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망스러운 충북 국회의원들 정정순·박덕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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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망스러운 충북 국회의원들 정정순·박덕흠
  • 홍강희 기자
  • 승인 2020.10.08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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鄭 앞 날 예측할 수 없고, 朴 의혹 까도 까도 계속 나와

 요즘 충북 국회의원들의 위상이 말이 아니다.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받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정정순 의원(청주 상당)은 앞 날을 예측할 수 없고, 졸지에 무소속이 된 박덕흠 의원(보은·옥천·영동·괴산)은 비리의혹이 얼마나 더 나올지 종잡을 수가 없다. 그러나 둘 다 잘못한 게 없다며 진실을 밝히겠다고 한다. 이들은 과연 홀가분하게 혐의 내지 의혹을 벗을 수 있을까?

정 의원 선거캠프의 회계책임자 A씨는 지난 6월 11일 정 의원을 회계부정과 불법선거자금 수수, 공여 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소했다. 이 때 지역 정치권은 크게 술렁거렸으나 한동안 잠잠해 아무 일 없이 끝나는 것 아니냐는 관측까지 나왔다. 하지만 4·15 총선 공직선거법 공소시효 만료일을 며칠 남겨놓고 긴박하게 돌아가고 있다.

정 의원은 현재 검찰과 공방을 벌이고 있다. 검찰은 지난 9월 28일 정 의원이 수차례 소환에 응하지 않았다며 체포영장을 청구했고, 국회는 지난 5일 체포동의안을 접수했다. 하지만 정 의원은 “검찰의 출석요구에 매번 출석연기 요청서를 제출했다. 그러다가 9월 26일에 나가겠다고 했으나 검찰이 이 날은 불가함을 통보해왔다. 그럼에도 검찰이 26일 나를 기다렸다고 한다”며 자신이 출석 약속을 회피한 것처럼 검찰이 몰아갔다고 항의했다.

이에 대해 청주지검 관계자는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정 의원이 검찰의 출석요구에 불응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출석 관련 시비는 사건의 본질이 아니다. 이는 법에 따라 진행되면 그만이다. 정 의원이 선거 때 공직선거법을 위반했고 불법선거자금을 받았는가 여부가 핵심이다. 검찰이 정 의원에게 체포영장을 청구한 혐의는 공직선거법·정치자금법·개인정보보호법 위반 이다. 이로 미루어볼 때 재판이 시작되면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그런가하면 정 의원 측은 지난 9월 29일 A씨와 또 다른 캠프 관계자 B씨를 이해유도, 당선무효유도 등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충북지방경찰청에 고발했다. B씨는 정 의원 상대 후보의 캠프 관계자였던 C씨과 친인척 관계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 의원 측 관계자는 “A와 B가 정 의원을 당선무효시킬 생각으로 의도적으로 사건을 계획한 게 아닌지 의심된다. 주변사람들로부터 이들에 관한 많은 제보를 받고 고발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이 사건은 갑자기 복잡한 양상을 띠게 됐다. 정 의원은 국토교통위원회 소속으로 7일부터 국정감사에 임하지만 제대로 활동할리 만무하다. 이를 보는 충북도민들은 “정치인이 법원과 검찰을 들락거리게 되면 업무에 집중할 수 없다. 정당은 후보를 제대로 공천하고 주민들은 올바른 일꾼을 뽑아야 한다. 선거 끝나면 재판받으러 다니는 정치인 이제는 골라내자”고 쓴소리를 했다.

건설업체 회장 출신의 3선 박덕흠 의원은 그동안 제기됐던 문제를 여전히 정치공세라고 주장하지만 여론은 싸늘하다. 그는 의원 지위를 이용해 가족회사를 내세워 3000억원대 공공기관 공사를 수주했다는 의혹이 불거지자 9월 21일 기자회견을 열어 억울함을 호소했다. 하지만 비판여론이 계속되자 국민의힘을 탈당했다. 그러자 의원직을 사퇴해야지 왜 탈당하느냐는 비아냥이 잇달았다.

그는 지난 9월 29일 추석 전에 선거구민들에게 “진실은 반드시 밝혀지게 마련”이라며 “이때다 싶어 몰려드는 맹공과 정치공세에 유감을 표하며 실추된 명예를 회복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단체 문자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자신은 결백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한겨레신문은 지난 5일 박 의원이 대한전문건설협회 서울시회장(2003.11~2006.10), 대한전문건설협회 중앙회장(2006.11~2012.4)일 때 조카와 지인 자녀, 출신대학 교수의 딸 등을 대한전문건설협회에 부정 채용했다는 새로운 의혹을 보도했다. 내부 고발자료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민생경제연구소·참자유민주청년연대·시민연대 함깨는 박 의원을 두 차례에 걸쳐 경찰에 고발했다. 지난 9월 15일에는 직권남용·부패방지법 위반·공직자윤리법 위반 혐의로, 이어 같은 달 29일에는 뇌물죄·정치자금법 위반·업무상 배임으로 추가 고발했다.

박 의원의 문제를 끈질기게 제기하고 있는 안진걸 민생경제연구소장은 언론 인터뷰에서 “박 의원은 대한전문건설협회장 시절 골프장을 시세보다 비싸게 매입해 협회에 거액의 손해를 끼친 의혹도 있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본인이 아무리 억울하다고 호소해도 경찰조사를 통해 진실을 밝힐 수밖에 없게 됐다. 충북 동남4군의 맹주를 자처해온 박 의원의 추락을 지켜보는 도민들은 다음 선거 때 표로 심판하겠다며 “지역의 수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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