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광수 회장의 오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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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광수 회장의 오류
  • 충북인뉴스
  • 승인 2005.08.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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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승 환(전 충청일보 대책위 대표)
   
임광수 회장은 충청일보 문제에 자신이 어떤 오류가 있는지 전혀 모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자신의 관점에서 분노하면서 충청일보 사태와 사건을 대하고 있음이 그것을 증명한다. 공과(功過)가 있지만 60여년 역사를 가진 충북의 대표적인 언론인 충청일보를 폐간, 폐업, 청산한 것은 역사가 기록할 사건이다. 그것도 위장폐업이라는 점에서 충북의 정신을 훼손한 참으로 부끄러운 사건이었다. 이 중차대한 사건에서 임광수 회장은 실질 사업주이면서 최종 결정권자로 중대한 오류를 범했다.

임광수 회장 등 경영주체는 노조와의 합의를 통하여 충청일보의 폐간, 폐업, 청산을 피했어야 했다. 쟁의가 심화되자 기다렸다는 듯이 일사천리로 폐업에 이른 것은 항간(巷間)에 알려진 것과 같이 임광수 회장의 복수, 응징의 행위라고 해야 할 것이다.

충청일보 사건의 피고인 김승환이 일관되게 주장하는 것은 <충청일보의 폐간과 청산은 노조를 탄압하고 파멸시키기 위한 경영진 임광수 회장 등의 위장된 법적 절차다>라는 것이다. 경영진은 법과 절차를 잘 지켰다고 항변(抗辯)하고 있다. 그렇게 주장할 수도 있다. 하지만 법적인 절차를 지켜서 폐간과 청산을 했다고 하더라도 그 목적이 노조를 파멸시키기 위한 것이며 그 방식이 위장폐업이라면 법적인 절차 자체가 비합법이다. 이렇게 볼 때 위장된 법적 절차에 따라서 폐간과 청산을 한 임광수 회장 등 경영진을 비판하고 사회적 책임을 추궁한 것은 잘못이 아니다.

임광수 회장 등이 노조를 파멸시키기 위하여 위장폐업을 했다는 것은 이미 충북지방노동위원회의 판정으로 입증된 바 있다. 지노위는 2005년 1월 13일, “진실한 기업 폐지의 의사에 의한 것이 아닌 노동조합을 혐오하고 와해시키기 위한 수단으로서 청산절차를 진행”하였으며 2004년 11월 18일 충청일보사가 행한 전 직원 110여명에 대한 정리해고는 부당노동행위와 부당해고가 인정 된다라고 판정함으로써 피고인 김승환의 주장과 비판이 정확했음을 입증하고 있다.

한편 충청일보의 전 경영진은 2005년 7월 13일에 이르러 충청인터미디어라는 신규 법인을 설립하는 등 재발간의 의도를 숨기지 않았다. 임광수 회장의 동의가 없이는 결코 실행될 수 없는 발행인 변경을 통하여 충청일보를 재발간하려는 것은 충청일보 위장폐업이 사실이었음을 다시 한 번 만천하에 입증했다.

이런 사태에 대하여 경영자들은 전가의 보도처럼 노조의 강경함을 비난한다. 마치 노동자들 때문에 경영이 어려워지고 나라가 흔들리는 것처럼 말하고 인식한다. 경영권 참여와 같은 노조의 무리한 요구 때문에 경영을 할 수 없다고 강변한다. 그렇지 않다. 노동자들은 생존이 불안하고 그 위협이 심각하기 때문에 어려운 고통 속에서 최후의 방법으로 강경함을 택하는 것이다. 노동자들의 피눈물 나는 고통과 처절한 노력을 무조건 비난하고 증오하는 것은 인간다운 자세는 아니다. 노동자들도 국가와 민족이 잘되기를 희망한다. 노동자들도 회사가 잘 되고 경영자들이 많은 이윤을 남기기를 기원한다. 노동자들도 행복하고 평화로운 가정을 유지하고 싶은 것이다.

임광수 회장은 한번이라도 사회적 약자인 못 배운 자, 비정규 근로자, 가난한 자, 어렵게 사는 사람들을 생각해 본 적이 있는가 의심이 든다. 상대방 즉, 타자(the other)를 깊이 이해해야 한다. 물론 노동자들 역시 경영자들을 이해하고 협력하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인간은 누구나 장애인이 될 수 있고, 누구나 비정규노동자가 될 수 있으며, 누구나 자본과 권력에 피해를 입는 약자가 될 수 있다. 타자를 인식하여 노동자들을 이해하고자 했다면 이런 일은 결코 생기지 않았을 것이다. 더구나 언론은 사회의 공기(公器)다. 언론을 경영의 차원과 분노로 대하는 임광수 회장의 태도는 심히 치졸하고 극히 부당한 처사다.

어떠한 경우에도 60여년 지역사회를 대표하던 신문을 폐간, 청산한 것에 임광수 회장의 사회적 책임이 막중하지 않다고 할 수 없다. 지금이라도 임광수 회장은 충북사회에 이 사태에 대한 책임과 오류를 인정해야 한다. 그것만이 임광수 회장의 명예를 지키는 마지막 방법이다. 아직 늦지 않았으니 임광수 회장은 존경과 덕망을 가진 사회 원로가 되기를 희망한다.

충청일보 사건의 피고인 김승환은 충북의 원로이고 대한민국 사회의 권력자이자 큰 재산을 축적한 자산가 임광수 회장이 더 이상 부끄러운 모습을 보이지 않기를 간절히 기원한다. 그리고 정의의 고장, 충북이 더 이상 이 문제로 논란에 휩싸이지 않기를 기원한다. 민심은 천심(天心)이며 법보다 중요한 것은 상식이고 천만금보다 가치 있는 것은 이름이며 권력보다 중요한 것은 명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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