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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도, 대통령 동상 두 번이나 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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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도, 대통령 동상 두 번이나 제작
  • 홍강희 기자
  • 승인 2020.10.21 11: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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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는 작가 선정도 시공사에 맡겨, 4년 만에 다시 제작
대통령 기록화·소개글 좋은 점만 부각, 보는 이들 낯 뜨거워

 

충북도가 청남대에 역대 대통령 동상을 건립하면서 쓴 예산은 16억원이다. 충북도는 두 번에 걸쳐 동상을 제작했다. 먼저 지난 2009년 2~12월 1억9800만원을 들여 이승만·윤보선·박정희·최규하·전두환·노태우·김영삼·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 등 동상 9개를 만들어 세웠다. 2010년 1월 청남대 대통령광장에서 제막행사를 열었다.

하지만 동상이 조잡하고 노후돼 잦은 민원이 발생한다며 다시 만들었다. 두 번째는 2013~2015년 이승만부터 노무현에 이명박 전 대통령을 추가해 10개를 제작했다. 이것은 2015년 1월 완공됐고 14억원이 들어갔다.
 

청남대관리사업소, 첫 번째 동상 비공개

본지는 충북 청남대관리사업소(이하 관리사업소) 측에 2009년 제작한 동상을 치우고 다시 만들게 된 배경과 동상 제작자, 예산규모 등에 대해 2회에 걸쳐 정보공개를 청구했다. 첫 번째 만든 동상의 처리 결과를 묻자 비공개전시실에 보관 중이라고 밝혔다. 비공개전시실은 기존 창고를 리모델링 한 것이라고 했다. 그래서 비공개전시실에 보관된 2009년 제작 동상들을 보여줄 것도 요청했다. 관리사업소 측은 정보공개청구에 대한 답변서를 보내면서 비공개전시실을 공개하겠다는 약속을 했으나 후에 번복했다. 비공개 근거가 무엇이냐고 따지자 공개할 의무가 없다며 약속한 사실도 부인했다.

충북도가 대통령 동상을 제작한다고 나섰을 때 충북도내에서는 반대여론이 많았다. 우리나라 현대사에서 존경할 만한 대통령이 많지 않다는 이유가 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는 아무런 여론수렴 과정 없이 동상을 제작했다. 2008년 5월 대통령광장 조성계획을 세우면서 시작했으나 절차없이 모두 내부에서 결정한 것으로 드러났다. 관리사업소 측은 “첫 번째 동상은 2008년 문체부의 관광자원 개발사업비 9900만원과 도비 9900만원 등 1억9800만원으로 대통령광장 조성사업으로 했다. 동상 한 개당 2200만원이 들어갔다”고 말했다.

그런데 4년 만에 두 번째 동상 작업이 시작됐다. 2013년부터 2년 동안 한 개당 1억4000만원이나 투입된 동상을 만들었다. 불과 4년만에 동상이 조잡하고 노후됐다며 또 만든 이유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관리사업소 측에 따르면 첫 번째 동상은 시공사인 모 종합건설회사에서 작가선정까지 알아서 했다고 한다. 참여작가가 역량이 되는지 여부를 관리사업소가 검토하지도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 일을 한 작가는 2명으로 알려졌다.

관리사업소는 또 동상을 다시 만든 배경도 청남대 관광활성화 도모를 위한 것이라고 둘러댔다. 이들이 충북도의회에 제출한 자료나 앞서 본지가 이 문제를 취재할 때는 “형태의 조잡함과 노후화로 잦은 민원이 발생돼 교체했다”고 했으나 정보공개청구 답변서에는 이런 식으로 답했다.

