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주 이재중·이대희씨, 폭우 속 ‘이웃 먼저’ 미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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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주 이재중·이대희씨, 폭우 속 ‘이웃 먼저’ 미담
  • 김천수 기자
  • 승인 2020.09.02 08: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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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사태 직전 인명 대피…자기 집 피해에도 이웃집 복구에 앞장
폭우 피해 속에 희생을 무릎쓰고 이웃사랑을 실천한 충주시 앙성면 용대리 하남마을 이장 이재중(왼쪽)씨와 충주시 엄정면 탑평마을 주민 이대희씨.

[충청리뷰_김천수 기자] 올해 최악의 집중호우로 전국적으로 심각한 수해를 입은 가운데 충주에서 희생을 무릎 쓴 이웃사랑을 실천한 이야기가 뒤늦게 전해지고 있다.

충주시에 따르면 앙성면 용대리 하남마을 이재중(68) 이장은 지난달 2일 새벽, 산사태 위험 속에 주민들을 대피시켜 간발의 차이로 인명피해를 막았다.

하남마을은 해발 770m 국망산 기슭에 있는 63가구가 거주하는 산사태 위험지역이다. 이날 새벽 충주 북부지역에는 시간당 70㎜가 넘는 장대비가 쏟아졌다. 충주시 재난안전대책본부와 25개 읍면동 행정복지센터는 일제히 24시간 비상근무에 돌입한 상황이었다. 3시 30분경, 이 이장은 산사태가 우려된다는 앙성면행정복지센터의 긴급대피 요청을 듣고 곧바로 마을방송을 실시했다.

이씨는 마을 방송에 이어 전화와 문자를 이용해 주민들을 마을회관으로 대피할 것을 거듭 독려했다. 무엇보다 거동이 불편한 홀몸노인들은 가장 먼저 대피시켰다. 새벽 4시 30분경 마을주민 모두가 대피한 것을 확인한 이씨는 가장 늦게 몸을 피했다.

이씨의 발빠른 조치로 하남마을은 최악의 폭우와 산사태로 주택 등이 심하게 피해를 입고도 주민들은 모두 무사했다.

이재중씨는 “행정복지센터의 연락을 받고 1시간 동안 급하게 주민들을 대피시켰다”며 “대피하고 30여 분 뒤에 산사태가 발생해 주택을 덮쳐 큰일 날 뻔했다”고 당시의 위급 상황을 전했다. 이씨는 자신의 집도 산사태 피해를 당했다.

이와 관련해 정지용 앙성면장은 “소중한 생명을 지켜주신 이재중 이장님께 깊은 감사를 드린다”며 “아울러 피해복구에 애써주신 자원봉사자와 구호 물품을 지원한 모든 분께 진심으로 고맙다”고 말했다.

또한 폭우로 많은 피해를 당한 엄정면 탑평마을에서도 훈훈한 미담이 들려왔다. 이 마을주민 이대희(65)씨는 자신의 집이 전파된 가운데서도 마을 응급복구 작업에 적극 앞장서 칭찬을 들었다.

이씨는 호우피해가 발생한 때부터 김문영 마을이장과 함께 중장비 관리와 복구 현장의 물길을 잡는데 앞에서 땀을 흘렸다. 모래주머니로 제방을 쌓는 등 봉사활동에도 몸을 사리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집중호우로 갑작스레 불어난 계곡물에 자신의 주택이 전부 파손 되었음에도 위험지역의 응급복구에 나서는 모습은 주위를 감동시켰다.

김형채 엄정면장은 복구 현장에서 봉사하는 이대희씨를 만나 격려와 함께 감사의 뜻을 전했다. 김문영 마을이장은 “누구보다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을 텐데도 마을 전체의 안전을 위해 앞장서는 이대희씨를 보면서 가슴이 뭉클해진다”며 “그를 본 주민들이 너나 할 것 없이 한마음으로 공동 복구작업에 참여하고 있다”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이대희씨는 “내가 먼저 나섰을 뿐”이라며 “탑평마을 주민이 같은 생각을 했고 행동했을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모두 힘을 합해서 우리 마을이 예전의 모습을 되찾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애써 웃었다.

김 면장은 “위기 앞에서 더욱 강해지며 이웃을 먼저 챙기는 충주시민의 표본이 되어주신 이대희 주민께 큰 자부심과 감사함을 동시에 느낀다”며 “그 모습을 본받아서 우리도 신속하고 완벽한 피해복구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충주지역은 이번 폭우 기간에 970억 원에 달하는 피해액이 발생돼 국가재난지역으로 선포됐다. 시는 피해복구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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