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B청주방송에서 1박 2일 총력투쟁
{충청리뷰_박소영 기자] 거구의 몸이었지만 편집실에서 쪽잠을 자 故 이재학 PD의 별명은 ‘라꾸라꾸’였다. 그는 지난 2월 세상을 떠났다. CJB청주방송에서 14년간 프리랜서 피디로 일했던 그는 ‘근로자성’을 인정받기 위해 사내 투쟁을 벌이다 좌절됐고, 법원에서 지위를 인정받고자 했지만 그마저도 쉽지 않았다. 1심에서 법원은 사측인 CJB청주방송의 손을 들어줬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일부 동료들이 사측에 회유돼 증언을 왜곡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그가 세상을 떠난 뒤 이재학 PD 사망사건 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가 전국적으로 꾸려졌다. 지난 22일엔 3개월에 걸친 진상조사 결과가 나왔다.
진상조사서에는 이재학 PD를 CJB 소속 노동자로 볼 수 있는지, 사측으로부터 부당 해고를 당했는지, 또 이재학 PD가 CJB를 상대로 근로자지위확인소송을 하는 동안 회사 관계자들이 부당 행위를 한 건 없는 지 등에 대한 내용이 담겼다.
대책위는 “그동안 의혹이 제기돼 왔던 CJB 청주방송 관계자의 부당 행위가 사실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후 사측에선 아무런 해결책도 제시하지 않고 있다.
따라서 대책위는 지난 29일과 30일 1박 2일 총력투쟁을 CJB 청주방송 본사 로비에서 진행했다. 이날 총력 투쟁은 △진상조사위원회 결과 이행 촉구 총력 결의대회 △‘이재학 PD에게 편안한 밤을’ 문화제 △아침 선전전으로 1박 2일 동안 열렸다.
유족인 이대로 씨는 “진상조사 결과를 사측이 지키겠다고 하더니 정작 아무것도 달라진 게 없다. 형을 죽게 만든 CJB 청주방송은 유족에게 사과하고 진상조사결과를 즉각 이행하라”라고 촉구했다. 유족들은 CJB 청주방송의 대주주인 이두영 회장의 회사와 자택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진재연 대책위 집행위원장(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 사무국장)은 “이두영 회장은 자신이 가진 자본을 가지고 지역사회에서 군림해 왔지만 그의 시대는 이제 끝났다. 이재학 PD의 명예회복과 진상규명을 위해 끝까지 싸울 것이다”고 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