러간다. 할아버지에 할아버지가 이 달냇가에 자리를 잡고 수 백년, 그리고 내가 태어나 물장난 치며 자라나 사랑하는 이를 만나 가정을 이루고 맑은 물로 농사지어 아이들을 키우며 60여년.......

   
▲ 지난 여름 달래강변에서 수서곤충을 탐사하던 모습
삼 년전 충북환경운동연합에서 달래강 영상물 제작을 하며 생태계의 파괴로 죽어가는 강을 보며 그것을 담아내지 못하는 우리의 어설픔, 나약함, 안타까움을 지울 수 없었기에 올해 다시 달래강의 수환경과 수달서식조사를 위하여 천왕봉에서 충주 탄금대까지 125km를 몇 번이고 오르내렸다.
비교해보면 지난 이 년전이 참으로 오랜 옛날 같았다.
수없이 파헤쳐지고 막히고 좁혀지는 실개천에서부터 시내와 강.

우리는 흔히 흘러간 물은 물레방아를 돌리지 못한다고 한다.
그러나 강에 서서보면 강은 돌아가고 돌아온다.
구불구불 가깝게는 작은 산모롱이를 돌아가고, 멀리는 샘물이 도랑이 되고 개울이 강물이 되고 바다가 구름이 되고 빗물이 다시 샘물이 되고 때론 억겁을 돌아도 강물은 꼭 다시 돌아온다. 그렇게 다시 돌아와선 뒤에 오는 사람들 아니 모든 생명체들의 생명수가 된다.

   
▲ 우리의 후손들도 이모습을 볼 수 있었으면...

예부터 맛이 달아 달천 하였다던 물맛도 수달이 많이 살아 수달내라 하였던 모습도 우리 후손들도 보았으면 좋겠다.
그러기에 내년에도 아직 살펴보지 못한 달천의 모든 지천을 가보고 싶다.
그리고 그 길을 함께 갈 사람들이 더욱더욱 많아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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