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들‧환경단체-SK하이닉스 갈등 조정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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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들‧환경단체-SK하이닉스 갈등 조정 가능할까
  • 박소영 기자
  • 승인 2020.07.08 11: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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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부 SK하이닉스 LNG발전소 조건부 동의 승인해
9인으로 결성된 갈등협의회 등장했지만 ‘산 넘어 산’

[충청리뷰_박소영 기자] 지난달 30일 환경부는 SK하이닉스가 청주테크노폴리스 3차 부지 내 LNG열병합발전소 건설을 위해 제출한 환경영향평가에 대해 조건부 동의한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이후 발전소 인허가는 산업통상자원부에 달려있다. 환경부는 대기 질 개선을 조건으로 환경영향평가에 동의했다.

이에 대해 그동안 SK하이닉스의 LNG 발전소 건설에 반대했던 충북지역 시민·환경단체가 강력히 반발했다. 청주충북환경운동연합 등 30여개 단체가 참여한 미세먼지 해결을 위한 충북시민대책위원회는 당일 오후 환경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조건부 동의를 비난했다.

미세먼지 해결을 위한 충북시민대책위원회가 30일 오전 환경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SK하이닉스 LNG발전소 환경영향평가에 대해 조건부 동의한 환경부를 규탄하는 모습. /사진 미세먼지 충북시민대책위
미세먼지 해결을 위한 충북시민대책위원회가 30일 오전 환경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SK하이닉스 LNG발전소 환경영향평가에 대해 조건부 동의한 환경부를 규탄하는 모습. /사진 미세먼지 충북시민대책위

이들은 성명서를 내고 “SK하이닉스 LNG 발전소가 건립되면 205t의 질소산화물 배출로 미세먼지 증가, 발암물질 배출, 폐수로 인한 하천생태계 파괴 등의 문제가 발생할 것이다. 환경문제를 유발하는 발전소를 막아야 할 환경부가 조건부 동의라는 이름으로 기업 이익에 우선하는 결정을 내린 것은 직무유기다고 규탄했다.

충북시민대책위원회는 환경부는 숨 쉴 권리를 빼앗긴 85만 청주시민의 건강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 앞으로 더 강력한 SK하이닉스 LNG 발전소 반대 운동을 펼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SK하이닉스는 청주시 흥덕구 외북동 일대 54860585LNG 발전소를 건립하기 위해 지난해 12월 환경영향평가 본안을 산업통상자원부에 접수했다. SK하이닉스는 2022년 상반기까지 LNG 발전소(스마트에너지센터)를 건립한다는 계획이다. SK하이닉스는 안정적인 전력공급을 위해 발전소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한편 SK하이닉스 청주캠퍼스 LNG발전소와 규모면에서 비슷한 경기도 이천캠퍼스는 지난 4월 역시 환경부로부터 조건부 동의를 받았다. 당시 환경부는 다수 주거지가 인접한 만큼 적극적인 저감방안을 제시할 것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재자 필요없다?

 

SK하이닉스 LNG발전소 건립을 둘러싼 청주지역 내 갈등이 고조되자 이를 해결하기 위한 협의체가 최근 구성됐다. 충북지속가능발전협의회, 녹색청주협의회를 중심으로 갈등해결협의회가 만들어졌다.

충북지속가능발전협의회측은 지난 3일 시민단체 관계자, 대기오염·갈등관리·환경정책 등 다양한 분야 전문가 등 총 9명으로 협의회를 구성했다고 밝혔다. 위원장은 지속가능발전협의회 박연수 사무처장이 맡는다. 협의회는 염우 풀꿈환경재단 이사장, 이두영 충북경제사회연구원장, 서원대 이헌석 교수, 충북대 윤대옥 교수, 청주대 홍상표 교수, 충북연구원 함창모 선임연구위원 등으로 구성됐다.

협의회는 앞으로 객관적·중립적 입장 준수, 당사자 중심의 자발적 합의 유도와 필요시 적극적 조정활동 전개, 환경오염물질의 총량 저감방안 마련, 지나친 비난과 대응 자제, 과정과 절차 투명한 공개 등을 활동원칙으로 정했다.

하지만 이 또한 갈 길이 멀다. 일단 협의회는 LNG발전소 건립을 반대하는 미세먼지 해결을 위한 충북시민대책위원회와 SK하이닉스에 협의회 참여를 제안했고, 이들의 답변을 기다린다는 입장이다.

 

양측 참여 끌어내는 게 관건

 

박연수 위원장은 양측이 참여하지 않는다면 협의회 활동이 무의미 하다고 본다. 일단 다음주까지 답을 달라고 했다. 계속해서 양측의 입장을 조율할 방침이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이 일을 맡을지 말지 고민을 많이 했다. 잘해도 잘 못해도 욕을 먹을 수 있는 일이지만 지역사회에서 양측이 평행선을 달리는 것을 그냥 지켜볼 수는 없었다. 지자체에서도 중재에 나서야겠지만 먼저 지역사회 인사들로 구성된 협의회를 통해 갈등을 풀어야 한다고 본다. 지역의 국회의원 및 청주시, 충북도에게도 참여해달라는 공문을 보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SK하이닉스 LNG 발전소 건설반대 주민대책위 관계자는 이 상황에 중재자가 필요한 지는 잘 모르겠다. 먼저 SK하이닉스가 청주시민들에게 진실을 밝히고 논의테이블에 나와야 한다. LNG를 자꾸만 친환경 원료라고 주장하는데 명백한 인체에 유해한 화석연료다. 차후 저감방안을 만든다고 해도 시민들이 감시하지 않으면 안 된다. 주민조직들은 앞으로도 견제의 끈을 놓지 않을 것이다. 주민 감시 활동을 강력하게 이어나갈 것이다고 강조했다.

SK하이닉스 LNG 발전소 건설반대 주민대책위는 지난 4월 발족됐으며 발전소 건립 부지 인근 주민들과 지역사회 시민단체 활동가들이 참여했다. 이들은 촛불집회를 시작으로 청와대, 환경부 앞에서 1인 시위를 이어갔다. 또 환경부 앞에서 발전소 건립 반대를 위한 천막집회를 100일간 펼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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