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과 도의원 “결코 한 배를 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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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과 도의원 “결코 한 배를 타지 않는다”
  • 충청리뷰
  • 승인 2002.04.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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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지방선거가 발목, 양측주장 달라 주민만 ‘어리둥절’
제천에 하키전용구장을 건설하는 문제를 놓고 지금 말들이 많다. 하키전용구장 건설은 오는 2004년 전국체전을 개최할 충북도의 입장에선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그런데 막상 제천시가 자꾸 딴죽을 거는 것이다. 하키장 건설에 대해 제천시만 유독 비판적인 것이다. 이에 대해 주변에선 내년 지방선거 때 3선에 도전할 권희필제천시장과 최영락도의원 간의 말못할 사정 때문이라고 수근거린다. 내년 선거에서 역시 시장출마가 유력시되는 최의원은 현재 충북도 하키협회장을 맡고 있다.
충북도는 지금 의회에 상정되어 있는 내년도 예산안을 짜면서 제천 하키장건설에 따른 사업비 책정 문제로 많은 고민을 했다. 어차피 도비지원사업으로 추진될 하키장건설은 시기를 늦출수록 실무자에겐 어려움이 따른다. 충북도는 관련 예산을 반영하겠다는 방침을 이미 세웠다. 그런데도 내년 당초 예산엔 빠져 있다. 이에 대해 도 관계자는 “도비지원 방침이 선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 이를 위한 여건마련이 안 됐다. 예를 들어 부지확보가 안 됐고 또 2004년 전국체전 때 제천에서 하키경기가 열리려면 종목별 개최지 결정이 전제돼야 하는데도 아직 이에 대한 조율이 안됐다. 제천 뿐만 아니라 음성도 경기장 유치를 희망하고 있다. 늦더라도 내년 1회 추경 땐 관련 사업비가 수립돼 공사에 들어가야 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그는 “제천시가 이 문제에 소극적으로 나오는 배경엔 권희필 시장의 작용이 있느냐”는 질문엔 “말할 수 없다”면서 웃음으로 대신했다.

5000평 부지 무상제공 제의

부지확보와 개최지 결정이 안 됐다는 도의 주장은 일단 설득력을 잃고 있다. 땅을 무상으로 희사하겠다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하키경기의 개최지는 내부적으로 이미 제천쪽으로 결정돼 있다. 제천에서 한의원을 경영하는 K씨는 자신이 제천시 고명동에 소유한 땅 약 5000평을 경기장 건설에 희사하겠다는 의사를 이미 오래전에 밝혔다. 그는 “조건없이 땅을 주겠다는데도 시에서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 것 같다. 위치가 안 좋다고도 하고 또 문제의 땅이 준농림지이기 때문에 이를 경기장 부지로 전용하는데 엄청난 어려움이 따른다고도 말했다. 정확한 내막이야 모르겠지만 좋은 방향으로 활용됐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말했다. 이에 대한 제천시 관계자의 말은 이렇다. “마땅한 부지가 없어 현재 교육청쪽에도 부지물색을 부탁해 놓고 있다. K씨가 희사를 밝힌 고명동 땅은 일단 여건이 안 좋다. 또한 하키장을 건설하라는 얘기는 불과 일부 사람들의 주장에 불과하다. 그들의 저의가 의심스럽다. 비인기 종목인 하키를 위한 전용구장 건설은 차후 효용성에서도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쉽게 판단할 사항이 아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공짜로 주겠다는 땅을 굳이 수용하지 못하는 이유를 묻자 “향후 국토이용계획 변경 등 절차가 복잡하기 때문”이라고 얼버무리며 “어쨌든 내년 선거가 끝난 후에 논의됐으면 좋겠다”는 알듯 모를듯한 말을 남겼다.

“누가 더 여론상 피해자?”

만약 제천에 하키장이 들어선다면 권희필 시장보다 부지 및 예산확보에 각별한 신경을 쓰고 있는 최영락도의원의 치적이 더 인정될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제천시가 본의 아니게(?) 제동을 거는지도 모른다. 당사자인 최의원은 “제천시의 얘기는 억지 논리다. 만약 정치적인 문제(선거) 때문이냐고 묻는다면 부정하지 않겠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하키장 건설은 결코 선거 때문에 추진되는 것이 아니다. 이미 3, 4년전부터 지역의 현안 사업으로 줄곧 거론됐던 것이다. 자치단체의 입장에선 이를 반대할 명분이 없다. 충북도청도 더 늦기 전에 사업을 시행해야 한다는 시각이다. 절차상의 복잡함 때문에 무상 제공된 땅도 못받겠다니 말이나 될만한 얘기냐. 만약 지금 시중에 떠도는 얘기가 사실이라면 하키장 건설이 연기될 경우 오히려 권시장이 더 여론상의 피해를 입을 것이다”고 말했다.
충북도 청내에선 이 문제와 관련, 권시장이 이원종지사한테 직접 전화를 걸어 협조를 당부했다는 얘기까지 들리고 있지만 확인되지 않았다. 권시장은 지난 21일 체육관계자들과 가진 만찬장에서 한 참석자로부터 하키장에 관한 질문을 받고 “아직 부지확보가 안 됐다. K씨가 희사하겠다는 부지는 장기적으로 볼 때 도로가 들어설 곳이기 때문에 경기장 부지로는 부적합하지만 충분히 검토해 보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땅 주인에 따르면 이곳엔 도로 계획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제천고를 비롯해 제천상고 제천중 의림여중 등 4개 학교에 하키부가 운영되고 있다.
/ 한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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