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렵게 피해사실 알렸더니 2차 가해 이뤄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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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렵게 피해사실 알렸더니 2차 가해 이뤄져”
  • 박소영 기자
  • 승인 2020.07.16 09: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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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대 연극영화학부 조교 성추행 사건 당사자 고소 나서
피해자 A씨 “학교 측에 신변 보호 요청했지만 안 지켜져” 분개

[충청리뷰_박소영 기자] 청주대 연극영화학부에서 또 다시 성추행 사건이 벌어졌다. 사건은 20196월과 9월에 각각 있었다. 당시 대학원생이자 조교였던 A씨는 해당학과 B교수에게 성추행을 당했다.

20196, B교수는 학과 사무실에서 A씨를 보고 들어와 껴안았다. A씨는 순간 몸이 경직됐다. 거부의 표현을 한 뒤 손을 뿌리치고 사무실을 빠져나왔다.

같은 해 9월 모처의 술자리에서 또 다시 불미스러운 일이 벌어졌다. B교수는 A씨를 포함해 일행이 함께 한 술자리에서 A씨에게 술을 권유했다. 그 자리에서 머리를 쓰다듬고 얼굴을 팔로 감싸 안았다. A씨는 B교수가 있는 술자리로 어쩔 수 없이 불려나갔다고 주장한다.

청주대 연극영화학부에서 또 다시 성추행 사건이 벌어졌다. 대학원생이자 조교였던 A씨는 해당학과 B교수에게 성추행을 당했다며 고소를 준비중이다.
청주대 연극영화학부에서 또 다시 성추행 사건이 벌어졌다. 대학원생이자 조교였던 A씨는 해당학과 B교수에게 성추행을 당했다며 고소를 준비중이다.

술자리가 끝난 뒤에도 추행은 이어졌다. B교수는 그 자리에 참석했던 학회장, 또다른 조교, 타 학과 학회장, 그리고 A씨에게 인근 공원으로 산책가자고 한다.

당시 일행들은 억지로 떠밀려 동행했다. 새벽 시간 B교수는 일행 가운데 A씨의 손목을 잡고 인근 산으로 산책 가자고 종용했다. A씨는 가기 싫다며 소리를 지르는 등 분명한 반대의사를 밝혔지만 B교수는 손을 강압적으로 잡아당겼다.

일행들이 그 모습을 보고 B교수와 A씨를 뒤따라갔고, 결국 두 사람은 길을 멈추고 돌아왔다.

하지만 B교수는 다시 술을 깨기 위해 아이스크림을 먹고 헤어지자고 했고, 일행들과 편의점으로 향했다. 이 자리에서 B교수는 A씨의 엉덩이를 만졌다.

 

곧바로 신고했지만

 

A씨는 이 같은 사건이 벌어지고 난 뒤 곧 바로 학생상담종합센터에 신고했다. 하지만 학교 측의 대처는 영 미흡했다. A씨는 조교이자 대학원생인 신분 때문에라도 확실한 신변보호조치가 필요하다고 학교 측에 몇 번이나 요청했다. 센터에서는 피해자 보호는 확실하게 진행되니 걱정하지 말라고 몇 번이나 안심시켰다. 하지만 불과 일주일 후 학생상담종합센터장에게 전화가 왔다. ‘B교수가 피해자가 누군지 알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고 말했다.

아직 학생신분이었던 A씨는 센터 측에 우선 졸업이 먼저니 조사를 멈춰달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센터에서는 조사 진행을 멈출 수 없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A씨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피해자보호, 신변보호를 해주겠다고 답해서 신고를 했지만 갑자기 찾아와 신변보호는 안 된다’, ‘신고 취하도 안 된다고 했다. 결국 피해자와 가해자가 서로 치고 받고 싸우라는 꼴밖에 되지 않았다. 2차 피해에 대한 확실한 대비책이 있는 것도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센터는 B교수를 불러 즉각 조사를 진행했고, B교수는 피해자의 진술내용에 대해 순순히 인정했다. 센터 측은 이후 ‘B교수 피해자에게 연락 금지’, ‘B교수의 과 사무실 출입금지’, ‘B교수 학과장 업무배제조치를 내렸다.

