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부터 중국인을 미워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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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부터 중국인을 미워하지 말자
  • 홍강희 기자
  • 승인 2020.02.12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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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강희 편집국장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아시아인 혐오가 전세계로 번지고 있다. 중국인과 외모가 비슷하다는 이유로 아시아인을 조롱하거나 기피하는 일이 여기저기서 일어나고 있다. 세계 여러나라 식당 등지에서 ‘중국인 출입금지’ 팻말을 붙이고 폭력을 행사하는가 하면 ‘바이러스’라며 손가락질을 한다는 보도가 나왔다.

최근 미국의 한 식당에서는 한국인 단체 손님을 거부하는 일이 발생했다고 한다. 아시아인들만 보면 “바이러스 옮기지 마라, 더러운 중국인아”라고 소리치고 가는 사람들도 있다고 하니 분개하지 않을 수 없다.

언론들도 이같은 행렬에 동참했다. 독일 주간지 슈피겔은 코로나바이러스라는 제목 아래 ‘메이드인 차이나’라는 문구를 달았고, 프랑스의 한 지역신문은 신종 코로나 문제를 다루면서 ‘황색 경계령’이라는 제목을 넣었다고 한다. ‘황색’이라는 단어는 황인종을 비하하는 표현이다.

서양인들은 외견상 중국인과 일본인, 한국인 등 아시아인들을 거의 구분하지 못한다. 이 때문에 우리나라 사람들도 혐오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일부 한국 교포들은 중국인으로 착각한 현지인들이 노골적으로 적대시하고 본국으로 돌아가라는 말을 내뱉어 힘들다고 하소연 한다.

또 토트넘의 손흥민 선수 단짝 델레 알리가 한 동양인을 몰래 촬영한 영상을 소셜미디어에 올리고 코로나바이러스를 언급해 논란이 됐다. 한국이 자랑하는 손 선수가 이렇게 간접적인 피해를 입자 팬들은 불쾌감을 감추지 못했다. 델레 알리는 이를 사과했으나 불쾌감은 오래 지속될 듯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분명 무섭다. 이에 대한 정확한 실체를 모르는데다 백신이 없어 혼란스럽기만 하다. 하지만 특정 인종에 대한 혐오는 더 무섭다. 이 대목에서는 우리도 반성할 부분이 많다. ‘중국인=바이러스’라고 보는 시각은 우리나라도 오십보백보이기 때문이다.

시골에 살고 있는 한 지인은 “동네사람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발생 이후 연변에서 온 조선족을 노골적으로 따돌리는 광경을 봤다. 요즘 중국에서 왔다고 하면 미워하고 왕따를 시킨다. 외국에 살고 있는 우리 교포들이 미움을 당하는 것이나 한국에서 중국인 혹은 조선족을 따돌리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그러지 말고 좀 이성적으로 대처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우리나라에서 공부하는 중국인 유학생이 7만명이나 된다. 교육부는 이들이 한국으로 들어오면 신종 코로나 확산 가능성이 커지므로 대학측에 개강을 연기할 것을 권고했다. 아무래도 이 학생들이 입국하면 안심할 수 없을 것이다. 이 때문에 대학에서는 여러 가지 대책을 고심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인 유학생들에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라는 낙인을 찍어서는 안된다.

충북대, 청주대 등 충북지역 대학에도 중국인 유학생들이 많다. 충북도에서는 해마다 이들을 위한 ‘중국인유학생페스티벌’까지 열고 있다. 대학에서는 중국인 유학생들을 유치하기 위해 보이지 않는 전쟁을 치른다. 그런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발생했다고 인종 차별을 해서야 되겠는가.

우리는 지금 자연환경을 파괴한 대가를 톡톡히 치르고 있다. 동물을 무차별적으로 잡아먹은 죄로 벌을 받고 있는 것이다. 이 문제는 지구상의 모든 사람들이 함께 해결하고 헤쳐나가야 한다. 이번에 큰 공부를 했다. 인종 차별을 하고 서로를 미워하는 마음은 갖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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