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나 ‘메이저 퀸’등극 우연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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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나 ‘메이저 퀸’등극 우연이 아니다
  • 이형모 기자
  • 승인 2005.07.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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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형모 경제부 차장
   
무명에서 두 번의 준우승으로 준비된 스타로 평가됐던 이마나가 미국 여자프로골프(LPGA)투어 BMO캐나디언오픈 경기에서 9언더파 279타로 ‘메이저 퀸’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상당고 동창생 김주연이 LPGA에서 우승한지 3주만에 또다시 전해온 낭보가 아닐수 없다.

이미나는 이번 우승으로 19만500달러를 더해 상금랭킹에서도 7위로 껑충 뛰어 올랐다. 선두 재니스 무디에 3타 뒤진 공동 5위로 최종 라운데 나서 끈질긴 추격끝에 2위와 1타차의 대 역전극을 펼치며 일약 그린의 신데렐라로 떠올랐다. 그린의 신데렐라는 운만으로 이루어진게 아니다. 메이저 퀸의 영예뒤에는 고된 훈련의 땀방울이 베어 있었기에 가능했다. 물론 부모의 헌신적인 뒷바라지가 있었음은 충분히 짐작이 가고도 남는다.

넉넉하지 못한 집안에서 그녀를 뒷바라지 해온 아버지 이명우씨의 헌신적인 얘기는 듣는 이의 가슴을 뭉클하게 만들기에 충분하다. 상당고 이봉환 전 감독은 “사업 실패로 돈이 모자라 시합때 자장면으로 허기진 배를 채우면서도 이미나 선수만은 클럽하우스에서 밥을 먹였고 캐디에 감독까지 안해 본 역할이 없다”는 뒷 이야기는 어찌보면 당연할 수도 있지만 누구나 쉽게 할 수 없는 감동적인 얘기다.

매달 미국 생활에 필요한 돈을 보내기도 벅차 차까지 팔아 생활비로 보냈다고 한다. 지난 5월 코닝클래식 경기때도 돈을 마련하기 위해 귀국했다가 딸의 준우승 경기를 보지 못했다고 한다.

2003년 프로로 전향해 그 해 8월 아워스몰인비테이셔널에서 프로 첫 우승을 따냈고 SK엔크린여자골프, 우리증권여자골프대회 등에서 잇따라 우승해 다승왕과 상금왕을 차지했다. 지난해 LPGA 2부투어를 노크했지만 미국 데뷔는 만만치 않았다.

14개 대회에 출전해 ‘톱10’만 두 차례 입상할 정도로 성적은 초라했다. 상금 순위도 23위로 기대에 못미쳤다. Q스쿨(LPGA 출전 자격시험) 재수 끝에 LPGA투어 출전권을 얻기는 했지만 첫 시즌인 올해 데뷔전에서 공동 69위에 그치기도 했다. 이어 4차례나 연속 컷오프되는 좌절도 맛봤다.

지난 5월 사이베이스클래식에서 공동 20위에 오른뒤 다음 대회인 코닝클래식에서 준우승을 차지하고 매치플레이 대회에서 또다시 준우승하면서 새로운 강자로 급부상했다.

이번 BMO캐나디언오픈 우승은 그녀의 성실함이 만들어낸 결과로 봐야 한다. 다른 선수들에 비해 골프 입문이 늦어 고교 시절에는 단짝 친구인 김주연 선수의 그늘에 가려 빛을 보지 못했다. 이쯤되면 몇 번쯤은 포기도 생각했음직 하다.

그런데 포기를 선택하는 대신 자신만의 장점을 살려 나갔다. 재능보다 타고난 성실함과 끈기다. 상당고 이봉환 전 감독은 “남들보다 늦게 시작해 기술이 부족했지만 소처럼 묵묵히 연습만 했다”고 그녀의 성실함을 지금도 기억하고 있었다. 지난 5월 크닝클래식에서 준우승을 하며 첫 10위권에 들었다.

지난 4일에는 HSBC여자 월드매치플레이챔피언십에서 아쉬운 준우승에 머물렀지만 이번 BMO캐나디언오픈 우승으로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힘든 고난과 역경을 이겨내고 마침내 일궈낸 불굴의 정신. 오늘을 사는 청소년들에게 귀감이 되고도 남는다. 이런 열정을 이어 받아 제2,3의 이미나 선수가 충북에서 다시 배출되기는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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