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타클로스가 집에 올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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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타클로스가 집에 올 수 있을까
  • 권영석 기자
  • 승인 2020.12.02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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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타클로스의 고향은 핀란드 라플란드주 로바미에시다. 크리스마스의 상징 산타클로스는 전 세계에 아이들에게 매년 선물을 가져다준다. 하지만 올해는 이게 가능할지 의문이다.

먼저 산타클로스의 이동에 제약이 생겼다. 산타클로스가 우리나라에 오기 위해서는 이동 후 2주간의 자가격리 시간이 필요하다. 만약 이를 무릅쓰고 찾아온다고 하더라도 언택트 시대에 선물을 들고 가정에 들어오는 게 쉽지 않다.

같은 이유로 우리가 산타마을을 찾아 가는 것도 어렵다. 이 때문에 핀란드 산타마을은 지금까지 방문객이 90% 이상 급감했다.

그러자 핀란드 정부에 비상이 걸렸다. 지난달 23일에는 가까운 국가들에 대해서 72시간 내 코로나19 음성판정을 받으면 사흘 동안 자국 여행을 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 그렇지만 코로나19 재확산으로 효과가 있을지 미지수다.

일례로 며칠사이 유럽 대부분 국가는 크리스마스 마켓을 전면 취소했다. 크리스마스 마켓은 유럽의 도시마다 광장에 대형트리와 가두점포들을 설치해 따뜻한 연말분위기를 조성하는 대표적인 축제다. 하지만 광장은 사람들이 들어오지 못하게 막혔고, 여파로 길거리의 산타클로스도 없어졌다.

우리나라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업계에서는 크리스마스 관련 예약 중 약 40%가 줄었다고 추산한다. 청주의 한 유치원은 매년 원생들 가정에 산타클로스 복장을 하고 방문하던 행사를 취소했다. 선물을 사줘야하는 부모의 사정도 넉넉지 않다. 구인구직 플랫폼 사람인이 기업 500여개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올해는 72.5%의 기업이 연말 성과급 지급계획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유로는 절반 이상이 회사 재정 상태가 좋지 않다고 답했다.

여파는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유통가는 얼어붙었고, 크리스마스와 연말을 반등의 계기로 삼아 코로나 블루를 벗어나고자 했던 계획들은 무산됐다. 훈훈한 연말을 꿈꾸며 준비된 청주의 새마을지도자대회’, 충주의 우륵국악단 정기연주회’, 제천의 겨울왕국페스티벌’, 음성의 국립국악관현악단 겨울콘서트’, 증평의 군민위안행사등과 각 지자체의 해넘이 해맞이 행사는 모두 취소됐다.

이제는 코로나 블루를 넘어 코로나 레드라는 말까지 나온다. ‘코로나 레드는 장기화되는 감염병 상황에서 생겨난 우울이나 불안 등의 감정이 분노로 폭발하는 것을 의미한다. 전문가들은 이를 극복하는 방법으로 사람들이 서로 협력하는 공동체 의식을 제시한다. 그렇지만 코로나19 이후 예민해진 사람들 간의 분쟁은 더 늘어난 모양새다.

결국 우울한 분위기 속에 올 한 해가 가고 있다. 미증유의 전염병으로 사람들은 어찌할 바를 모르고 방황했고 일상은 멈췄다. 그런 가운데 누군가는 하루하루 힘겹게 버티며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그래도 내년에는 나아질 것이라는 희망을 버리지 못한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연말 코로나19 치료제에 대한 소식들이 들려온다는 점이다. 올 한해 힘겨운 시간을 보낸 사람들에게 코로나19 치료제가 산타의 마지막 선물이 되기를 기대한다. 내년에는 가정마다 산타클로스가 다시 찾아갈 수 있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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