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색팽이버섯’ 없어서 못 팔게 된 사연
상태바
‘갈색팽이버섯’ 없어서 못 팔게 된 사연
  • 박소영 기자
  • 승인 2020.11.26 10:0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012년 충청북도농업기술원 최초 개발
2015년부터 이마트 납품했지만 사장돼
최근 ‘맛남의광장’에 소개되면서 인기
갈색팽이버섯은 국내산 종균을 100% 사용한다. 식감이 좋고 다양한 요리에 응용이 가능하다. 지난 2012년 충청북도농업기술원이 최초로 개발했다. 사진 충북도 제공
갈색팽이버섯은 국내산 종균을 100% 사용한다. 식감이 좋고 다양한 요리에 응용이 가능하다. 지난 2012년 충청북도농업기술원이 최초로 개발했다. 사진 충북도 제공

 

갈색팽이버섯을 먹어본 적이 있는가. 흰색팽이버섯만 알고 있던 소비자들에게 갈색팽이버섯의 등장은 꽤 신선했다.

갈색팽이버섯은 지난 115일 백종원 씨가 진행하는 맛남의 광장프로그램을 통해 소개됐다. 알고 보니 우리가 익숙하게 마트에서 구매한 흰색팽이버섯은 종균의 약 70%가 일본산이었다. 흰색팽이버섯 중 30%는 국산 종균을 사용한다.

갈색팽이버섯은 2012년 충청북도농업기술원이 최초로 개발한 100% 국내산 종균이다. 2020년 대한민국 우수품종상을 받기도 했다.

갈색 팽이 버섯은 단백질 함량이 높고 지방 함량이 낮으며, 면역력 증강작용을 한다고 알려진 베타글루칸이 일반 팽이버섯보다 1.6배 높다. 아삭아삭한 식감으로 각종 요리와 샐러드용으로 활용하기에도 좋은 것이 특징이다.

하지만 그동안 갈색팽이버섯은 소비자들에게 선택받지 못했다. 흰색팽이버섯에 익숙한 소비자들에게 갈색팽이버섯은 혹시 상해서 색이 갈색이 아니냐는 오해를 받았다.

 

소비자들 오랫동안 외면해

 

2015년께 갈색팽이버섯은 이마트에 첫 납품을 시작했다. 당시 지역을 비롯한 전국의 농가들이 야심차게 갈색팽이버섯 재배를 시작했지만 큰 손해를 떠안고 말았다. 갈색팽이버섯에 대한 홍보가 부족했던 것이다.

시장에서 사라질 뻔한 갈색팽이버섯은 이번에 충청북도농업기술원의 이관우 연구사가 백종원 씨에게 편지를 쓰면서 반전을 맞이했다. 결국 방송에 나오면서 현재 갈색팽이버섯은 없어서 못 파는품절상품이 됐다. 이마트는 지난 11일부터 갈색 팽이버섯을 판매하고 있다. 가격은 1팩에 1280원이다.

갈색팽이버섯은 온도에 제약이 적어 비교적 재배가 쉽다. 생육 온도가 섭씨 48도인 흰색팽이버섯과 달리 8~12도에서 고온 재배가 가능하다. 여름철 냉방비 절감 효과가 크고, 생육 기간을 20일 정도 단축할 수 있다.

이관우 연구사는 최근 몇 년 동안 갈색팽이버섯을 알리기 위해 동분서주했지만 답이 안 보였다. 400건의 보도자료를 썼는데도 소비자들의 마음이 바뀌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백종원 씨에게 편지를 한번 써보자 했는데, 뜻밖에 방송을 탔다. 흰색팽이버섯 농가들 가운데 일부는 국내산 종균을 사용하기도 한다. 갈색팽이버섯이 뜨는 건 좋은 데 다른 버섯까지 골고루 소비자들이 찾아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연구사는 지난 방송에도 직접 출연했다.

갈색팽이버섯은 2012년 첫 개발된 이후 상용화된 것은 2015년 이다. 충북도 농업기술원은 최근 갈색팽이버섯 '여름향 1'의 재배 기술을 이전하는 통상실시 계약을 농가들과 체결했다. 여름향 1호는 충북을 포함해 전국 13개 업체에서 본격적인 생산에 들어가게 됐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