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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식부부가 만든 ‘비건스토리 여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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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식부부가 만든 ‘비건스토리 여누’
  • 권영석 기자
  • 승인 2020.11.19 09: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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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유‧계란‧고기 알레르기 있는 아이 위해 하나부터 열까지 재료 제작
새벽부터 야채손질 힘들지만, 고맙게 찾는 손님 덕에 활기차게 영업 중

채식의 발견

청주 채식전문빵집

 

왼쪽부터 신상철 이예은 대표 /육성준 기자
왼쪽부터 신상철 이예은 대표 /육성준 기자

 

아이에게 분유를 처음 먹였을 때 우리아이가 특별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아이는 우유계란고기 등에 알레르기 반응을 보여 먹을 수 있는 식재료가 별로 없었다. 지금은 좋아졌다. 하지만 처음엔 무척 당황스러웠고 이 때문에 부모인 우리가 채식공부를 시작했다고 신상철 비건스토리 여누대표는 채식을 알게 된 계기를 소개했다.

소이분유에서 시작해 채식이유식까지 신상철이예은 대표는 아이가 먹을 수 있는 각종 채식제품들을 섭렵했다. 하지만 먹거리는 늘 부족했다. 집에서 만드는 음식에도 한계가 있었다. 그들은 고심 끝에 201810월 자녀 신연우의 이름을 따서 빵집 비건스토리 여누를 개업했다.

경기도 성남에 살던 부부는 직장을 포기하고 아내의 고향인 청주로 이사 왔다. 신 대표는 오랫동안 건축자재를 판매하는 회사에서 근무했다. 처음엔 아이를 위해 요리를 배웠지만 이걸로 창업까지 해야겠다고 마음먹지는 않았다.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요리의 매력에 빠지게 됐다. 직장생활도 싱숭생숭해지는 찰나에 장사를 해보면 어떨까 고민을 시작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당시 서울에는 비건 식당들이 여기저기 생겨나고 있었다. 하지만 청주에는 이렇다 할 곳이 없었다. 그들은 개업을 한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신 대표는 개업초기에는 비건 디저트 카페로 영업했다. 하지만 1년 정도 운영하다보니 매출에 한계점이 보였고 몇 개월의 준비 끝에 올해 6월 빵집으로 재개장했다. 이후 얼마 안됐는데 호응이 좋은 편이어서 기분 좋으면서도 조금은 얼떨떨하다고 소개했다.

 

발품 팔며 하나씩 배워

 

빵집을 하기로 마음먹었지만 막상 관련된 지식을 배울 방법이 많지 않았다. 부부는 타 지역의 공방에서 운영하는 원데이 클래스나 유튜브 영상을 보며 재료 만드는 법을 하나씩 배웠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자신들만의 독특한 요리법을 만들어 갔다.

이예은 대표는 맛을 내려면 마요네즈, 크림, 버터 등을 만들어야 하는데 불과 1년 전 만해도 기성품이 없었다. 요즘 출시되어 나오는 것도 대중성이 부족하고 단가도 맞지 않는다. 또한 시장에서 검증되지 않아 믿고 쓰기에도 어려움이 있다. 결국 필요한 재료를 시작부터 끝까지 직접 만든다고 말했다.

시중에서 파는 마요네즈는 계란 등으로 만들지만 가게에서 쓰는 마요네즈는 두유현미유 등으로 만들었다. 시제품을 만들고 아이에게 먹여보고 반응을 본 뒤 하나씩 개선해 나가면서 맛을 찾아냈다.

아이 입맛에 맞춘 음식들이지만 성인 소비자들에게도 인기가 좋다. 빵집을 찾는 단골손님들이 가장 많이 건네는 말은 오늘 연우가 맛있다고 한 빵은 뭔가요?”라고 한다. 그러면 그 빵부터 동이 난다. 그래서 오전 11시 빵이 나오는 시간에는 단골손님들로 붐빈다. 덕분에 조금만 시간이 지나도 빵을 구경하기 힘들어 진다.

손님들 입장에서는 부부가 빵을 조금 더 만들어 주면 좋겠지만 지금도 이들은 재료를 준비하느라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빵집은 11시부터 19시까지 영업하지만 남편인 신 대표는 새벽 4시에 일어나 장을 보는 등 영업을 준비한다.

 

비건에게 고마운 식당

 

그렇게 해도 점심시간이 지난 오후 1시 무렵이면 제품을 만들 재료가 없다. 부부는 이때부터 다음날 영업을 위한 준비작업을 한다. 소모하는 야채도 상당한 편으로 식재료 업자들에게는 식당보다 야채 많이 쓰는 곳으로 소문났다.

사온 야채를 다듬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럼에도 수고를 마다않는 부부덕분에 건강을 이유로 육식을 하지 못하는 처지에 놓인 사람들이 믿고 먹을 수 있는 빵집이 생겼다. 신 대표는 생각보다 동병상련의 처지에 있는 사람들이 많았다. 이들에게 고맙다는 소리를 들을 때면 쌓였던 피로도 한순간에 가신다채식을 하는 사람들에겐 맘 편히 외식할 식당이 마땅치 않다. 그래서인지 손님들이 이 가게 망하면 안 된다며 개인 블로그에 식당을 소개해줘 주말이면 대전세종 등 멀리서도 일부러 찾아온다. 이들 덕분에 가게를 보다 활기차게 운영할 힘도 생긴다고 말했다.

부부는 비건이 아닌 사람도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음식을 만들겠다는 꿈을 갖고 있다. 스스로 비건은 아니지만 비건인 자녀를 위해 그리고 고객들의 입맛에 맞는 것을 찾기 위해 끊임없이 제품을 고민한다.

신 대표는 처음에는 맛을 내는 제품들 없이도 가능할까 의문이 들었지만 직접 해보니 충분이 맛을 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직접 만들 수 없는 콩고기 패티 등은 이것저것 먹어보고 손님들의 의견도 청취해서 검증된 회사의 제품을 사용한다앞으로도 비건인 손님들이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맛있는 먹거리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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