A씨는 여전히 B교수와 한 건물, 한 공간에 머물고 있었다. 과 사무실을 나서면서 혹은 화장실을 가면서, 자판기 앞을 지나면서, 계단을 오르내리면서 혹시 B교수와 마주치면 어떻게 해야 하나?’ 늘 고민에 휩싸였다. 그러자 학교에서는 본인이 원한다면 근무지 변경정도는 해줄 수 있다고 답했다고 말했다.

그 뿐이 아니었다. 이상한 소문이 쫙 퍼졌다. 조교로 생활한지라 가까이 지내던 교수들이 A씨에게 성추행 사건에 대해 아는 척을 했다. A씨는 교수들이 대놓고 얼마나 심했냐~’며 물어봤다. 신변보호가 전혀 안 됐다는 것에 화가 났다. 피해자가 왜 2차 피해를 감수해야 하는 지 이해가 안 갔다고 말했다.

201911월 이 사건에 대한 징계위원회가 열렸다. 학교 측은 B교수에게 감봉 3개월과 성교육 이수 5시간을 명령했다.

하지만 사건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A씨는 박사과정을 밟기 위해 또 다시 가해자와 마주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여있다. 내 꿈을 포기하고 학교를 떠나야 하나 밤마다 잠을 못자고 고민했다. 이 일로 정신과 치료까지 받았다. 하지만 더 이상 숨어살 수는 없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더 이상 숨지 않겠다

 

A씨는 지금 B교수에 대해 고소를 준비 중이다. A씨는 학교 측에 올해 6월 내용증명을 보내고 징계위원회를 재차 열어달라고 요구했다. 학교 측은 일사부재리의 원칙에 따라 재징계는 없다고 답했다.

A씨는 학생 신분인지라 이 같은 일을 밝히기까지 엄청난 용기가 필요했다. 몇 번이나 덮고 지나가려고 했다. 후배들이 같은 일을 당하지 않기 위해서 나서야겠다고 생각했다. 학교 측에서 피해자에게 대한 보호는 전혀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성추행 주장에 대해 B교수는 현재 부정하고 있다. B교수는 전화통화에서 학교 측에 사건 접수가 될 때 경황이 없었고 번아웃 상태라서 그냥 시시비비를 가리지 않고 사실 인정을 했다. 그게 피해자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라고 생각했다. 이에 대한 처벌을 이미 받았는데 또다시 사건이 비화될 줄을 몰랐다. 암담한 심경이다. 법정에서 사실 관계를 밝히겠지만 성추행한 적은 없다. 하지만 지금이라도 피해자에게 사과를 할 마음은 충분히 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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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대 연극영화학과 끊이지 않는성폭력 사건

조민기 교수 사건이어 6개월 뒤 S교수 해임 당해

이번에 조교 성추행 사건 터져학교 측 대응 도마 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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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몇 년 동안 청주대 연극영화학부의 성폭력 사건은 끊이지 않았다. 탤런트 조민기 교수의 성폭력 사건이 20182월 불거져 세상을 시끄럽게 됐다. 이후 바로 6개월 뒤 20188월 영화학과 S교수가 평소 학생들에게 성희롱 발언 및 성추행을 일삼았다는 사실이 드러났고 조사가 이뤄졌다. 결국 S교수는 2019년 초 해임됐다. 이어 1년 뒤 또다시 같은 과에서 조교 성추행 사건이 벌어진 셈이다. 조민기 교수 성폭력 사건 때 이를 방조했다는 이유로 당시 연극학과에 재직했던 F교수는 정직 3개월, P교수는 정직 1개월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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