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지역주의 인물론, 바람론 대혼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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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지역주의 인물론, 바람론 대혼전
  • 충청리뷰
  • 승인 2002.05.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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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원군 선거

도내 시장·군수 선거구 가운데 후보자 경선과정부터 혼전에 혼전을 거듭한 곳이 바로 청원군이다. 한나라당 후보로 선출된 김병국군의원이 돌연 사퇴한 데 이어 경선불복후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던 박노철도의원마저 중도포기해 그 배경을 놓고 억측이 분분했다.
결국 경선에도 참여하지 않았던 차주영 전 충북도 기획조정실장이 한나라당 후보로 최종 결정됐다. 민주당은 청원지구당 조직책 자리를 놓고 현 홍익표위원장과 마지막까지 대결했던 최창호 전 위원장직무대행이 군수후보로 확정됐다. 자민련은 예상을 깨고 총선에 2회 연속 석패(?)한 오효진 지구당위원장이 출사표를 던졌다. 이밖에 이민희 전 도의원과 김창기 전 농촌지도소장이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오효진후보 25% 1위
지난 22일 청주MBC 여론조사 보도에 따르면 자민련 오효진후보 25.5%, 한나라당 차주영후보 15.5%, 민주당 최창호후보 4.7%, 무소속 이민희후보 1.7%, 무소속 김창기후보 1.6% 순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결과로 볼때 향후 청원군수 선거전은 2강·1중·2약구도로 전개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지율이 10%대 미만으로 조사된 세후보의 경우 바람을 일으킬만한 특별한 소재가 없다는 점에서 양자대결로 압축해 볼 수 있다.
자민련 오후보는 총선 연속출마에 따른 인지도가 높은데다, 신경식의원에게 근소한 표차로 졌다는 유권자 동정론이 지지로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국회의원 선거에서 갑자기 군수선거로 말을 바꿔탄 명분과 지방행정에 대한 경험부족 등이 상대후보의 공격대상이 되고 있다.
차후보 지지율 서서히 상승
한나라당 차후보는 신경식의원의 조직기반 가동과 정당지지도 상승에 따라 지지율을 서서히 높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고위관료 출신인 차후보가 대중정치의 선거판에 어떻게 적응하느냐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농촌지역인 청원군은 후보자 개인의 캐릭터가 큰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에 각 후보들이 ‘친근한’ 이미지를 심기에 주력하고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 최후보는 신경식의원이 민자당 지구당위원장을 맡았을 당시 수석부위원장을 지내는등 신의원 후원자로 활동했었다. 하지만 과거 도의원선거 출마과정에서 인간관계에 금이가 결별한 뒤 민주당에 입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후보는 민주평통자문위원, 바르게살기운동 청원군협의회장을 맡는등 20여년간 정치적 포부를 키워왔으나 지난해 민주당 청원지구당 조직책 선정에 낙마하는 등 기회를 잡지 못했었다.

인물론·바람론이 변수
청원군수 선거판세에 영향을 미칠 주요변수로는 소지역주의와 인물론 대 바람론을 들 수 있다. 역대 총선·군수선거에서 후보자 출신지별 표쏠림 현상이 두드러졌고 상대적으로 선거인수가 많은 내수·북이면등 북부지역에서 당락이 결정되는 경우가 많았다. 청원군은 9만2203명의 유권자 가운데 옥산, 북이, 내수, 오창 등 6개 지역의 유권자가 5만명, 나머지 8개 면지역에서 4만명을 차지하고 있다. 후보자별 출신지를 보면 현도면의 오효진후보가 인접한 부용, 남일, 남이와 옥산면을 우세지역으로 꼽고 있다. 한나라당 차주용후보는 문의 출신으로 당조직을 통해 북부지역 공략에 공을 들이고 있다. 오근장동 출신인 민주당 최창호후보는 내덕동 5거리에 선거사무실을 내고 오창, 북이, 내수면을 집중공략하고 있다. 지구당 홍익표위원장의 출신지역인 미원면도 전략지역으로 꼽고 있다. 무소속 이민희후보는 남일면 출신이고 무소속 김창기후보는 낭성면 출신으로 지역연고가 약한 편이다.
청원군수 선거전을 2파전으로 압축하면 한나라당 차후보의 ‘정당바람’과 자민련 오후보의 ‘인물론’의 격돌이 예상된다. 정당지지도에서 월등히 앞서는 제1야당 한나라당의 여세를 몰아 후보지지세를 확산시킬 수 있다는 것이 차후보 진영의 판단이다. 특히 차후보가 행정경험이 풍부한 직업관료로 안정적 군정수행을 위해서는 ‘아마추어가 아닌 프로에게 맡겨야 한다’는 논리를 전파시킨다는 전략이다. 차후보 홍보담당자는 “자민련 오후보의 인지도가 월등히 높은 상황에서 초반 지지율이 오차범위내에서 다소 떨어지는 것은 개의치 않는다. 오히려 인지도에 비해 지지도가 25%에 머물고 있는 오후보측이 불안할 것이다. 이제 선거운동이 시작되면 그쪽은 탄력이 갈수록 떨어지고 우리는 가속도가 붙을 수밖에 없다. 행정경험이 없는 전임 변종석군수가 실정을 하고 구속수감되는 것을 지켜본 군민들이 이젠 행정전문가에게 청원군정을 맡겨야 한다는데 공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여론조사 1위를 고수하고 있는 자민련 오후보는 총선에서 375표(15대)와 16표(16대) 차이로 연거푸 고배를 마시면서 지지자들의 안타까운 동정심을 자아냈다. 이런 상황에서 앞으로 2년 뒤 총선에서 신경식의원이 아닌 새로운 상대와 맞닥뜨리기 보다는 뚜렷한 주자가 없는 청원군수 선거에서 교두보를 구축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2차례 총선 석패를 통해 ‘안타까운 인물’이라는 동정론이 확산된 가운데 이미 검증된 ‘인물론’을 내세워 한나라당의 바람을 차단하겠다는 전략이다. 오후보 진영측은 “오랜 언론인 생활을 통해 사회 각 방면에 대한 다양한 경험을 갖고 있고 새 정부출범직후 국무총리 공보실장을 맡아 행정전반을 파악하는 안목을 갖게됐다. 합리적이고 개혁적인 행정마인드를 가진 오후보야말로 초정스파텔 사건등으로 위기에 처한 청원군정을 책임질 적임자”라고 주장했다.
/ 권혁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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