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소영 기자의 '무엇'] 내일 당장 마스크를 벗는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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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소영 기자의 '무엇'] 내일 당장 마스크를 벗는다면
  • 박소영 기자
  • 승인 2020.11.11 11: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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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미국 제약회사 화이자와 독일 바이오엔테크가 함께 개발 중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의 효과가 90% 이상이라는 중간 결과가 발표됐다.

전세계 제약회사들이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는 가운데 이번 뉴스는 코로나를 종식시킬 수 있는 게임 체인저가 나왔다는 기대를 품게 했다. 물론 앞으로 백신이 상용화되기까진 갈 길이 멀다. 적어도 1년 이상 기다려야 할지 모른다. 더 걸릴 수도 있다.

어쨌든 9일 늦은 밤 발표된 이 뉴스는 많은 이들을 설레게 했다. 마스크를 언제 벗을지 알 수 없는 이 때, 임상 3상까지 간 백신이 나왔다는 건 우리가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다는 작은 희망을 안겨주었기 때문이다.

내일 당장 백신이 나온다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 아니 코로나19가 전세계에서 종식된다면 우리의 삶은 무엇이 바뀔까 곰곰이 생각해본다. 우선 일상으로 돌아간다면 그동안 하지 못했던 소소한 삶의 행복감을 찾고 싶다. 가까운 사람과 함께 밥을 먹는 즐거움, 가족과 여행을 떠나는 기쁨 등 코로나19로 끊어졌던 일상의 선들을 다시 연결하고 싶다.

굳이 비행기를 타고 해외여행을 가지 않더라도 더 많은 사람을 만나고 대화를 나누는 것만으로도 어느 정도 만족감을 누릴 것 같다. 마스크를 쓰지 않고 신선한 공기를 듬뿍 마시는 것도 행복감을 가져다 줄 것이다.

감염병은 인류에게 늘 아픔과 동시에 변화라는 선물을 가져다줬다. 하지만 코로나19가 부른 디지털화는 어쩌면 인간의 설자리를 빼앗게 될지 모른다. 4차 혁명으로 대두되는 변화의 속도가 코로나19로 앞당겨졌다. 당장 모든 분야에 결제 시스템이 완비되고, 사람들이 점차 익숙해지면서 자영업자들의 입지는 좁아졌다. 앞으로 삶에서 인간보다는 기계의 자리가 점점 더 커질 것이다.

그런 만큼 인류는 인간 자체의 쓸모에 대해 다시 생각해야 하는 시점이 도래한 것 같다. 인간이 가진 본연의 가치와 가능성에 대해 다시 이야기를 해야 할 것 같다. 인간만이 나눌 수 있는 따뜻한 대화들이 많아져야 한다. 위로는 어쩌면 코로나 시대에 우리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처방전일지 모른다.

코로나19가 지구라는 영토에 가져온 가장 긍정적인 변화는 전세계 지도자들이 탄소에너지 제로시대를 선언했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2050년까지 지구의 시계는 30년 정도 남았다. 그 시간 동안 인류는 많은 숙제를 풀어야 한다. 적어도 후세대들에게 지구의 영토를 물려주기 위해서는 지금부터라도 바짝 정신을 차려야 한다. 코로나19를 막기 위해 인류가 마스크를 쓴 것처럼, 마스크를 벗은 뒤에는 우리모두 지구의 멸망을 막기 위해 또 다른 불편을 감수해야 할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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