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청원 통합 바로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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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충북인뉴스
  • 승인 2005.08.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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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덕현 편집국장

청주 청원통합 논란이 점입가경이다. 그 재미의 백미는 충북도가 당사자인 청주 청원이 아닌 다른 시·군을 상대로 통합에 따른 여론조사를 한 것이다. 도의회의 부탁으로 했다고는 하지만 이런 기상천외한 발상이 놀랍기만 하다. 청주 청원통합이 충북 전체에서 차지하는 의미가 크기 때문이라는 변명이 일견 그럴듯해 보이지만 이거야 말로 잔머리의 극치밖에 안된다.

앞으로 충북도가 무슨 시책을 펴면서 꼭 그렇게 사돈의 팔촌까지 두루두루 묻는지 지켜 볼 일이다. 다행이 타 시·군의 여론조사가 정말 놀랍(!)게도 64.9%라는 압도적 찬성으로 나와 충북도는 물론 통합에 반대하는 도의회와 청원군의회의 코를 납작하게 만들었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원종지사와 충북도는 처음부터 청주 청원통합을 원하지 않았다. 상급기관으로서 앞으로 위상과 입지를 고려한다면 그럴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는 이걸 탓하는 게 아니다. 결코 통합을 원치 않으면서도 마치 집안의 좌장격으로 지원이나 하는 것처럼 위장술을 편 것을 혐오하는 것이다. 차라리 충북도가 처음부터 솔직하게 통합반대를 외쳤다면 지금의 논란은 훨씬 생산적일 수 있다.

민주사회에선 한가지 사안을 놓고 어차피 의견은 엇갈린다. 이런 점에서 청원군의회와 일부 이장단의 반대목소리는 자연스럽다. 지금의 청주 청원통합논의는 잘못돼도 크게 잘못됐다. 물론 겉과 속이 다른 충북도 때문이다. 만약 이해 당사자들이 찬·반 입장을 분명히 했다면 궁극적인 쟁점은 ‘통합의 좋고 나쁨’이 됐을 것이다.

그런데 엉뚱하게도 무슨 절차니, 시간이니, 법적인 문제니 하는 것들이 마치 통합의 숙명적 과제인냥 호도됐다. 이런 사안들은 극히 지엽적인 문제다. 청원군이 청주시를 빙 둘러싸고 있는 전국 유일의 기형적 행정구조에 대한 얘기는 지금까지 통합논란에 끼이지도 못했다. 이런 모순을 고쳐 경쟁력 있는 도시를 만들자는 것인데 충북도와 도의회는 ‘끗발’만 내세우며 발목을 잡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통합 당사자인 주민들의 의사이고, 여론조사에서 확인됐듯이 찬성이 대세라면 행정기관과 지방의회는 이에 따르면 그만이다. 그런데도 충북도와 도의회, 청원군의회는 마치 자신들의 의사가 민심인냥 치부하고 있다. 만약 청주 청원통합이 무산되면 우리 충북은 양 자치단체가 합의하고도 통합을 못한, 전대미문의 기록을 한가지 남기게 된다.

선출직들이 민의, 민심을 거스르면 결과는 뻔하다. 냉혹한 응징만이 기다릴 뿐이다. 이미 청주 청원 주민들은 물론 전체 도민들의 뜻이 어디에 있는지 분명히 나왔는데도 이렇게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면 어쩌자는 건가. 그러고도 내년 지방선거에서 살아 남는다고 착각한다? 참으로 가증스럽다. 언론도 문제다. 돌출적인 문제가 터질 때마다 찬성과 반대를 왔다갔다해서야 제대로된 여론을 만들 수 없다.

적어도 지난 10년을 썩혀 온 청주 청원통합에 대해서 만큼은 찬성이면 찬성, 반대면 반대 분명하게 한쪽을 택해야 한다. 뭐가 옳고 그른지는 이미 다 알려지지 않았나. 특정인 몇 명이 목소리를 높인다고 해서 좌우될 사안이 결코 아니다. 고비마다 역사를 그르친 최대 원흉은 겉과 속이 다른 회색분자들이다. 나치 부역자와 친일파가 그렇다. 이런 회색분자들 때문에 지금까지 청주 청원통합이 헷갈린 것이다.

이젠 정말 때가 됐다. 하루빨리 주민투표에 붙여 그 결과에 따라 정리하면 그만이다. 만약 반대가 많아 통합이 무산된다고 해도 더 이상 이 문제를 거론하지 말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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