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시내 도서관 바꿔, 확 바꿔"
상태바
“청주시내 도서관 바꿔, 확 바꿔"
  • 홍강희 기자
  • 승인 2020.12.09 17:2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청주시의회 도사모, 청주 공공도서관 개선방안 연구용역 발주
책읽는사회문화재단 연구팀, 직지도서관·청소년도서관 건립 제안
청주시 용암동 아파트단지에 위치해 이용객이 많은 청주시립도서관. 사진/ 육성준 기자
청주시 용암동 아파트단지에 위치해 이용객이 많은 청주시립도서관. 사진/ 육성준 기자

 

도서관은 왜 중요한가, 청주시내 도서관의 장점과 문제점은 무엇인가, 청주시 도서관은 어떻게 바뀌어야 하는가. 청주시의회 도서관을 사랑하는 의원 모임(이하 도사모)은 지난 9월 ‘청주시 공공도서관 실태조사 및 개선방안 수립’을 주제로 연구용역을 발주했다. 연구를 수행한 ‘책읽는사회문화재단’은 지난 2일 최종 용역보고회에서 이런 질문들에 답했다.

도사모는 지난 2010년 8월 전국 지방의회에서 처음 발족된 모임이다. 더불어민주당 이재숙 의원(비례)이 현 대표이고 같은 당 김성택·박용현·정우철·남일현·김용규·유영경·박완희·최동식 의원, 국민의힘 박노학 의원이 회원이다. 지난 2003년 설립된 재단법인 책읽는사회문화재단은 기적의어린이도서관 건립 및 운영, 북스타트 운영, 연구조사 및 교육사업 등을 하고 있다. 청주 기적의어린이도서관도 이 재단에서 지었다.

도서관 사각지대 해소해야

이번 연구 책임자는 윤송현 책읽는사회문화재단 정책위원이며 같은 재단 안찬수 상임이사, 서동민 간사가 공동연구자로 참여했다. 윤송현·안찬수 씨는 그동안 국내 다수 도서관과 일본·싱가폴·덴마크·노르웨이·스웨덴·핀란드 등지의 도서관을 탐방해왔다. 이번 연구용역은 청주시 도서관의 실태조사부터 정책제안까지 폭넓게 이뤄졌다는 평을 받았다. 오랫동안 도서관 문제에 천착해온 사람들이 자료를 분석하고 현장조사를 하여 충실한 보고서를 만든 것으로 보인다. 청주시내 도서관에 관한 연구용역도 이번이 처음이다.

연구팀은 도서관이 사회통합의 장이며 문화지체 해소 공간, 지속가능한 복지의 기반이라고 강조했다. 과거에는 도서관이 시험공부 하는 곳이었으나 이제는 가정과 직장생활을 보완하는 제3의 공간, 다양한 프로그램이 있는 곳, 책을 빌리고 공연을 보고 쇼핑도 할 수 있는 복합공간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올해 9월 30일 기준 85만명의 청주시에는 공공도서관이 17개 있다. 청주시 소속이 13개, 충북도교육청 소속 3개, 사립도서관인 열린도서관 1개 등이다. 작은도서관은 사립 120개, 공립 6개가 있다. 그 외 대학도서관이 8개, 교도소 도서관 2개, 장애인 도서관이 1개 있으나 시민들에게 개방하지 않는다. 차제에 대학도서관 개방 문제도 논의해야 할 주제다. 또 청주시는 내년에 가로수도서관과 내수도서관 등 2개소를 개관할 예정이다. 도서관 수가 적은 것은 아니지만 특성이 없다.

