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천 코로나19 n차 감염 ‘패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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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천 코로나19 n차 감염 ‘패닉’
  • 윤상훈 기자
  • 승인 2020.12.02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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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 상권 급랭에 경제 방역도 위기
이상천시장브리핑모습
이상천시장 브리핑모습

 

코로나19 대유행 상황에서도 비교적 안전한 지역으로 분류됐던 제천시에 집단감염이 잇따르자 지역사회가 ‘패닉’에 빠졌다.

제천시는 코로나19의 지역 내 감염이 빠르게 확산함에 따라 11월 28일 0시부터 제천시 전역의 사회적 거리 두기를 2단계로 격상했다. 이로써 제천시만 충북도 지자체 중 유일하게 2단계를 적용받게 됐다. 당초 1단계를 유지하며 전국적 확산세에 발맞춰 1.5단계 격상을 조심스레 검토하던 제천시가 갑작스레 고강도 대응에 나선 것은 김장모임에서 발화한 지역 내 코로나19 전파가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제천시에 따르면 김장모임 관련 확진자가 처음 확인된 지난달 25일 이후 연관 확진자는 29일 기준으로 56명까지 늘었다. 이 중에는 제천시의원도 포함됐다. 이 시의원은 최근 식사 자리에서 접촉했던 지인으로부터 코로나19가 전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 때문에 동료 시의원과 의회사무국 직원, 시청 공무원까지 줄줄이 선별진료소에서 진단 검사를 받는 등 제천은 ‘셧다운’이 우려될 정도로 위중한 사태를 맞고 있다. 실제로 시의회 건물이 임시 폐쇄되는 등 행정사무감사를 비롯한 정례회 일정에도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방역당국은 일가 친척의 김장모임발 ‘n차 감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역학조사를 벌이고 있다. 이 때문에 검사를 받기 위해 선별진료소 등을 찾은 인원은 지난 주말까지만 1300명을 넘어섰다.

코로나19만 문제가 아니다. 전형적인 소비도시로 서비스산업 비중이 큰 제천에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경제 방역에도 비상등이 켜졌다. 제천시가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에 돌입함에 따라 자영업자들이 궁지에 몰리고 있다. 먼저 유흥시설 5종은 집합금지 조치에 따라 영업 자체가 불가능해졌다. 헬스장, 당구장, 스크린골프장 등 실내체육시설과 노래연습장은 밤 9시까지 운영이 가능하지만, 엄중한 상황을 고려할 때 문을 열더라도 사실상 개점 휴업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시내에서 당구장을 운영 중인 A씨는 “소도시로서 학연, 지연, 혈연으로 얽힌 제천의 지역 특성 상 코로나19 위기 속에서도 기피시설을 당당히 찾을 사람은 많지 않다”며 “실내체육시설이나 노래연습장은 문을 닫는 것 외에 대책이 없다”고 말했다.

나머지 업종도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식당은 밤 9시가 넘으면 포장·배달만 허용된다. 카페는 영업시간에 관계없이 오로지 포장·배달만 허용된다. 결혼식장·장례식장 역시 이용객이 100명 미만으로 제한돼 코로나19의 직격탄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강화된 대응 조치의 파장은 벌써부터 지역 골목상권을 급랭시키고 있다. 사회적 거리 두기 2단계가 적용된 첫날이자 주말인 28일 ‘차 없는 거리’를 비롯한 시내 주요 상권은 화창한 오후에도 인적이 드물었다. 청풍호와 의림지 등 주요 관광지도 마찬가지였다.

상황이 워낙 위중한 탓인지 평소 손님으로 북적대던 시내 유명 맛집 중에도 문을 닫은 곳이 눈에 띄는 등 지역 상권은 말 그대로 ‘개점 휴업’에 빠졌다.

하소동에서 프랜차이즈 소매점을 운영 중인 한 상인은 “3년 전 스포츠센터 화재 사건 때도 이번처럼 힘들지는 않았다”며 혀를 찼다. 그는 “11월 들어 수도권을 중심으로 코로나19 감염자가 폭증하면서 매출이 조금씩 줄어들더니, 이번 지역감염 이후에는 매출이 10분의 1까지 떨어졌다”면서 “연말 특수는커녕 가게 월세를 마련하는 것조차 어렵게 됐다”고 푸념했다.

변변한 제조업 기반이 없이 소매유통으로 지탱해온 제천 경제가 미증유의 코로나19 사태로 뿌리째 흔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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