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슬로 세계도서관 정보대회와 ‘직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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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슬로 세계도서관 정보대회와 ‘직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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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5.09.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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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준(청주고인쇄박물관 학예연구사)
   
전 세계 도서관 및 정보전문가들의 협력, 조사, 연구, 개발 등을 위하여 매년 8월 개최되는 세계도서관 정보대회가 북유럽에 위치한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지난 8월 14일부터 8월 18일까지 “도서관 -발견의 항해-” 라는 주제로 제71차 대회가 개최됐다. 우리나라에서는 매년 국립중앙도서관이 중심이 되어 한국을 홍보하고 있다.

2004년 8월에 남아메리카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린 제70차 대회가 끝 난 직후부터 국립중앙도서관에서는 2005년 8월에 오슬로에서 개최되는 제71차 세계도서관 정보대회를 준비하기 시작하였다. 특히 2006년 우리나라에서 개최 예정인 제72차 서울대회를 효과적으로 홍보하기 위하여 국립중앙도서관과 한국도서관협회는 많은 의견을 개진하였다.

이 과정에서 결정된 것이 ‘직지’다. 제71차 대회가 열리는 곳이 다름 아닌 유럽지역이다 보니까 유럽지역에 한국이 세계 최초로 발명하여 인류 문화사 발달에 지대한 공헌을 하였던 금속활자를 홍보하고자 우리나라 금속활자의 대명사인 ‘직지’를 주 컨셉으로 삼은 것이다.

하지만 직지를 메인으로 홍보하자는 청주고인쇄박물관측과 2006 서울 세계도서관 정보대회를 메인으로 해야 한다는 의견이 맞서 논란을 빚다 2006년 서울 대회는 2005 서울대회 조직위원회 홍보관에서 홍보하기로 협의했다.

8월 14일 마침내 전시장을 꾸미고 전시회가 시작되었지만 한가지 불안감이 여전히 필자의 머리 속을 맴돌았다. 도서관 전문가를 비롯한 유럽인 들에게 과연 ‘직지’를 이해시킬 수 있을까? 하지만 막상 전시회가 시작되자 지금까지 필자가 생각한 것은 모두 기우였음이 드러났다.

오슬로 스펙트럼내 설치된 모든 홍보부스 중 ‘직’』가 전시된 한국관에만 사람들이 몰려 들었다. 도서관 관계자, 정보전문가, 일반 관람객인 유럽인들은 한국의 인쇄 기술을 보기 위하여 한국관에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몰려들었다.

직지 금속자판에 전통 한지를 이용하여 인쇄한 ‘직지’ 마지막 장의 인기는 폭발적이었고, 한국의 전통 금속활자 인쇄 과정을 보여 준 직지 금속활자 제작과정 디오라마에 관람객들의 눈길이 떨어지지 않았다. 특히 미국에서 고등학교 교사로 서양인쇄를 강의하는 시드니 버거(Sidney Berger)는 강의 교재용으로 꼭 필요하다며 디오라마 구입 의사를 적극 타진하였다.

또한 『직지』가 2001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되었고, 독일의 『구텐베르크 42행 성서』보다도 앞서 인쇄되었다는 서재학 고인쇄박물관장의 설명을 들은 미국 국회도서관장, 싱가포르국립도서관장, 아돌프 크놀 체코국립도서관 부관장, 오슬로 세계도서관 정보대회 조직위원회 위원장을 비롯한 모든 관람객들은 큰 놀라움을 표시했다. 한편 청주에서 개최되는 제1회 유네스코 직지상(UNESCO Jikji Prize)과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에 많은 관심들을 표시했다.

8월 18일 모든 전시회가 끝난 다음 청주고인쇄박물관 서재학 관장과 국립중앙도서관 김태근 관장은 오슬로국립도서관에 영구 전시를 조건으로 ‘직지’ 영인본을 노르웨이국립도서관에 기증했다. 우리는 직지를 비롯한 한국의 금속활자 인쇄술을 세계에 홍보하는데 전력을 쏟았다. 그 와중에서 직지가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되었고, 유네스코를 통하여 많은 세계인들이 직지를 알게 됐다. 따라서 앞으로는 직지를 홍보하는 것은 기본이고 직지를 이용한 문화마케팅에 더욱 힘을 쏟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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