그런가하면 첫 번째 동상들을 치우고 다시 만들기로 한 것과 첫 번째 동상들을 비공개전시실로 보낸 것 모두 관리사업소 내부 의견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위원회를 열거나 별도 절차없이 내부회의를 통해 결정했다”고 말했다. 두 번째 동상 제작시 자문위원회를 연 것과는 대조를 이룬다. 이 때는 작가 선정도 한국조각가협회에서 1차로 추천을 받고 자문위원회에서 회의를 거쳐 김영원 작가를 확정지었다. 홍익대 조소과 교수를 지낸 그는 서울 광화문 세종대왕상, 추사 김정희 동상 등을 제작했다.
 

예산낭비한 건 누가 책임지나

결국 충북도는 도민들과 합의과정도 거치지 않은 채 대통령 동상을 두 번이나 만들며 예산을 낭비했다. 특히 첫 번째는 시공사에 모든 것을 맡겨 결과적으로 조잡한 동상이 나오도록 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지역 문화예술계의 모 씨는 “동상을 세운지 4년만에 조잡하고 노후됐다며 다시 만들다니 이해할 수 없다. 동상은 한자리에서 몇 십년, 아니 몇 백년도 간다. 처음부터 부실하게 제작한 게 아닌지 의심된다”고 지적했다. 실제 사진을 보면 금방 알 수 있다. 전두환·노태우의 실물과 너무나 차이가 난다(사진참조).

임영은 충북도의회 행정문화위원장(민주당·진천1)은 “첫 번째 동상은 대통령들의 실물 크기대로 제작했다. 현재 창고에 보관중이다. 동상을 왜 또 만들었는지 이해가 안된다. 결과적으로 그 만큼 예산을 낭비한 꼴이 됐다”고 비판했다.

청남대 대통령기념관 1층 전시실에 걸린 전두환의 '청남대에서 망중한' 그림. 사진/ 육성준 기자
청남대 대통령기념관 1층 전시실에 걸린 전두환의 '청남대에서 망중한' 그림. 사진/ 육성준 기자

 

한편 충북도는 지난 2013년 11월~2014년 12월 대통령 기록화를 제작해 2015년에 청남대 대통령기념관 1층 전시실에 걸었다. 그림은 이승만부터 이명박 전 대통령까지 10명의 업적과 생애를 각각 그린 20점이다. 예산은 10억원이 투입됐다. 충북연구원이 역사기록화 연구용역을 실시했고 추진위원회를 몇 차례 연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서 충북지역 작가를 포함해 20명의 작가를 선정했다.

이 그림 또한 각 대통령을 한없이 미화해 보는 이들을 역겹게 만든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그 중 박정희 업적에 관한 그림은 ‘위대한 출발’, 생애에 관한 것은 ‘잘 살아 보세’라는 제목을 달고 있다. 전두환 업적 그림은 ‘멸사돌진(滅私突進)’, 생애 그림은 ‘청남대에서 망중한’이고 노태우 업적 그림은 ‘북방외교의 초석’, 생애 그림은 ‘소망-참회’가 주제다. 전두환의 ‘청남대에서 망중한’이라는 그림에는 전두환이 인자하고 후덕한 모습으로 등장한다.

이들을 소개한 글은 더 가관이다. 전두환에 대해서는 “제5공화국 출범의 주역으로 민주주의 토착화, 복지사회 건설, 정의사회 실현, 교육혁신과 문화창달을 국정지표로 제시하였다. 재임기간 중 88서울올림픽 유치와 한강종합개발, 중부고속도로가 개통되었고 국민연금제가 시행되었다”고 썼다.

그리고 노태우는 “위대한 보통사람들의 시대를 표방했다. 1987년 6·29 민주화선언으로 대통령 직선제 개헌과 민주화를 실현하는 기반을 닦았다. 서울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로 국가위상이 크게 높아졌을 뿐 아니라 북방외교를 천명하여 소련·중국·베트남과의 수교를 통해 냉전을 종식시켰다”고 예찬했다.

이를 본 관람객들 대부분은 역사를 왜곡했다며 분노한다. 따라서 대통령 동상 논란이 불거진 차제에 기록화와 소개글에 대해서도 손을 봐야 한다는 여론이 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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