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천~영월 고속도로 예타 극적 통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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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천~영월 고속도로 예타 극적 통과
  • 윤상훈 기자
  • 승인 2020.09.02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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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성 결여에도 지역균형발전 논리 설득력 발휘

“기적이 일어났다!”
낙제 수준의 비용대비편익비율(B/C)로 정부가 거들떠 보지도 않았던 제천~영월 간 동서고속도로 건설 사업이 기획재정부 예비타당성 조사(예타) 통과로 본궤도에 오르게 됐다.

기획재정부는 지난 8월 26일 재정사업평가위원회를 열고 경기도 평택시에서 강원도 삼척시를 연결하는 동서6축고속도로 제천~영월 간 29㎞에 대한 건설사업 예타를 통과시켰다. 예타 수행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앞서 실시한 예타에서는 B/C가 0.46에 그쳐 사업성이 전혀 없다는 부정적 결론이 도출됐다. 통상 B/C가 1을 넘어야 수익성을 인정받아 예타를 통과할 수 있다.

이에 직접 당사자인 제천시·단양군과 강원도 영월군은 물론, 경기도 평택시·안성시, 충북 진천군·음성군·충주시, 강원도 삼척시·태백시·동해시·정선군 등 3개 도 12개 시·군이 협의회를 구성해 정부를 상대로 지속적인 설득 작업과 서명운동에 나서는 등 피나는 노력을 쏟았으나, 예타 통과 가능성은 매우 낮게 점쳐져 왔다.

사업 추진의 동력이라 할 수 있는 예타 통과가 극적으로 이뤄진 데에는 지역균형발전 필요성과 정책성, 낙후성이 반영되는 분석적 계층화 과정(AHP) 평가가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정부가 올해부터 예타 심사 기준 점수 중 B/C를 5% 낮추는 대신 AHP를 5% 올린 것이 힘을 보탠 것도 결정적이었다는 평가다.

그동안 경제성 등 정량적 사업평가에 의존했던 정부 사업 타당성 평가에 낙후도 등 정성적 요소가 보다 비중 있게 다뤄지면서 소외 지역인 제천, 단양, 영월의 지역발전을 견인할 카드로 제천~영월고속도로가 기사회생할 수 있었다는 것.

코로나19의 지역 유입과 경제 침체에 신음하던 제천시와 지역 정치권은 모처럼 축제 분위기에 휩싸였다.
제천·단양이 지역구로 제천~영월고속도로 건설에 의정 역량을 집중했던 엄태영 미래통합당 국회의원은 26일 예타 통과 즉시 보도자료를 내고 “제천시민·단양군민과 함께 이번 예비타당성 조사 통과를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앞으로 차질 없는 사업추진을 위해 국회 예산 편성 등을 꼼꼼히 챙겨 나가겠다”고 밝혔다.

제천시 권천숙 도로시설팀장도 “B/C가 낮아 사업추진에 어려움이 예상됐지만 극적으로 예타를 통과했다”며 “낙후한 제천·단양·영월 등의 교통 불편 해소와 관광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사업 추진이 사실상 중단됐던 제천~영월간 고속도로가 지난 8월 26일 기획재정부 예타 통과로 기사회생했다. 사진은 노선도.
사업 추진이 사실상 중단됐던 제천~영월간 고속도로가 지난 8월 26일 기획재정부 예타 통과로 기사회생했다. 사진은 노선도.

 

충북·강원·경기 12개 시·군 추진협의회 의장 군으로 제천~영월고속도로 사업 추진을 견인해 온 단양군도 반기고 나섰다. 류한우 군수는 “제천~영월 고속도로는 동제천IC~북단양~구인사IC를 거쳐 영월을 연결하게 된다”면서 “군이 지향하는 체류형 관광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반겼다.

기 개통 노선인 경기도 평택시의 정장선 시장도 환영과 축하의 메시지를 내놓았다. 정 시장은 29일 보도자료를 통해 “이번 제천~영월 구간 예타 통과로 동·서해안의 상생발전 기틀이 마련됐다”고 의미를 부여하면서 “사업이 조속히 추진되어 동서해안 교통정체 해소, 물류산업의 선진화, 문화관광 활성화, 일자리 창출 등 국가균형발전의 신호탄이 되기를 희망한다”고 반겼다.

사업비 1조 979억 원이 투입되는 동서고속도로 제천~영월 구간은 이번에 기재부 예타를 통과함에 따라 내년부터 기본 및 실시계획 설계에 들어가 2031년 개통을 목표로 본격 추진된다.

이 구간이 개통되면 제천은 동제천IC가 신설되는 등 나들목이 2개로 늘어나 한방바이오산업단지와 접근성이 크게 개선되고 지역 관광 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단양군도 구인사IC가 설치되면 영춘면 등 단양군 주요 관광지와 접근성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제천과 영월을 잇는 동서고속도로 건설은 충북도와 강원도가 연계 추진하고 있다. 이 고속도로는 당초 경기도 평택 안중에서 강원도 삼척을 잇는 동서해 간 연결도로로 추진됐다. 하지만 제천과 삼척을 잇는 자동차전용도로와 중첩된다는 이유로 추가 노선 연결 사업은 중단됐다. 제천과 삼척을 잇는 자동차전용도로는 제천~태백구간이 이미 완공돼 이용되고 있다. 나머지 태백~삼척구간은 마무리 공사가 한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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