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재형 구천서가 눈에 밟히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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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재형 구천서가 눈에 밟히는 “이유”
  • 충청리뷰
  • 승인 2002.04.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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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종지사의 한나라당행이 임박하면서 당장 민주당과 자민련에 비상이 걸렸다.
아니나 다를까 이들 정당은 한 대수 전 행정부지사가 청주시장 출마를 위한 기자회견을 갖자마자 각각 성명을 발표, 이지사의 발목걸기에 나섰다. 이지사를 고리로 한 후보연대까지 설정했던 민주당은 특히 바빠질 수 밖에 없다. 이미 오래전부터 대안을 모색해 왔지만 마땅한 인물 부상이 안된 상태에서 막상 이지사의 꼬리를 놓칠 경우 그 황망함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에서 민주당이 가장 확신을 갖고 빼 들 수 있는 카드는 홍재형의원이다. 한 때 안병우 전국무조정실장의 영입에 나서는 등 나름대로 대비책을 세웠지만 당사자들의 고사와 이지사에 대한 경쟁력 부족으로 번번이 무산됐다.
도지사 선거의 성격상 지명도가 확실하지 않을 경우 후보옹립이 사실상 어렵다. 이미 오래전부터 지역에 나돌았던 홍재형의원의 도지사 출마설은 바로 이런 난제를 한꺼번에 해결할 비책(秘策)의 차원에서 거론됐던 것이다. 홍의원은 그동안 자신의 출마설에 대해 줄곧 소극적인 입장을 취하면서도 완전 부정으로 나오지는 않았다. 도지사 후보에 관해선 인물난에 봉착한 당의 내부 사정을 잘 알기 때문이다. 한 관계자는 “막상 민주당이 자체 후보를 낸다고 했을 때 솔직히 말해 홍의원 외에 누가 있는가. 선거는 불과 3개월여 밖에 안 남았다. 아무리 훌륭한 인물이라고 하더라도 대중적인 면모가 없으면 이 짧은 기간에 당선권에 진입하기란 불가능하다. 국회의원 한석에 대한 미련도 있지만 연말 대선을 대비해야 할 당으로선 분명히 승부를 걸어야 하고 그 히든카드는 바로 홍재형의원일 것이다”고 분석했다.

늦게 출마해도 자신있다?

홍의원은 2000년 4.13 총선 때도 선거를 코앞에 남기고 출마해 당선된 전력이 있다. 당시에도 비관론이 많았지만 부총리를 두 번이나 역임한 화려한 공직 경력이 결정적으로 표를 유인한 것이다.
만약 홍의원이 도지사에 출마한다면 여론의 정점은 민주당 이인제상임고문이 대선후보로 최종 낙점될 수 있는 4월 말 이후에 조성될 공산이 크다. 이미 이런 가설은 지역에서도 많이 여론화 됐다. 이인제 계열인 홍의원의 정치적 탄력은 결국 이런 구도에서 가장 힘을 받을 수 있다. 이원종지사가 내심 의식하는 것도 바로 이같은 전후관계라는 게 정설이다. 홍의원의 한 측근은 “이지사가 한나라당으로 간다고 해도 홍의원의 도지사 출마가능성은 딱 잘라 말할 수 없다. 다만 이기는 선거를 하겠다면 당의 입장에서 충분히 검토할 수 있는 대안이 아니겠냐”며 여운을 남겼다.
이지사가 탈당할 경우 당장 도내에서 결정적 교두보를 잃게 될 자민련 역시 고민스럽긴 마찬가지다. 그 대안으로 떠오르는 인물이 구천서 전의원이다. 미국에서 돌아 와 한국산업인력공단 이사장을 맡아 활동을 재개한 그는 얼마전 대한태권도협회장을 거머쥐는 등 운신의 폭을 넓혔다. 측근들에 따르면 최근엔 지역구의 조직 추스르기에도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당연히 구 전의원의 도지사출마설이 지역정가에서 감지되고 있고, 조만간 정치활동을 재개할 것이라는 추측까지 제기된다.

