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갈등과 반목 봉합에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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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갈등과 반목 봉합에 나서야 한다
  • 이형모 기자
  • 승인 2005.09.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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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형모 경제부 차장
   
청원군 의원들이 지난달 30일 임시회에 나와 “통합에 대한 주민투표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 청주시장과 청원군수는 주민의 의견수렴 과정도 없이…”라고 운운하며 입장을 표명한 날, 청원군의 한 지인은 “투표도 못해보고 통합이 물건너 건거 아냐”라며 아쉬워 했다. 대다수 군민의 마음이 이와 같았을 것이다.

그래서 청원군 의회에 고언(苦言)하나 하고 싶다. 들러리 운운하지 말고 열심히 의원 역할에 충실하라는 것이다. 군민들은 제 역할을 못하는 의회에 등을 돌리고 있다.

기업에서 중요한 업무를 뒷전으로 한 채 휴가를 갔다면 쫓겨나도 열 두번은 쫓겨났거나 스스로 물러나야 했을 것이다. 군민을 대변하는 의회가 통합을 묻는 중차대한 일을 제쳐두고 청가를 갔다면 그것은 보통 일이 아니다.

의회가 이러면서 군민들의 꼴이 말이 아니다. 한껏 기대를 걸고 의원들을 선택한 군민들로서는 심한 배신감마저 느끼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만약 통합 무산으로 인근 도시에 발전이 뒤쳐지게 된다면 결국 손해보는 것은 군민들인 셈이다.

청원군 의회를 두둔하는 쪽에서는 지금의 통합 절차가 짜여진 각본으로 군의회를 압박하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는 듯 하다. 통합논의 과정이야 어쨌든 중요한 것은 민의가 어디에 있느냐일 것이다. 나무만 보고 숲은 보지 못하는 우를 범해서는 안될 것이다.

모든 일에는 때가 있는 법이다. 통합 논의 과정에서 주민들 의견이 반영되지 않았다고 57%의 군민들이 이미 찬성한 여론조사 자료가 있는데 지금와서 그것마저 부정하고 지엽적인 문제만 들추며 통합이란 대세를 막고자 해서도 안될 일이다.

따라서 부질없는 소모적 논쟁이나 주민간 분열을 조장하는 불협화음을 원치 않는 군민들은 군의회가 본연의 역할로 돌아가 민의에 따라 하루 빨리 의견청취에 나서 주길 바랄뿐이다.

만약 찬성이 우세한데도 기간이 지나 통합이 물건너 갔다면 의견청취를 들고 행자부라도 찾아가는 그런 성실한 모습을 보여준다면 그처럼 바람직한 일은 없을 것이다.

그렇지 않고 계속 통합에 딴지를 건다면 군민들은 더욱 혼란에 빠지고 말것이다. 반목과 갈등의 골이 깊어지는 것은 물론이다. 의회도 이런 최악의 상황을 바라지는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통합의 대세를 거스르지 말고 그대로 받아들이고 통합 절차가 원만히 이행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

군민들은 통합으로 인한 주민간 반목과 갈등이 더 이상 생겨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일 것이다. 통합이 늦어지면 늦어질수록 손해보는 것 역시 군민들이다. 갈등과 반목의 골도 더욱 깊어질 것은 자명한 일이다.

군민들은 통합으로 야기된 지금의 혼란을 크게 우려하고 있다. 장소와 나이를 불문곡직하고 제 주장만 하는 현실이 하루빨리 치유되기를 바라고 있을 것이다.의회는 이런 주민들의 염원을 신념이나 주장으로 포장한 집착에 빠져 무엇인가를 얻어내려는 얄팍한 속셈을 가져서는 안될 것이다.

청원군 의회는 ‘의회 무용론’ 소리에 귀를 귀울여야 할때다. 늦었지만 지난 10년간 힘들게 이어온 풀뿌리 민주주의의 근간이 흔들리지 않도록 현명한 판단과 민의에 귀 귀울이려는 노력이 필요한 때가 아닌가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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