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청원 통합의 의제는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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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청원 통합의 의제는 무엇인가
  • 충북인뉴스
  • 승인 2005.09.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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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우(충북환경연합 사무처장)
   
청원군의회가 9월6일 임시회를 통하여 청주청원통합 관련 의견청취 절차를 마쳤다. 통합과 관련해서는 부정적인 의견을 제시하였으나, 무산 위기를 맞았던 주민투표는 9월 29일 실시하는 것으로 결론지어졌다.

벌써 몇 년째 논란이 되어 오던 일이건만 팽팽하게 맞서왔던 청주청원 행정구역 통합문제는 지난 5월 양 지방자치단체장의 전격적인 합의서 서명 이후, 매우 빠른 속도로 진전되어 왔다. 사안이 매우 중요하고 이해관계와 견해가 다양했던 만큼 찬반의 격론도 강하게 펼쳐졌다.

급기야 청원군의회 집단불참 사태가 빚어지면서 책임론이 제기되기도 하였으며, 주민투표를 촉구하는 유림에 대한 반대론자들의 폭언사태가 발생하기도 하였다. 사태는 격론을 넘어 첨예한 갈등상황으로 확대되었다.

과정이 어찌되었건 첫 주민투표를 실시하게 되었다. 물론 앞으로의 모든 과정이 순탄할 것이라 단정할 수 만은 없겠으나, 통합 여부는 온전히 주민들의 몫으로 넘겨졌다.

주민의 한 사람으로서 시민단체의 일원으로서 민주적 절차가 정상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게 되었다는 점에 대하여 다행스럽게 생각한다. 찬성의 입장이건 반대의 입장이건 주어진 여건 속에서 차분하게 자신들의 의사를 표현하고, 다수의 결론을 존중하는 합리적인 판단이 남았다.

이제 돌이켜 보며 갔으면 한다. 빠진 것을 확인하고 반드시 챙겨서 가야 한다. 일이 성사되려면 목적과 조건이 부합해야 하는 법, 지역사회의 발전과 운영을 좌우할 수 있는 통합의 경우는 더욱 그렇다.

꽤 많은 사람들이 그동안의 통합추진 일정을 바라보며 정치적 이해와 현실적 조건에 의하여 너무 급하게 추진되어 왔다는 문제의식을 보이고 있다. 또한 통합의 목적 및 지역사회 발전에 대한 성찰과 사회적 합의 보다는 개발과 성장주의에 편승하여 도시규모의 확장 및 경쟁력 강화라는 맹목적 가치에 의해 주도되어 왔다는 점도 지적되고 있다.

양 지방자치단체장은 ‘통합 후 비전’에 대한 명료한 상을 제시하지 못한 채, 다양한 사회집단은 통합의 목적과 조건에 대한 정리된 자기입장을 도출할 수 있는 충분한 기간과 정보를 제공받지 못한 채, 각계각층에서 제출된 다양한 통합 의제를 토대로 ‘통합 후 지역비전’을 도출하는 기본적 프로세스를 거치지 못한 채 여기까지 왔다. 돌이켜 보니 챙겨가야 할 것이 많다.

환경연합은 충청북도가 주민투표실시요구건의서를 행자부에 제출한 8월 11일 기자회견을 통하여 청주청원통합에 대한 입장을 발표하였다. 찬반택일이 요구되던 시점이었으므로 많은 시선이 찬이냐 반이냐에 모아졌다. 그러나 찬반의 입장을 밝히지 않는 것이 환경연합의 입장임을 밝혔다.

수개월간 진지한 논의를 전개해 왔지만 미처 결론을 도출하지 못한 상황에서 통합추진일정은 이미 멀리 나아가 있었고, 찬반 결론 도출의 현실적 의미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이날 환경연합은 ‘환경단체가 제시하는 청주청원 통합의제’를 발표하였다.

산림과 농지총량의 유지, 도시생태계보전기본계획의 수립 등 통합이 된다 하였을 때 통합의 방향이자 전제가 될만한 환경 의제 9개항을 추려서 제시하였다. 시장과 군수 외에 한 개의 사회집단에서라도 통합의 의제를 제시한 사례를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는 판단이었다.

통합의 문제는 정확한 다수의 판단이 필요한 사안이다. 투표율을 높이는 것 이상으로 중요한 것은 신중한 선택을 하는 일이다. 통합의 장단점, 방향과 전제조건 등 판단의 다양한 근거를 제시하는 것, 투표 후 정책에 실제 반영할 수 있는 사회적 구속력을 만들어 가는 것, 이러한 일들이 바로 시민사회가 챙겨가야 할 중요한 영역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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