도지사 보다는 보궐선거에…
지난 총선 때 나타났던 그에 대한 일부 부정적(?) 이미지가 상존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자민련 역시 지금으로선 다른 대안이 있을 수 없다. 일각에선 구 전의원이 도지사보다는 홍의원의 지방선거 출마로 치러질 청주 상당구의 국회의원 보궐 선거에 더 눈독을 들인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렇게 될 경우 구 전의원은 가장 확실한 권토중래를 꾀할 수 있게 된다. 그의 정치재개를 점치는 인사들은 한국산업인력공단 이사장과 대한태권도협회장을 연속적으로 꿰차는 ‘저력’을 내심 기대하는 눈치다.
만약 홍의원의 도지사 출마와 한 대수씨의 청주시장 출마가 가시적 효과를 얻을 경우 지역에선 또 한가지 흥미로운 일이 벌어질 수 있다. 현재 이들이 각각 차고 있는 민주당(홍)과 한나라당(한)의 청주 상당지구당 위원장이 공석으로 남게 돼 정치 지망생들을 조바심나게 할 수도 있다. 실제로 정치인 K씨와 경제인 Y씨 등이 벌써 그 후임으로 거론되는 등 얘깃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 한덕현 기자


트리오의 뜯고 뺏기는 선거전 예고
청주시장, “절대 강자, 절대 약자도 없다”

한대수 전 부지사의 청주시장출마로 청주시장 선거구도는 나기정 김현수 한대수의 3파전으로 압축될 공산이 크다. 그동안 한나라당 공천을 전제로 출마를 모색하던 오제세 인천광역시 부시장은 일단 후보군에서 밀려 난 느낌이다. 여타 인물들이 후보에 끼는 것 역시 지금의 삼각구도에선 사실상 어렵다는 게 지배적 여론이다. 지역정가에선 벌써 나기정(민주) 김현수 한대수(한나라당)간의 이해득실을 따지고 있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런 구도하에선 절대 강자도, 절대 약자도 없다는 진단이 힘을 싣는 분위기다.
표면상으론 현직의 프리미엄을 누릴 나시장과 한나라당의 대세에 편승할 한 전부지사가 일단 유리할 것으로 보이지만 이들 3자 구도에선 오히려 김 전시장의 잠재력이 더 힘을 발휘할 수도 있다. 일부에선 한 전부지사의 가담으로 가장 쾌재를 부를 후보는 바로 김 전시장이라는 분석도 내 놓는다. 체질상(?) 확실한 고정표를 갖고 있는 김 전시장이 지지층이 중복되는 나, 한 보다 절대 유리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그러나 이와 반대되는 견해도 많다. 나시장과 현 정부에 대한 반발표가 경쟁력있는 한 전부지사의 가담으로 분산됨으로써 김 전시장이 오히려 손해를 본다는 지적이다. 지역 관가에서는 정통 관료 출신인 나시장과 한 전부지사는 보수, 안정 희구의 중장년층을 지지층으로 공유할 수 있다고 판단하며 공직자들도 두 사람 사이에서 인물 선택에 고심할 것으로 내다 보고 있다. 지난 98년 지방선거 때의 표 분포를 보면 민주당 나기정 66721표(36.8%), 자민련 김현수 55674표(30.7%), 무소속 조성훈 52608표(29.0%)로 나타났다.
이같은 결과는 오는 6월 지방선거에서 나-김-한의 각축전에도 그대로 재연될 개연성이 높다. 서로의 만만치 않은 경쟁력 때문이다. 한 정치전문가는 “한대수씨의 시장출마로 아주 재미나는 선거전이 펼쳐질 것이다. 선거의 변수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결국 정치적 바람현상과 조직운용이 당락을 좌우할 것이다. 그런데 세사람 모두 이런 장점을 나름대로 갖췄다. 절대 많은 표차이는 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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