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도 한번 자치단체장 욕심 부려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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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도 한번 자치단체장 욕심 부려 봐?”
  • 충청리뷰
  • 승인 2002.04.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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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중앙회 옥천군지부장 한용택씨(54)가 요즘 큰 고민에 싸였다. 옥천군수 출마설 때문이다. 그렇다고 본인이 출마의사를 밝힌 것은 아니다. 주변으로부터의 강력한 권유가 결국 언론보도로 이어졌고, 당연히 동종업계의 민감한 반응을 사고 있다.
지방자치 실시 이후 도내에서 농협의 고위간부가 지방선거의 자치단체장 물망에 오른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그래서 더 관심을 끈다. 본인은 주변의 출마설에 대해 “개인의 뜻과는 무관하다”고 밝혔다.
올해로 농협에서만 31년째 일하는 그는 사실 농협 내에서 촉망받는 길을 걸어 왔다. 일선 점포장으로 일할 때마다 수완과 능력을 발휘, 실적평가에서 늘 선두를 달려 주목받았다. 대인 관계 역시 무난해 관계와 언론계에도 폭넓은 인맥을 구축해 놓고 있다. 고향인 옥천에서 4년째 지부장을 맡음으로써 이 부분에서도 도내 최장수다. 농협지부장 자리는 대개 1, 2년 주기로 바뀐다. 농협 관계자는 “업무수행에 있어 특별한 하자가 없었는데다 본인이 잔류를 희망했었다”고 말했다.
한 지부장이 정작 고향에서 6월 지방선거와 관련, 여론에 휩싸이는 이유는 다른데 있다. 이곳에 확실한 연고를 갖고 있는 것이다.
옥천읍 가화리에서 출생한 그는 이곳 삼양초 옥천중 옥천실고를 나옴으로써 동문을 중심으로 1차적인 지원세력이 광범위하게 존재한다. 실제로 이들로부터의 출마권유가 아주 적극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4년째 지부장으로 근무하는 그는 평직원과 차장 시절에도 옥천에서 일해 총 12년간을 고향에서 얼굴을 알린 장점도 있다.
그러나 한지부장이 선뜻 나설 수 없는 이유는 본인의 준비가 없었는데다 현 유봉렬군수와의 돈독한 관계 때문. 그는 임기 내내 유군수와 단짝을 이뤄 지역의 현안을 챙겼으며 지금도 “괜히 그분한테 누가 되는 것같아 사실 곤혹스럽다”며 조심스러워 하고 있다. 유군수와는 옥천중학교의 10년차 선후배 관계다. 그러면서도 한지부장은 “죽어도 출마하지 않는다”는 식의 단정적인 말은 안 해 많은 궁금증을 안기고 있다. 실제로 주변에선 그가 오래전부터 군수출마를 염두에 두고 활동했으며 이미 확실한 지역기반을 다졌다고 내다 본다.
지역의 한 인사는 “비록 이번은 아니더라도 다음번엔 무조건 출마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만큼 노력했고 신망을 쌓았다. 현재로서도 상품가치(?)는 충분하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한지부장은 “고향에 뼈를 묻을 사람으로서 이곳 발전을 위해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열심히 일하다 보니까 주위분들이 좋게 받아주는 것같다. 어떤 일이건 지역에 도움이 된다면 기꺼이 맡겠지만 큰 욕심은 부리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한편 농협 충북지역본부측은 일련의 소문과 관련, 한지부장에 “신중하게 처신할 것’을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농협 관계자는 “본인이 알아서 처신할 문제지만 기회와 여건이 된다면 농협 간부들도 지방선거에 도전, 평소에 쌓은 경영마인드를 행정에 접목시킬 필요가 있다. 이런 것이 지방자치의 장점 아니냐”고 반문했다.
/ 한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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