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년 전통의 ‘중앙곡자’ 역사의 뒤안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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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년 전통의 ‘중앙곡자’ 역사의 뒤안길로
  • 윤상훈 기자
  • 승인 2020.10.14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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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천시, “도심 주차난 해소 위한 주차장으로 조성”
60년 전통의 제천 ‘중앙곡자’가 주차장 부지로 재개발된다.
60년 전통의 제천 ‘중앙곡자’가 주차장 부지로 재개발된다.

 

60년 역사를 지닌 제천 ‘중앙곡자’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됐다. 제천예술의전당 건립부지(옛 동명초) 인근에 자리한 중앙곡자는 지난 1962년 지어져 2011년까지 막걸리 발효용 누룩 공장으로 쓰였다.

전체면적 1538㎡인 중앙곡자에는 건물이 576.2㎡ 남아있으며, 누룩 생산에 사용됐던 기계들이 잘 보존돼 역사적 가치도 높게 평가돼 왔다.

시는 그러나 예술의전당 예정지에 운영되던 임시 주차장이 폐쇄되고 시민주차타워가 확장 공사에 들어가는 등 도심 주차대란이 우려되자 최근 중앙곡자 부지에 대체 주차장을 조성키로 했다.

제천시는 보존과 철거의 갈림길에 섰던 중앙곡자에 대한 시민 설명회를 열고 보존보다는 시민 편의를 위한 주차장 조성이 시급하다는 결론을 냈다. 앞서 시는 중앙곡자 자리에 주차장을 조성하기 위한 관련 절차를 진행해 왔다. 공유재산관리계획 변경안과 토지 매입 예산안을 제천시의회로부터 승인받아 토지와 건물을 16억 원에 매입한 상태다.

그러나 60년 전통의 중앙곡자 건물이 보기 드문 누룩 생산 설비 등을 그대로 유지하는 등 문화재적 가치가 있다는 평가와 함께 보존 여론이 비등했다.

이에 제천시는 지난 7일 설명회를 열고 시민 각계의 여론을 수렴했다. 이 자리에서 일부 시민들은 “중앙곡자는 40년 뒤면 100년 전통의 근대문화유산이 될 수 있을 정도로 역사적 가치가 있다”면서 “고작 45면 규모의 주차장을 조성하자고 역사적 가치가 큰 중앙곡자 건물을 철거하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반면 참석자 다수는 “문화재적 가치가 적고 향후 활용도가 떨어진다”며 건물을 철거하고 도심의 만성적 주차난 해소를 위한 시설로 개발할 것을 주문했다.

이에 시는 찬반 양측의 주장이 모두 일리가 있다는 판단 아래 보존과 개발을 병행하는 쪽으로 방향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 관계자는 “찬반 양측의 견해차가 극명했지만, 전체적으로는 조성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우세했다”며 “주차장 조성을 위해 건물은 철거하지만, 원형이 잘 보존돼 있는 건물 내부 누룩 생산설비 등은 문화재적 가치를 고려해 보존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시가 최우선적으로 고려 중인 설비의 이전지는 왕암동 한방엑스포공원 국제발효박물관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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