연구팀은 “도서관은 도보 접근성, 대중교통 접근성이 좋고 주민들의 일상생활과 연계된 곳에 있어야 한다. 위 세 개 항목에 대해 평가한 결과 청주시립·서원·오창·내수·강내도서관은 매우 좋았다. 금빛·오창호수·흥덕도서관은 좋음, 상당·오송·가로수도서관은 보통, 청원·기적의어린이도서관은 나쁨, 옥산·신율봉어린이도서관은 매우 나쁨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따라서 옥산도서관은 옥산면 주민센터 재건축시 함께 짓고, 청원도서관은 내덕·율량·사천·오근장동을 서비스 대상으로 하기에는 한쪽으로 치우쳐 있으니 내덕동 칠거리 부근으로 이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그리고 노인층이 많은 주택가에 있으며 대중교통 접근성이 좋지 않아 이용률이 저조한 신율봉어린이도서관은 다른 곳으로 이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아울러 봉명2동·운천신봉동·강서2동 지역은 예전부터 도서관 건립 요구가 높았는데 최근 테크노폴리스에 아파트단지가 들어서 도서관 설립 필요성이 더 커졌다고 말했다. 또 율량2지구·내덕2동, 산남·수곡2동, 동남·방서지구·동남부 5개면 등을 서비스 대상으로 하는 각각의 도서관 또한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어린이들은 드물고 노인층이 많은 곳에 있어 쓸모가 별로 없는 신율봉어린이도서관
어린이들은 드물고 노인층이 많은 곳에 위치해 이전할 필요가 있는 신율봉어린이도서관. 사진/ 육성준 기자

롯데시네마 건물을 청소년도서관으로

그럼 도서관을 어떻게 지어야 할까. 시민과 함께 짓되 내부 구조를 새롭게 할 필요가 있다. 도서관은 지은 지 10년 되면 리모델링을 해야 한다. 이럴 때 해외 선진국의 사례를 참고하라고 연구팀은 말했다. 윤송현 연구 책임자는 “유럽은 공간 구분하는 벽을 최소화한다. 복도 등 이동 공간을 따로 두지 않고 모든 공간을 열람실로 만들어 넓게 쓴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로비, 복도 등에 뺏기는 공간이 너무 많다. 청주시내 도서관들도 자료실 면적이 좁고 서가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 서가 사이도 좁아 책을 보관하는 장소라는 이미지가 강하다”고 지적했다.

실제 유럽 도서관에 가보면 1층에 로비가 있는 게 아니고 바로 열람실이다. 세종시의 국립세종도서관도 그런 식으로 돼있다. 하지만 청주시내 도서관은 지난해 완공한 금빛도서관마저 널찍한 로비, 복도, 계단을 설치하는 옛날방식을 탈피하지 못했다. 오창 호수도서관도 그렇다. 이 때문에 청주시내에는 문체부가 권장하는 도서관 면적비율을 충족시킨 도서관이 거의 없다. 그리고 윤송현 연구자는 도서관이 가고 싶은 곳, 새로움이 많은 곳, 자극과 영감을 주는 곳이 되려면 개성있는 가구를 배치하고 조명등도 차별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책을 많이 보관하고 있기 보다는 쓸모없는 책을 바로 폐기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연구팀은 도서관장을 사서직 혹은 개방직으로 뽑아 질적 수준을 높여야 한다고 밝혔다. 대부분의 행정직 관장들은 도서관을 퇴직 전 거쳐가는 곳으로 인식한다는 것. 청주시립도서관과 위탁기관인 기적의도서관까지 13개 중 관장이 사서직인 곳은 4개에 불과하다. 이에 반해 파주시는 17개 중 10곳, 순천시는 7개 전부 사서직 관장이 근무하고 있다.

이들은 결론적으로 청주를 대표할 직지도서관 건립, 청주도심에 청소년도서관 건립, 도서관·아카이브·박물관 통합인 라키비움 설립, 청주시립도서관 전면 리모델링, 열람실 자료 반으로 줄이기, 지역사회와 협력, 어린이도서관 서비스 개선, 디지털 서비스 확충, 시니어들을 위한 서비스 구축 등을 제안했다. 특히 성안길 롯데시네마 건물을 청소년도서관으로 바꾸자고 말했다. 유럽에는 이런 사례들이 많다.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서관으로 뽑혔던 스웨덴 스톡홀름 공공도서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서관으로 뽑혔던 스웨덴 스톡홀름 공공도서관. 내부가 둥근 타원형으로 돼있다. 전세계에서 이 도서관을 보러 간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