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이 뭐길래~”주민들은 오늘도 싸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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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광이 뭐길래~”주민들은 오늘도 싸운다
  • 박소영 기자
  • 승인 2020.08.27 10: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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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천 문백면 상대음 마을 태양광 사업 놓고 주민 반목
민주적인 절차 무시‧이장의 단독 진행 갈등 불씨 ‘키워’

생명과 태양의 땅이 되려면
마을이 태양광으로 쪼개진다

 

마을 단위 태양광 패널 설치를 두고 전국 곳곳에서 갈등이 벌어지고 있다. 갈등의 사연은 대개 비슷하다. 결국 소통의 문제다.

진천 문백면 도하리 상대음 마을 농기계 창고엔 2019년 태양광 패널이 설치됐다. 하지만 마을 주민들의 동의를 거치지 않고 이뤄진 일이었다.

마을 주민 A씨는 나중에 군에 물어보니 주민 19명이 이 사업에 동의했다고 했다. 마을정기총회에서 두 차례나 동의서에 사인한 사람이 누군지 물었지만 단 한명도 나오지 않았다. 군에 동의서를 낸 사람이 누군지 정보공개청구를 했지만 개인정보를 이유로 알려주지 않았다고 말했다.

2017, 2018년 태양광 패널 설치 사업 당시 마을 이장과 담당부서, 설치업체와 맺은 공사계약서를 요구했지만 주민들은 확인받지 못했다는 것.

A씨는 마을 운영위원회 차원에서 공사관계 계약서를 이장 및 군청관계자에게 수차례 요구했지만 거절당했다. 합리적 의심을 할 수밖에 없다. 계약 금액, 기간, 조건, 공사비 상환 약정서를 검토하려고 했지만 답을 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진천 초평 저수지에 설치된 태양광 발전소 모습. 형태가 다양하다. /사진=육성준 기자
진천 초평 저수지에 설치된 태양광 발전소 모습. 형태가 다양하다. /사진=육성준 기자

 

농기계 창고에 설치한 발전소

 

문백면 도하377 건물 위에 설치된 상대음 마을 태양광 발전소2019321일부터 23일까지 공사가 진행됐다. 발전용량은 19.8kw. 사업개시일은 2019715일부터이며 사업비는 약 5000만원이었다. 당시 상대음 마을 외에도 진천읍, 덕산면, 초평면 등 5군데에서 동일한 업체가 같은 방식으로 사업을 진행했다.

또 다른 마을 주민 B씨는 설치한 후 5년 동안 생산된 전기 값을 모두 업체가 가져간 뒤 나중에 주민들에게 돌려준다고 했다. 하지만 태양광 패널은 5년 동안 수율이 가장 좋고 이후엔 좋지 않다. 주민들의 동의 없이 마을의 공동자산을 내준 것도 문제이고, 정확한 서류를 공개하지 않는 것도 의혹을 불러일으킨다고 답했다.

이에 대해 군 관계자는 따지고 보면 마을과 업체 간의 계약이다. 각각 당사자들의 계약인데, 군에서 이를 확인해줄 수 없다. 동의서 또한 개인정보이기 때문에 공개할 수 없다. 이장에게 자료를 받아야 한다고 답했다.

하지만 마을 이장은 이 같은 내용에 대해 전면 부인하고 있다. 이장은 공식적으로 자료를 요청한 적이 없다. 당시에 19명이 발전소 사업에 동의한다고 한 적도 없다. 다 처음 듣는 말이다. 예전 마을 개발위원회 사람들과 놀고 있는 농기계 창고에 태양광 발전소를 설치하면 좋은 일이라고 구두로 서로 말한 적은 있다. 면장도 나와 사업을 설명했다. 또 자료 공개를 할 의사도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A씨는 지난해 말과 올해 초 마을 회의를 통해 이장에게 자료요구를 공식적으로 했지만 그 자리에서 도망을 갔다. 앞뒤가 맞지 않는 말이다. 오죽 답답하면 군을 쫒아갔겠는가고 일축했다.

 

마을단위 설치 방식 바뀌어

 

이전에는 마을 회관이나 농기계 창고 등 공동 소유 건물에 태양광 패널을 설치할 경우 주민들이 설치비용의 20%를 자부담하도록 했다. 업자가 설치비를 댄 후 5년간 전기 값을 뽑은 뒤 이후에 주민들이 전기 값을 받도록 했다. 그러다보니 주민들은 설치 당시 자부담이 있어 꺼렸다. 또 수율이 떨어진 뒤 전기 값을 받는 것에 대한 불만이 있었다.

충북도는 올해부터 설치비용은 도시군비로 30%를 지원하고, 발전사업자가 70%를 투입하기로 했다. 20년간 발전사업자와 마을이 64 비율로 수익금을 가져가게 된다. , 상대음 마을의 경우는 자부담이 없었다. 정책이 매년 조금씩 바뀌었다.

 

이번엔 시범사업 도마 위

 

마을 단위의 태양광 패널 설치는 주민들의 동의를 얻어 민주적인 절차를 밟아야 하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많다. 도하리 상대음 마을에선 올해 또다시 비슷한 문제가 불거졌다.

지난해 11월 한국에너지기술원에선 시범사업으로 도하리 상대음 마을에 태양광 패널을 설치하기로 한 것. 지난해 11월 현장조사가 있었다. 도하리 상대음 마을은 대략 85가구, 100세대가 넘는 비교적 큰 마을이다.

마을 주민들은 상대음 마을은 지형적으로 태양광 패널을 설치해도 효율이 안 나오는 지역이다. 뒤에 산이 있고, 서향이라서 오후 4시가 되면 그늘이 진다. 주민들이 반대하는 데 이러한 사업을 추진하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에너지기술원 측에서는 이미 2~3차례 주민설명회를 열었다. 그래서 현재 40~50가구가 신청하기로 결정했다. 농가당 3kw를 배정했다. 따라서 약 50가구일 겨우는 150kw가 나온다.

농가에 태양광 패널을 설치할 경우 가구당 월 5~6만원을 돌려받게 된다. 마을 주민 A씨는 전국적으로 진행하는 시범사업에 진천군 상대음 마을만 유일하게 선정됐다. 왜 선정됐는지 과정이 투명하게 공개되지 않았다. 절반 가량 설치를 반대하는 데 우리 마을이 선정된 것도 이해가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군 관계자는 정부가 시범사업으로 추진하는 것이다. 충북테크노파크와 한국에너지기술원이 하는 사업인데 경량패널을 사용한다. 일정기간 모니터링을 하는 사업이다. 원래는 진천 원안마을에 이 사업을 추진하려고 했는데, 농가 수가 나오지 않아 상대음 마을이 선정됐다. 주민들 사이의 갈등이 있다면 이를 해결하고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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