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가을 오감만족 ‘심야책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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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가을 오감만족 ‘심야책방’
  • 육성준 기자
  • 승인 2020.11.18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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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일·주영헌 두 시인이 전해준 문학의 향기

가을의 끝자락을 알리는 11월의 깊은 밤. 청주 앨리스의 별별책방에는 시인들의 낭독과 기타 선율로 쌀쌀한 늦가을임에도 온기로 가득했다. ‘아이의 손톱을 깎아줄 때가 되었다’ 의 주영헌, ‘프로메테우스’의 김승일 두 시인이 시를 낭독하는 시간이었다.

주 시인이 먼저 하모니카와 통기타로 ‘혜화동’을 연주하는 것으로 낭독회의 시작을 알렸다. 시인들은 슬픔과 아픔, 때론 소소한 일상을 담아낸 시를 참석자들에게 읽어주며 위로했다.

주영헌 시인이 하모니카와 통기타로 ‘혜화동’을 연주하는 것으로 낭독회의 시작을 알렸다.

김 시인은 학교폭력 피해를 겪고 쓴 ‘종이배’를 읽어 내려가며 “이 사건을 통해 굴욕과 비참함에서, 맞는 사람이 고통에서 복귀할 수 있는 문학적 현장을 만들고 싶었다”고 시를 쓴 배경을 말했다. 주 시인도 첫째 아이를 잃고 담은 ‘윤회’를 낭독했고 이어 아픔과 슬픈 감정을 세탁하자는 의미의 ‘빨래하기 좋은 날’을 들려주며 완급을 조절했다. 서로 다른, 사실주의와 서정적 시 세계를 가진 두 시인의 읊조림에 낭독회는 울다 웃다가를 반복했다.

2년 전 용인문학회에서 만나 인연이 된 김승일·주영헌 두 시인은 ‘우리동네 이웃사촌 시낭독회’를 꾸리고 전국 동네책방을 돌며 시의 대중성을 알리고 있다. 이들은 “시는 기술적으로 특정 소수만 쓰는 게 아니다” 며 “시가 가지고 있는 생활의 건강성을 향유하기 위해 먼 길을 나섰다”고 활동의 의미를 설명했다.

주영헌.김승일(왼쪽부터)시인이 시 낭독회를 하고 있다.
주영헌.김승일(왼쪽부터)시인이 시 낭독회를 하고 있다.

 

구효진 책방지기는 “아픔이 없는 사람이 없다. 그 감정을 부끄러워하거나 도망가지 않고 글로 승화하고 정화하는 경험이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번 행사는 한국서점조합연합회 지원사업인 ‘심야책방’으로 청주 앨리스의 별별책방에서 진행됐다. 매월 마지막 주 금요일, 전국 70곳 동네서점에서 인문학 강의, 작가와의 대화 등 각종 문화행사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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