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깔있는’유튜브 만드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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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깔있는’유튜브 만드는 사람들
  • 박소영 기자
  • 승인 2020.06.25 10: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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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계, 교육계 유튜브 개설 바람
코로나19가 유튜브 방송 진출 계기 돼

유튜브의 세계
새로운 도전


[충청리뷰_박소영 기자] 중견 서예가 김종칠 씨는 코로나19로 최근 강의가 잇따라 취소됐다. 그는 청주시 평생학습관에서 한자수업을 했는데 코로나19로 대면강의가 어려워지자 시에서 동영상 강의로 대체하겠다고 했다. 시는 20분 분량의 동영상 강의 1편 당 7만원을 지급한다.

김 씨는 동영상 강의를 하려고 마음먹고 있었는데 이때다 싶었다. 지인에게 기본적인 촬영법을 배우고 시작했다고 말했다.

유튜브 채널 '줄줄이 한자'를 운영하는 김종칠 서예가
유튜브 채널 '줄줄이 한자'를 운영하는 김종칠 서예가

그는 유튜브 <줄줄이 한자>를 개설했다. 처음엔 비대면 강의 인증을 받기 위해 시작했지만 콘텐츠가 점점 다양해지고 있다. 김 씨는 “4~5년 전부터 서예가들이 서예 관련 콘텐츠를 올리긴 했는데 주로 서예 서법을 두고 갑론을박을 펼친다. 시청자 눈높이에 맞춰 기본반, 심화반을 운영하고 싶다. 학생들이 동영상 강의를 듣고 댓글을 단다고 설명했다.

그의 요즘 고민은 핸드폰만으로 촬영하다보니 서예 붓의 각도를 조절하기가 어렵다는 것.

주로 밤에 촬영을 한다. 대학 다닐 때부터 한자강의를 제대로 해보고 싶은 생각이 있었다. 관련 책도 여전히 쓰고 있다. 코로나19가 진정돼 대면 강의를 하게 되더라도 유튜브는 계속할 예정이다. 예술가들에게 이것이 하나의 기회가 되면 좋겠다. 다들 경제적으로 너무 어려워한다.”

그는 유건을 쓰고 개량한복을 입고 오늘도 강의에 나선다. 청주시는 지자체 및 유관기관에서 벌어지는 각종 예술관련 강의가 코로나19로 인해 불가능해지자 유튜브 강의를 제작할 경우 강사비를 지원하는 정책을 펼치고 있다.

 

온라인수업 준비하다보니
 

유튜브 채널 '반짝반짝 지니샘'을 운영하는 청원고 윤진 교사
유튜브 채널 '반짝반짝 지니샘'을 운영하는 청원고 윤진 교사

 

예술가들뿐만 아니라 학교 현장에 있는 교사들에게도 유튜브는 친숙한 도구가 됐다. 온라인 개학이 시작되면서 교사들 스스로 채널을 열고 강의 자료를 올려놓는다.

충북도교육청은 최근 온라인 수업나눔 축제를 열어 도내 교사들의 이른바 유튜브 활용기를 뽐냈다. 이 행사에 참여한 청원고 음악교사 윤진 씨는 오페라 음악수업을 온라인을 통해 보여줘 인기를 끌었다.

윤진 교사는 교원예술연구회를 운영하면서 학교 현장에서 해설이 있는 오페라공연을 했다. 갑자기 온라인 개학이 되면서 유튜브를 하게 됐다. 동호회 교사들과 유튜브 <음큐채널>을 통해 영상을 제작해 올렸다. 각자 개인적으로 하는 유튜브에도 내용을 올렸다. 이번 온라인 수업나눔 축제에서는 온라인을 통해 수업하는 법에 대해 알렸다. 생각보다 반응이 좋았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단순히 온라인 동영상만 학생들에게 보여주는 게 아니다. 먼저 온라인 동영상을 통해 이론수업을 미리 듣고 오게 하기도 하고, 학생들이 가정에서 일대일로 질문할 수 있도록 따로 카카오 채팅링크를 걸기도 했다. 줌비디오를 통해 동영상을 보면서 모듬 수업을 진행하기도 했다.

윤진 교사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사용하다보니 정신이 좀 없긴 했다. 각각의 장점을 활용해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앞으로 개학을 온전히 하더라도 유튜브를 수업에 활용할 계획이다고 덧붙였다. 윤진 교사는 유튜브 <반짝반짝 지니샘>을 운영한다.

 

만화 활용한 체육수업이라고

 

유튜브 채널 '못말리는 체육'을 운영하는 진천 상산초 이경민, 김재우, 강요한 교사.
유튜브 채널 '못말리는 체육'을 운영하는 진천 상산초 이경민, 김재우, 강요한 교사.

그런가하면 체육 수업도 온라인을 통해 할 수 있다. 진천 상산초의 김재우, 강요한, 이경민 교사는 유튜브 채널 <못말리는 체육>을 개설했다.

처음에는 김재우 교사가 배구 관련 영상을 올리는 용도로 개설했다. 온라인 개학이 시작되면서 김 교사뿐만 아니라 동료 교사들이 뭉쳤다. 배구 동호회 활동을 했던 세 명의 교사들이 아이들 눈높이에 맞춰 영상 콘텐츠를 제작하기로 했다.

요즘 학생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배구 만화 하이큐의 장면을 보여주고 실제로 재현하는 콘셉트를 잡았다.

김 교사는 이론적인 설명은 10~15분 정도 할 수 있다. 더 길어지면 집중력이 떨어진다. 실제 배구 하는 모습을 보여주려고 제작했다. 너무 원론적으로 제작하면 재미가 없을 것 같아 만화를 재현하는 방식을 택했다. 교육 영상을 만들 때는 일반 영상보다 신경 써야 할 게 더 많다. 너무 재미가 없어도, 그렇다고 언어나 행동이 너무 지나쳐서도 안 된다. 그 경계에서 아슬아슬하게 줄타기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영상에선 배구 경기를 하면서 지켜야 할 규칙과 예절, 안전사항, 주의사항 등도 세세하게 알려준다.

영상을 보고 전국에 흩어져있던 지인들이 김 교사에게 연락을 해오기도 했다. 또 다른 지역 학교에서도 이들 교사가 만든 영상을 수업에 활용한다고 한다.

김 교사는 다른 지역에서도 활용한다고 하니까 기분이 좋았다. 학교 일과를 마치고 30분 정도 영상을 찍고 편집하는 데는 5~6시간이 걸린다. 앞으로도 체육관련 영상을 많이 만들어서 올릴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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